최근 변화하는 메타와 패치를 통해, 대회뿐만 아니라 랭크에서도 여러 챔피언들이 피고 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한 판 한 판이 중요한 프로 리그 경기보다는, 랭크에서 한발 빠르게 새로운 연구가 시도되기 마련인데요, 여기서 특별한 활약을 펼쳐 가능성을 확인한 챔피언들이 리그의 핵심으로 부각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만큼 랭크에서 유행, 활약하는 챔피언들의 동향 파악도 중요합니다. 리그의 핵심 챔피언을 미리 보는 것뿐 아니라, 실제로 현재 독특한 동향을 보이는 챔피언을 알아두면 소환사 여러분들의 경기 진행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주간 통계의 주인공은 메타의 변화와 함께 랭크와 대회를 가리지 않고 활약하고 있는 챔피언, 영원한 악몽 '녹턴'입니다.

▲ 딜러들은 조심하라! 녹턴이 나타났다


녹턴은 예전부터 대표적인 글로벌 궁극기를 보유한 챔피언 중 하나로,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전투를 개시하거나, 합류해 게임을 풀어나가는 챔피언으로 유명했습니다. 적들의 시야를 지워버릴 뿐만 아니라, 특유의 쇳소리와 함께 날아오는 녹턴의 궁극기 '피해망상'은 특유의 존재감 덕분에 많은 유저들이 기억하는 스킬이기도 한데요.

이렇듯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녹턴이지만, 성능적으로는 신뢰를 받기 어려운 챔피언이기도 했는데요. 아무래도 챔피언 설계가 공격에 치우쳐있다보니 탱킹 능력을 기대할순 없고, 진입은 가능하되 후퇴는 어려운 스킬 구조 또한 유리한 상황에서도 무너질 수 있다는 불안함을 남기는 요소였습니다. 또, 녹턴의 최대 장점인 궁극기는 반대로 높은 궁극기 의존도 등을 단점으로 지적 받기도 했죠.

이렇다보니 녹턴은 주력픽으로 선택되는 일은 적었는데요. 간혹 쉔과 함께 뽑는 등, 궁극기를 극대화 하는 전략이 활용되기도 했지만 어디까지나 조커픽으로 사용되었고, 그 이상의 역할을 맡지는 않았습니다.

▲ 녹턴의 특징이자 장점인 궁극기 '피해망상'. 때로는 독이 되기도?


하지만 요즘들어 녹턴은 랭크와 대회에서 모두 등장하며 활약하고 있는데요. 녹턴은 최근 일주일간 랭크 게임에서 승률 52.2%로 승률 랭킹 상위에 올라 있고, 픽률 또한 과거 2~3%에 머물던 모습에서 벗어나 14.8%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대회 통계를 살펴보면 녹턴의 활약세는 더욱 눈부십니다. 18일 차 경기까지 진행된 이번 롤챔스 서머에서 녹턴은 '요주의' 챔피언입니다. 밴 63회, 픽 22회로 밴픽률 1위(93.4%)를 기록한 녹턴은 18승 4패(81.8%), 뽑으면 이기는 수준의 승률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 이번 시즌 녹턴의 롤챔스 성적은 눈부신 수준

▲ 전투 개시부터 전투까지, 대회에서도 활약하는 '녹턴'


녹턴이 혼자서도 승기를 굳힐 수 있는 랭크 게임뿐만 아니라, 팀 단위의 호흡이 더 중요한 대회에서도 활약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 의미가 있어보입니다. 다소 불안정한 픽으로 여겨졌던 녹턴이 이렇게까지 활약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녹턴이 활약할 수 있었던 데에는 다양한 요소가 결합된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그중에서도 먼저 바뀐 메타를 꼽을 수 있을 겁니다. 지난 8.11 패치를 통해 원딜이 약화되었고, 이를 계기로 기존의 정석이 무너지고 다양한 챔피언들이 기용되고 있는데요. 브루저를 중심으로, 과거보다 더 공격적인 챔피언들이 기존의 라인 역할에 상관 없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내구력이 낮은 챔피언들을 잡아먹을 수 있는 녹턴도 활용도가 증가했습니다. 단순히 등장 챔피언의 변화 뿐만 아니라, 잦아진 라인 이동과 바위게 등을 통한 정글 힘싸움이 중요해진만큼, 전투 개시와 합류 능력이 뛰어난 녹턴의 중요도도 높아졌습니다.

▲ 메타가 바뀐 8.11 패치 이후 녹턴 픽률은 크게 증가했다.
(통계 출처: champion.gg)

▲ 라인과 정글의 변화로 공격적인 정글러의 입지는 더 커진 상황


룬과 아이템의 변화도 녹턴에게 호재로 작용했는데요. '치명적 속도'의 성능이 상향되면서 기존에 '감전'을 사용하던 녹턴의 룬 선택권도 넓어졌습니다. 궁극기+감전을 통한 순간 폭딜 외에도 평타 기반의 맹공을 펼칠 수 있게된 녹턴은 현재 '치명적 속도'를 핵심 룬으로 사용하는 추세입니다.

최근 추가/변화된 아이템도 녹턴에게 좋은 쪽으로 작용하고 있는데요. 궁극기 사용 후 평타로 스킬 쿨을 빠르게 줄일 수 있게된 '정수 약탈자'는 궁극기로 전투를 개시하는 녹턴과 잘 맞아 떨어집니다. 공격 속도를 높여주는 '치명적 속도' 룬과도 괜찮은 호흡을 자랑하죠.

물공 + 공속 기반에 확정 치명타를 제공하는 신규 아이템 '폭풍갈퀴' 역시 녹턴이 선택할만한 아이템으로 손색없습니다. 이러한 아이템 변화는 '드락사르의 황혼검' 이후 다소 아쉬웠던 녹턴의 아이템 선택의 폭과 포텐셜을 넓혀주고 있습니다.


▲ 진에어 '엄티' 선수가 최근 랭크에서 사용한 '녹턴' 빌드


이렇게 강세를 보이고 있는 녹턴은 지난주 6월 28일, 8.13 추가 패치를 통해 기본 공격력과 궁극기 추가 공격력 계수를 각각 65 → 62, 150% → 120%로 낮추는 하향 조정이 적용되었는데요. 패치 이후 녹턴이 어느정도 약해졌다는 의견도 있습니다만, 앞서 랭크 통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아직까지도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습니다.

랭크와 대회, 양쪽 모두에서 활약하고 있는 녹턴은 본인의 변화보다는 메타나 룬, 아이템의 변화처럼 외부 요인에 따라 입지가 변화한 것으로 생각되는데요. 이러한 요인은 앞으로도 급격히 변화할 수 있는만큼, 이후 녹턴의 역할이 어떻게 변할지도 지켜볼만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