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독'은 스포츠에서 우승이나 승리할 확률이 적은 팀이나 선수를 일컫는 말이다. 롤드컵 플레이-인 스테이지 D조에 속한 G-렉스, 갬빗 e스포츠, 카오스 라틴 게이머즈는 그런 점에서 언더독이다. 자국 리그에서 내로라하는 강자들이지만, 최근 펼쳐진 국제 대회에서 기량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 ANX '리크릿'이 말했던 것처럼 언더독이 패배자를 뜻하는 건 결코 아니다. 언제든지 한계를 깨고 자국 리그에서 보여준 포스를 국제 무대에서 보여줄 가능성이 있다. 그러기 위해선 첫 단계인 플레이-인 스테이지를 반드시 돌파해야 한다.

세 팀 중 한 팀만 생존할 수 있는 혹독한 상황, 생존한 팀은 자신감과 함께 엄청난 탄력을 받게 될 것이다. D조에 속한 세 팀과 각 팀의 키 플레이어를 살펴보며 D조 결과를 예상해보자.


LMS의 신흥 강자 G-렉스
키 플레이어 : Top - 'PK', ADC - '스티치' 이승주




먼저 살펴볼 팀은 대만의 신흥 강자 G-렉스다. G-렉스는 시작부터 범상치 않은 잠재력을 보여준 팀이다. 2017 LMS 섬머 시즌에 1부 리그로 승격한 G-렉스는 승격 첫 시즌에 10승 4패 리그 3위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출발을 알렸다. 그 과정에서 플래시 울브즈를 포함한 기존 강자들을 연이어 격파하며 큰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올해 강한 정신력으로 무장한 그들은 롤드컵에 이름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물론 G-렉스가 롤드컵에 진출하기까지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2018 스프링 준우승을 기점으로 G-렉스의 분위기는 급격하게 침체됐다. 경험 많은 정글러 '베이베이'가 극심한 부진에 빠지면서 팀이 전체적으로 불안해졌고, 섬머 시즌 초반을 관통한 비원딜 메타에 전혀 적응하지 못하면서 시작부터 연패가 쌓였다.

돌파구가 절실했던 G-렉스는 콩두 몬스터 출신 '레이즈' 오지환을 영입하는 등 각고의 노력 끝에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8팀 중 8위까지 떨어졌지만, 가까스로 5위에 오르며 롤드컵 선발전에 올랐다. 이후 펼쳐진 롤드컵 선발전에서 홍콩 애티튜드와 J팀을 격파하며 스스로의 힘으로 롤드컵 진출권을 획득했다.

G-렉스는 탑과 바텀 주도권을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팀이다. 특히 에이스인 탑라이너 'PK' 시예유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PK'는 공수 밸런스가 매우 뛰어난 선수다. 버텨야 할 땐 확실하게 버티고 뚫어야 할 땐 화끈하게 뚫는 스타일이다. 지난 롤드컵 선발전에서는 우르곳과 오른으로 단단하게 버티며 팀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 출처 : Garena eSports 유튜브 채널

과거 삼성 갤럭시에서 활동한 '스티치' 이승주도 G-렉스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비원딜 메타에서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지만, 원딜 메타가 다시 도래하자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팀을 중위권으로 올렸다. 특히 롤드컵 선발전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뿜어내며 승리를 견인했다.

비록 3시드를 받고 플레이-인 스테이지부터 시작하게 됐지만, G-렉스는 이번 롤드컵에서 충분히 이변을 일으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팀이다. 과거 플래시 울브즈와 대등한 경기력을 여러 번 보여준 점에서 세 팀 중 진출 가능성이 가장 높다. 국제 무대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큰 무대가 주는 압박감을 이겨내고 본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과거의 영광 재현할까? 관록의 갬빗 e스포츠
키 플레이어 : Jungle - '다이아몬드프록스'




독립국가연합 리그(LCL)의 맹주 갬빗 e스포츠가 2018 스프링, 섬머 모두 우승을 차지하며 롤드컵 2년 연속 진출에 성공했다.

갬빗 e스포츠는 프나틱과 함께 LoL e스포츠 초창기부터 EU LCS에서 활약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팀이다. 세월이 흘러 선수들의 전성기가 지나가고 활동 무대까지 유럽 EU LCS에서 독립 국가 연합(LCL)으로 옮겼지만, 여전히 근성이 넘치는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문제는 근성만으로 경기를 이길 수 없다는 점이다. 작년 롤드컵 플레이-인 스테이지에서 갬빗 e스포츠는 WE와 라이언 게이밍에게 완패를 당하며 일찌감치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WE에게 진 것은 충분히 납득할 수 있지만, 약체로 평가받았던 라이언 게이밍에게 펜타 킬을 당하는 등 속수무책으로 패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컸다. 확실히 최신 메타에 다소 뒤처진 모습이었다.

이번에도 플레이-인 스테이지부터 출발하는 만큼 작년보다 더 발전한 경기력을 보여줘야만 그룹 스테이지로 올라갈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갬빗 e스포츠의 정신적 지주인 정글러 '다이아몬드프록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갬빗 e스포츠는 정글러 의존도가 매우 큰 팀이다. 라이너들이 혼자 경기를 풀어나가기보다 '다이아몬드프록스'가 풀어주길 기다리는 편이다. 다행히 풀어준 만큼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하기 때문에 '다이아몬드프록스'의 움직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진출 가능성이 가장 높은 G-렉스만 꺾는다면 갬빗 e스포츠의 그룹 스테이지 진출 가능성은 매우 높아진다. 이미 5월에 펼쳐진 MSI에서 같은 조에 속한 카오스 라틴 게이머즈를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제압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갬빗 e스포츠가 건재함을 과시하며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


언더독의 반란 꿈꾸는 카오스 라틴 게이머즈
키 플레이어 : ADC - '픽스'




오래 전부터 라틴 아메리카 남부 리그(CLS)의 맹주로 군림하고 있는 카오스 라틴 게이머즈가 세계 무대에 다시 한 번 도전장을 던졌다. 작년 롤드컵과 올해 MSI에 출전한 카오스 라틴 게이머즈는 국제 대회의 높은 벽을 체감하며 조기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번 2018 롤드컵에서도 전력상 최약체로 평가받고 있지만, 그들의 색깔을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다면 이변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카오스 라틴 게이머즈에서 주목할 선수는 단연 원거리 딜러 포지션의 '픽스'다. 이미 자국 리그에서 독보적인 실력을 보여준 그는 MSI에서도 어센션 게이밍과 레인보우7을 상대로 뛰어난 경기력을 선보이며 LoL 팬들의 눈 도장을 찍었다. 특히 카이사로 보여준 한타 포지셔닝과 딜을 뿜어내는 능력이 발군이었다.

▲ 출처 : Onivia 유튜브 채널

언더독의 반란은 언제나 반갑다. 카오스 라틴 게이머즈가 가진 색깔을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다면 언더독의 반란도 충분히 기대 해볼만 하다. 그러기 위해선 같은 조에 속한 갬빗 e스포츠에게 MSI에서 당했던 패배를 되 갚아줄 필요가 있다.


2018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쉽 플레이-인 스테이지 D조 일정

10월 1일
2경기 갬빗 e스포츠 vs G-렉스 (오후 6시)
4경기 카오스 라틴 게이머즈 vs G-렉스
6경기 카오스 라틴 게이머즈 vs 갬빗 e스포츠

10월 3일
1경기 갬빗 e스포츠 vs G-렉스 (오후 5시)
3경기 카오스 라틴 게이머즈 vs 갬빗 e스포츠
5경기 카오스 라틴 게이머즈 vs G-렉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