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통신사 더비다.

13일 종로 롤파크에서 2020 우리 은행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스플릿 7일 차 일정이 진행된다. 1경기에 통신사 더비가 찾아온다. 새롭게 단장한 T1과 kt 롤스터가 처음 맞붙는다.

예전 그 짜릿하고 긴박했던 더비의 느낌은 아니다. 두 팀 모두 올해 최상위권 전력으로 평가받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번 경기는 더비 이상으로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양 팀의 시즌 초반 분위기를 좌우할 수 있는 경기다. 연패를 하지 않을 경기, 연패를 끊을 경기이기 때문이다.

연패를 끊어야 할 팀은 KT다. 벌써부터 매우 절박하다. 개막 2연패를 기록하고 있어, 이번 경기까지 패배한다면 시즌 페이스에 크게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지금까지 KT의 경기력이 무척 떨어지는 편은 아닌데, 매 경기 1세트에 승리한 후에 내리 2패를 했다. 딱 한 끗이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점을 극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SKT는 담원과의 시즌 첫 경기를 기분 좋게 승리하면서 올해도 경쟁력이 있다고 소리치는 듯했다. 그러나 한화생명에게 패배하면서 기세가 한풀 꺾였고, 이번 경기에서도 무릎을 꿇는다면 연패다. T1은 전체적으로 경기력이 일관되지 않은 게 단점이다. '페이커' 이상혁의 외줄 타기와 '테디' 박진성의 후반 캐리에만 의존하고 있다.

두 팀 모두 탑 라이너들이 경쟁력을 드러내야만 한다. 참 비슷한 것이 킬 관여율과 데스 비율이 모두 낮고, 라인전 지표는 또 떨어진다. 즉, 주도권을 잡지는 못하는데, 잘 죽지는 않고, 또 경기에 영향력을 행사하지도 못한다는 뜻이다. 색깔이 너무 밋밋하고, 강하게 칠해지지도 않았다.

T1과 KT의 가늠되지 않는 시즌 향방. 희미했던 그림이 이번 경기로 조금은 또렷해질 것 같다. 얼마큼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가 또 한 번의 확인. 그리고 어떤 승리라도 좋겠지만, 붓을 들고 덧칠해줄 사람이 만약에 탑 라이너라면 더 기분 좋은 승리가 되지 않을까.


■ 2020 우리은행 LCK 스프링 스플릿 7일 차 일정

1경기 T1 VS kt 롤스터 - 오후 5시
2경기 드래곤X VS 한화생명 e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