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려진 T1은 속도감을 되찾아야 하고 오락가락 방황 중인 kt 롤스터는 중심을 잡아야 한다.

16일 종각 롤 파크에서 열리는 2020 우리은행 LCK 섬머 스플릿 22일 차 1경기는 통신사 매치업이다. 항상 팬들의 관심이 지대했을 경기인데 최근 두 팀 모두 넘어져 정신이 없다. 패배의 아픔을 겪고 T1과 kt 롤스터가 만난다.

T1에겐 사실 넘어졌다는 표현이 과할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 3번 밖에 지지 않았다. 하지만 2패를 DRX와 담원게이밍에게 당했다는 게 아플 거다. 두 팀 모두 섬머 스플릿 들어 가장 돋보이기에 T1에겐 가장 가까이 있는 경쟁 상대다. 하지만 더 눈에 들어오는 건 최근 팀 다이나믹스전 패배였다.

1세트에 승리하고도 T1은 2, 3세트를 연거푸 내주면서 역전패했다. 특유의 고질병으로 평가받는 '드러눕는' 운영에 팬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김정수 감독을 비롯한 T1 소속 모두 섬머 스플릿엔 속도를 올리겠다고 선언했는데 그걸 스스로 지키지 못했다. 2세트엔 유리했던 바텀 라인전 구도를 살리지 못하고 드래곤 영혼을 빠르고 허무하게 내줬다. 이런 운영은 3세트에도 이어졌고 팀 다이나믹스에게 또 승리를 내줬다.

kt 롤스터의 경우엔 오락가락하는 경기력이 문제다. '투신' 박종익이 장염으로 병원에 입원하는 악재가 발생했기에 어느 정도 이해되는 것도 있다. 그래도 kt 롤스터는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수준으로 기복을 보였다. 최상위권 DRX에게 짜릿한 승리를 거두더니 하위권의 샌드박스 게이밍전엔 대패했다. 더 문제는 인게임 플레이다. 승리한 경기에는 발군의 능력을 자랑하며 누가 POG를 받아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더니 패배할 땐 너나 할 거 없이 무력한 모습만 보였다.

사실 kt 롤스터가 잡은 상대는 모두 하위권으로 처진 팀들이다. DRX전 승리를 제외하면 한화생명e스포츠와 설해원 프린스에게 말곤 다 졌다. 승리와 패배 패턴에도 기복이 심하다. 승리할 땐 대부분 2:0으로 이겼고 질 때도 0:2로 무너졌다. 백전노장들이 뭉친 kt 롤스터에게 기복이란 단어가 어색한데 지금의 kt 롤스터에겐 그 어색한 단어가 익숙해졌다.

이번 경기가 양 팀에게 중요한 건 단순히 승점 때문만은 아니다. T1은 이번 경기에 본인들 입으로 줄곧 외쳤던 속도감 있는 운영으로 회귀해야 한다. 초반엔 속도를 잘 냈는데 스플릿을 이어갈수록 속도감이 떨어지고 있다. kt 롤스터는 DRX전에 보여줬던 모습을 머릿 속에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기복을 줄여 2라운드 반등을 꾀할 수 있다.


2020 우리은행 LCK 섬머 스플릿 22일 차 일정

1경기 T1 vs kt 롤스터 - 오후 5시
2경기 샌드박스 게이밍 vs 설해원 프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