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한해에도 리그오브레전드에는 많은 사건과 변화가 있었습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코로나 사태가 우리네 생활은 물론 게임에도 영향을 끼치는 한편, LCK 팬들이 염원하던 롤드컵 왕좌의 타이틀을 되찾기도 했습니다. 연말 프리 시즌 업데이트도 빼놓을 수 없죠.

2020년에는 리그오브레전드에 과연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요? 기억에 남을 핵심 사건들을 중심으로 리그오브레전드의 2020년을 돌아봅니다.



■ 2020년 강타한 COVID-19(신종 코로나)

우리의 생활사를 크게 바꾼 신종 코로나는 리그오브레전드에도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하자 LPL을 시작으로 LCK, LEC, LCS 각 주요 지역의 리그 진행에 차질을 빚었습니다. 대회 시작이 미뤄지는 것은 물론, 무관중으로 진행되었던 대회가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LCK는 무관중 개막했던 스프링 시즌 대회가 2라운드부터 중단되었습니다. 결국 19일이 지난 3월 25일부터 대회는 온라인으로 재개되었습니다. 섬머 시즌에도 코로나 여파가 계속됐습니다. 처음 무관중 오프라인 경기를 진행했던 섬머 시즌은 코로나 확진자 수 증가에 따라 결국 온라인 진행으로 전환했습니다.

아무래도 경험이 적고 변수가 많을 수밖에 없는 온라인 대회는 진행상의 문제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오프라인 대회의 현장감을 느끼기 어려운 점이나, 음향과 방송 품질 저하, 분석 데스크 진행이 중단 등 어쩔 수 없는 아쉬움이 함께한 한 해이기도 했습니다.


▲ LCK도 피할 수 없었던 코로나 여파. 대회 연기와 무관중, 온라인 진행을 반복 했다


국내 대회는 물론, 해외 이동이 어려운 상황에서 국제 대회 진행에도 큰 타격이 있었습니다. 한 해를 결산하는 국제 대회가 롤드컵이라면, 시즌 중반을 대표하는 대회는 MSI(Mid-Season Invitational)이죠. 롤드컵처럼 전세계 주요 팀들이 참가하는 만큼, 유저들의 관심도도 높은 라이엇 공식 대회입니다.

하지만 이번 2020년에 MSI는 없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해외간 이동이 어려워지면서 연기된 MSI는 각 지역의 코로나 확진자가 증가하며 결국 진행 취소까지 이어졌습니다. 이를 대신해 LPL-LCK 간의 MSC(Mid-Season Cup)와 VCS와 PCS간의 MSS(Mid-Season Showdown)가 임시 개최 되어 아쉬움을 달래 주었습니다.

아무래도 대전 지역이 한정되면서 '전 세계 팀들이 자웅을 가린다'는 MSI의 정신을 완전히 대체하긴 어려웠지만, MSC는 붕 떠버린 기간을 채워주며 시청자들을 즐겁게 해줬습니다. 대회 결과는 LPL 팀의 우세로 LCK 팬들에게 다소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이를 통해 성장한 LCK가 롤드컵에서 좋은 성과를 낼수 있었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 MSI는 연기 끝에 중단... 대신 LCK와 LPL간의 MSC가 온라인 개최 되었다




■ 이게... 롤? 미연시 도입했던 '영혼의 꽃' 이벤트

▲ 신규 챔피언 2종과 미연시 요소가 가미 되었던 '영혼의 꽃' 이벤트


시즌 중반, 리그오브레전드에 '영혼의 꽃'이라는 독특한 이벤트가 등장했습니다. 149, 150번째 챔피언 '릴리아'와 '요네'의 등장을 알리기도 한 '영혼의 꽃' 이벤트는 일명 '미연시'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게임 요소를 도입한 이벤트였습니다.

기존에 자주 등장했던 단순 포인트 획득 이벤트에서, 각 챔피언들과의 독자적인 이벤트 시나리오가 제공 되었던 '영혼의 꽃' 이벤트는 함께 추가된 '영혼의 꽃' 시리즈 스킨 일러스트 외에도, 이벤트만을 위한 특별 일러스트가 따로 존재할 정도로 '미연시' 요소에 공을 들인 이벤트이기도 합니다.

'영혼의 꽃' 스타일로 재해석되 돌아온 '돌격 넥서스' 모드도 유저들에게 특유의 재미를 선사했습니다. 과거 '별 수호자' 시리즈나 '오디세이' 시리즈에서 독특한 게임 모드가 등장했던 것처럼, 2021년에도 독특한 게임 모드, 이벤트가 진행 되길 바라봅니다.


▲ 2021년에도 독특한 게임 모드, 이벤트가 찾아오길 바란다




■ 롤드컵 탈환 성공! 3년만에 다시 정상에 선 LCK

LCK가 다시 1부 리그를 탈환 했습니다. 한해의 마무리이자, 전세계 최고의 팀들이 참가하는 2020 롤드컵에서 LCK 팀 담원 게이밍이 수닝을 꺾고 2017년 삼성의 롤드컵 이후 LPL에게 내줬던 월즈 우승컵을 되찾았습니다.

한때 압도적 1위로 꼽혔던 LCK는 17년 이후 그 명성이 많이 퇴색했었습니다. 18, 18년도 롤드컵 우승을 LPL에 내주고, 여타 국제 대회에서도 다른 지역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던 LCK를 두고, 국내 팬들은 자조적인 의미에서 스스로 3부 리그, 4부 리그라는 별명을 부르기도 했습니다.

그랬던만큼 이번 2020 롤드컵 우승은 국내 팬들에게 더 큰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잃어 버렸던 최강자의 자리를 재탈환하고, 우리도 다시 할 수 있다는 증명이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타 지역 리그 수준이 과거에 비해 상향 평준화 되었기 때문에, 압도적 1위를 유지하기는 힘들겠지만, 다음 롤드컵에서도 LCK 팀의 선전을 기대해 봅니다.


▲ 염원하던 롤드컵 우승컵을 되찾아온 담원 게이밍!




■ LCK 프랜차이즈 도입, 시대의 흐름을 타다



2020년은 LCK에 프랜차이즈 모델 도입을 준비한 해이기도 합니다. 프랜차이즈 모델은 북미와 중국에서 2018년, 유럽은 2019년부터 도입해 운영 하면서, 리그오브레전드 주요 지역에서는 한국이 가장 뒤늦게 프랜차이즈 모델을 도입하게 된 셈입니다.

'프랜차이즈 모델'에서 주요 변경점은 자본 규모가 큰 팀들이 더 안정적으로 게임단 운영이 가능해진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선 프랜차이즈 모델에서 팀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최초 가입비가 필요합니다. 기존 LCK 팀은 100억, 신규 팀은 120억의 참가비가 발생하며 일정 자본 이상을 보유한 팀들의 참가를 유도 했습니다.

또한 승강제가 폐지되고, 2군 리그를 활성화 하면서 게임단들의 강등에 대한 부담이 줄었습니다. 승강제 폐지가 경쟁력 감소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염려도 있지만, 게임단의 안정적인 운영이라는 면에선 분명한 강점이 있습니다. 여기에 1군 선수들의 최저 연봉을 2천 만원에서 6천 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며 선수와 게임단 안정적인 운영의 기틀을 다졌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라이엇 게임즈가 검토를 진행해 다음 시즌부터 참가할 프랜차이즈 팀은 'DWG KIA', 'DRX', 'Gen.G', 'T1', 'Afreeca Freecs', 'kt Rolster', 'Liiv Sandbox', 'NS RED FORCE', 'Hanwha Life Esports', 'Fredit BRION' 총 10개 팀으로 결정 됐습니다.

팀 수는 기존과 동일한 10개 팀이지만, 참가한 게임 팀들은 새롭게 기업 스폰을 다는 등, 이전과 달라진 모습을 보인만큼 다음 시즌 게임단의 운영이 어떻게 될지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 4대 리그 중 프랜차이즈는 '막내'. 바뀐 모델에서 LCK 팀들은 어떨까?




■ 난처한 DRX, '씨맥' 김대호 감독 5개월 자격 정지

지난해 뜨거운 감자였던 '카나비' 사건과 별개로, '씨맥' 김대호 감독과 '소드' 김성원 선수의 공판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법원 판결과 별개로 12월 9일, e스포츠공정위원회(이하 공정위)에선 회의를 거쳐 김대호 감독에 대한 자격정지 5개월의 징계 처분을 결정했습니다. 공정위는 2020년 10월,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의 징계심의 요청을 접수하여 소속 선수들에 대한 피드백 과정에서 일부 선수에게 폭해오가 폭언을 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공정위는 징계 혐의자인 김대호 감독이 당시 소속 선수인 최성원 선수에 대한 피드백 과정에서 선수가 앉아 있던 의자를 내려치고, 어깨 부위를 잡고 흔드는 등의 폭행과 선수에 대한 욕설 등 폭언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단, 위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김대호 감독의 자격정지로 DRX는 매우 난감한 입장에 처했습니다. 내년 팀의 한해 농사를 준비하는 스토브 리그부터 팀의 감독이 빠져버렸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12월 18일, '쏭' 김상수를 감독 대행으로 영입하는데 성공했지만, 이전 시즌부터 팀을 꾸려왔던 김대호 감독이 빠진 DRX가 차기 시즌에 어떤 모습을 보일지 불안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여지네요.


▲ 김대호 감독 자격 5개월 정지... DRX는 '쏭' 김상수 감독 대행 체제로




■ 이번엔 아이템이다! 2021 프리 시즌 업데이트



어느정도 게임 메타가 안정화된 게임 시즌 말, 다음 시즌을 준비하며 대규모 변화를 적용하는 프리 시즌 업데이트는 매번 유저들이 주목할 수밖에 없는 중요 사항입니다.

이번 프리 시즌 업데이트의 핵심은 아이템이었습니다. 그동안 중간 단계, 완제품 정도의 차이만 있었던 아이템은 새롭게 '신화', '전설' 등급이 추가 되며 게임에 색채를 더했습니다. 특히 '신화' 등급 아이템은 챔피언 마다 하나만 보유할 수 있고, 다른 아이템에 비해 강력한 옵션을 제공하는 매력적인 아이템으로 부상했습니다.

프리 시즌 초, 가장 먼저 떠오른 챔피언들은 의외로 탱커였습니다. 패치 직후에는 공격 아이템들의 비중이 높게 평가 받았었지만, 그 이상으로 탱커 아이템 '태양불꽃 방패'의 위력이 강력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와 잘 어울리는 탱커형 챔피언 '아무무', '말파이트', '람머스' 등의 챔피언이 급부상, 몇차례의 너프가 적용될때까지 전성기를 누렸습니다.


▲ 한때 '태양불꽃 방패'와 함께라면 무서울게 없었던 탱커들


치명타 빌드의 약화, 특정 AP 챔피언들의 승률 떡상... 프리 시즌 아이템 변화는 지금까지도 많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올해 마지막 패치가 적용된 지금, 심하게 튀었던 챔피언 승률은 소수 챔피언을 제외하면 프리 시즌 초기에 비하면 안정화 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저들의 연구에 따라 새로운 메타는 얼마든지 등장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가령 서포터 신화 아이템을 사용하는 '제국 애쉬'처럼 말이죠. 이미 케스파컵을 시작으로 챔피언들에 대한 대회 티어 정리도 어느정도 진행된 상황입니다. 새로운 시즌, 대회 시작도 멀지 않은 지금, 아이템 변화와 함께한 2021 시즌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