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1은 양대인 감독과 이재민 코치 해임 이후 '칸나-오너-페이커-구마유시-케리아'라는 로스터로 2연승에 성공했다. 승리뿐만 아니라 경기력도 나쁘지 않았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칸나' 김창동의 폼이 굉장히 좋다. '칸나' 김창동은 GPM 410으로 '라스칼' 김광희에 이어 2위, 분당 대미지도 493으로 3위, 15분 골드 차이도 2위 등, 다수 지표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그동안 기복이 심한 것이 아니냐는 평도 있었는데, 어쨌든 지금 폼은 굉장히 좋다. 무력의 상징인 제이스로도 서머에만 8회 사용해 75%의 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도 '칸나'의 폼을 말해준다.

'페이커' 이상혁은 15분 골드 차이 331(1위), 15분 CS 차이 4(2위), 퍼스트 블러드 참여율 28.6%(3위), 시야 점수 1.32(2위), 초반에 의미 있는 지표에서는 최상위권을 보여주고 있다. 눈에 보이는 엄청난 딜량이나 '쵸비' 정지훈처럼 입을 다물지 못하게 만드는 슈퍼 플레이를 크게 보여준 적은 없어도 챔피언의 특징을 잘 살려, 레넥톤이나 라이즈로 선공권을 잡아 탑 다이브에 유효한 도움을 준다던가 하는 초반 설계에 있어 큰 역할을 해낸 경기가 꽤 많다.

현재 '페이커'는 분명 잘하고 있는 게 맞다. 다만, 그의 커리어나 팬들이 거는 기대감, 그리고 T1이 2021년 일을 내기 위해서는 이정도로 만족해선 안 된다. '페이커' 이상혁의 분당 대미지는 380으로 뒤에서 세 번째, 팀 내 대미지 비중은 21%로 9위 등, 초반에 비해 뒷심이 조금은 아쉽다.

물론 팀적으로 카르마 3회, 룰루 1회, 그리고 밸런스 조율을 위한 트위스티드 페이트 4회 등, 하드 캐리형 챔피언을 많이 사용하지 않은 것을 고려해야 하지만, 세계 최고의 팀을 목표로 하는 T1에겐 만능형 선수가 필요하다. '페이커' 이상혁은 캐리를 못 하는 선수가 아니다. 지금도 충분히 훌륭하나 슬슬 받쳐주는 역할 외에 폭발력을 점진적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

이제는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매김한 '구마유시' 이민형도 굉장히 좋은 지표를 보여주고 있다. 15분 CS 차이 7.7, 15분 골드 차이 544 등 경기수가 적긴 해도 대부분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팀 내 대미지 비중도 24.1%로 '칸나' 김창동과 T1의 딜을 담당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또한, 새롭게 합류한 '오너' 문현준도 고무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고, '케리아'는 스프링부터 T1에서 거의 유일하게 가장 기복 없이 꾸준한 활약을 펼쳐주고 있는 선수다.

현재 T1은 '페이커' 이상혁과 '케리아' 류민석이 판을 만들고, '오너' 문현준이 중간에서 징검 다리를, '칸나' 김창동과 '구마유시' 이민형이 해결사로 역할이 깔끔하게 나뉘어 있다. 그리고 이 메커니즘으로 좋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러나 한 가지 승리 공식으로는 최고의 팀이 될 수 없다. 잔혹할 수 있지만, T1에겐 서로 다른 역할을 부여한 승리도 보여줄 시점이다.


■ 2021 LCK 서머 스플릿 정규 시즌 30일 차 일정

1경기 리브 샌드박스 VS 젠지 e스포츠 - 22일 오후 5시
2경기 아프리카 프릭스 VS T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