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7일 한국e스포츠협회는 대한체육회 준회원 자격을 얻었다고 발표했다. 2019년 인정단체로 승인받은 지 약 2년 만이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준회원 자격을 얻기 위해 11개의 시, 군 종목단체가 시도체육회에 가입되어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나, 정관 변경 등 여러 가지 사무, 행정적인 진행을 완료했다. 이미 지난달 대한체육회와 한국e스포츠협회가 마케팅 협업을 체결하는 등 대한체육회 역시 굉장히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한국 e스포츠는 종목사가 대부분 것들을 결정하고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종목사인 라이엇 게임즈는 e스포츠 리그만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 방송 제작, 저작권, 징계, 계악 관리 등 사무, 행정적인 부분까지 자신들이 진행하고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초창기 때에 OGN이 방송 제작에 관한 권한을 가지고 있고, 리그 관리에 대한 부분을 일정 부분 한국e스포츠협회가 가지고 있어 3자 협의체에 의해 리그가 운영되던 때와는 다르다. OGN은 이제 아무런 권한이 없고, 한국e스포츠협회는 극히 제한적인 부분에 참여하고 있다. PUBG나 넥슨 e스포츠도 이와 유사하다.

그러나 한국e스포츠협회에 더 많은 영향력이 생길 것이다. 이제 한국e스포츠협회는 대한체육회로부터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다양한 사업 참여권도 생긴다.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의 국가 대표 선발 권한은 한국e스포츠협회가 포함된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가 가진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하는 국대, 즉, 국가대표선수라는 것은 대한체육회, 대한장애인체육회 또는 경기단체가 선발하는 것이다. e스포츠에선 경기단체가 이제 준회원 자격을 얻은 한국e스포츠협회가 된다. 종목사들에 의해 흘러가는 한국 e스포츠 시장이 한국e스포츠협회에 의해서 견제되는 모양새다.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한국e스포츠협회가 좋은 역사만 가진 e스포츠 경기단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예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중계권과 관련된 이슈들, 올해 초에는 전 한국e스포츠협회장이 뇌물, 횡령 혐의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된 사건 등, e스포츠 팬들이 좋게만 볼 수 없는 스탠스를 스스로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e스포츠협회 말고는 e스포츠 경기단체가 없다. 한국e스포츠협회가 할 수밖에 없다. 로드 투 아시안게임 2022 캠페인에서 '공정'이라는 단어를 수차례 언급하며 강조했다. 2022년 열릴 아시안게임에서 선수 선발부터 대회가 마무리될 때까지 쏟아질 수많은 시선을 피하지 않고 떳떳하겠다는 의미다. 이건 지금까지 좋은 여론만 있는게 아닌 한국e스포츠협회에 큰 기회로 다가올 수 있다. 준회원에서 정회원 심사까지 3년의 시간 동안, 팬들에게 현재의 한국e스포츠협회가 충분히 공정하다는 것을 증명하면서 신뢰 역시 회복해야한다.

준회원 자격을 얻음으로써, 키는 주어졌다. 아시안게임, 올림픽 등 기회는 많다. 풀뿌리 e스포츠, 학교 e스포츠, 에이전트 법제화 등 당장 산적한 과제도 많다. 예전보다 지켜보는 사람이 훨씬 더 많은데다가, 부정적인 시선도 존재하는 상황이다. 그들이 말한 것처럼 '공정'이 중요하다. e스포츠의 중심으로 배를 모는 방법은 상식적이고 공정한 일 처리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