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커지면서 대한민국의 입법을 책임지는 국회와 업계가 소통하는 일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게임 산업의 일부분, 프로 스포츠로 인정받지 못하던 이전을 생각하면 정말 반가운 일입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소통의 장이 더 많이 열리기를 바랍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은 e스포츠에 관심을 가져준 정치계 인물 중 한 명입니다. 이상헌 의원은 최근 e스포츠 게임단 창단 및 운영시 조세 혜택을 주기 위한 법안, e스포츠가 멘탈 스포츠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국민체육진흥법 및 스포츠산업 진흥법 개정안 등을 발의하였습니다. 또한, 최근 열린 국정감사에서 e스포츠 경기장 부실공사 문제를 지적하며 e스포츠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였습니다.

이상헌 의원은 e스포츠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어떤 부분이 개선되고 또 어떤 정책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을까요?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과 인터뷰를 통해 그의 생각을 들어봤습니다.


Q. 먼저 e스포츠를 좋아하는 분들을 위해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울산 북구 국회의원 이상헌입니다. 게임 관련 문제를 살펴보다 보면 나이가 나이인지라 한 번에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와 개념들이 참 많습니다. 그때마다 여러분들이 제 행보에 보내주신 열띤 응원을 떠올리며 공부하자는 마음을 다잡습니다. 항상 뜨거운 관심 감사드립니다.


Q.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회의원이 해야 할 다양한 일들이 많은데요. 그중에서도 e스포츠에 관심을 가진 이유가 무엇일까요?

잘 아시겠지만, 몇 년 전만 해도 e스포츠는 비주류 산업 취급을 받았습니다. 저 역시 국회의원 활동 이전에는 똑같았습니다. 그러다 20대 국회에서 게임 관련 질의를 하면서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졌습니다. e스포츠의 막대한 잠재력과 성장력에 비해 정부나 국회의 관심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시대에 뒤처진 이름만 ‘진흥법’과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정책을 나라도 나서서 살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e스포츠는 더 이상 비주류 산업이 아닙니다. 그에 참 뿌듯함을 느낍니다. 젊은 친구들이 제 활동을 알아보고 응원을 보내주는 것도 참 반갑습니다. 울산 북구의 국회의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위원으로서 다른 할 일도 정말 많지만, 의원실 보좌직원들과 함께 잘 헤쳐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Q. 여러 e스포츠 관련 법안을 발의하시면서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을 보여줬습니다. 어떤 e스포츠 종목을 좋아하는지, 프로게임단 중에 좋아하거나 응원하는 프로게임단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특별히 응원하는 게임단이 있다기보다는, 그때그때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거나 중요한 역할을 맡은 선수와 팀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지금으로서는 팀을 구성하고 있는 항저우 아시안 게임의 국가대표팀이 생각납니다.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치러지는 첫 행사이니만큼 좋은 성적을 거둬주길 기대고 있습니다.

▲ 글로벌 이스포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속 심포지움

Q. 이상헌 의원은 ' 글로벌 이스포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연속 심포지움'을 개최하거나 e스포츠 게임단 창단 및 운영 시 조세 혜택을 주기 위한 법안, e스포츠가 멘탈 스포츠로 인정받을 수 있게 만드는 국민체육진흥법 및 스포츠산업 진흥법 개정안 등을 발의했습니다. 직접 발의한 법안에 대해서 이유와 배경을 설명해 줄 수 있을까요?

해당 법안들을 발의한 이유는 당연히 우리나라 e스포츠의 발전을 위해서입니다. 시대가 변하고 e스포츠를 바라보는 인식이 많이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도 e스포츠를 다른 스포츠에 비해 가볍게 바라보는 시선이 있습니다.

우리의 법도 그랬습니다. e스포츠가 아시안 게임에서 시범종목을 거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고, 올림픽 어젠다 중 하나로 다뤄지고 있는데도 ‘체육’과 ‘스포츠’에 신체활동에 국한된 고전적인 정의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법에서의 정의는 각종 제도에 포함되느냐 포함되지 않느냐의 문제로 이어지기 때문에 시대적 흐름에 맞춘 개정이 꼭 필요합니다.

기존의 기업 운동경기부 과세특례 제도에 e스포츠가 포함되지 않았던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스포츠와 e스포츠는 신체활동이 주가 되는지, 두뇌활동이 주가 되는지의 차이가 있을 뿐, 스포츠라는 점에서는 같습니다. 차별 대우할 이유가 없습니다. 해외에서는 압도적인 자본과 시장으로 우리나라보다 월등히 좋은 환경과 조건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 제도를 통해 우리 게임단의 상황이 극적으로 변할 수는 없겠지만, 이번 개정을 시작으로 차차 여건이 개선해나갈 것입니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우리나라에서도 다른 나라 못지않은 대우를 받고, 구단도 게임단을 통해 수익을 도모할 수 있을 때까지 관련 내용을 계속해서 살피겠습니다.


Q.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는 e스포츠 상무 게임단 창단을 공약하였습니다. 그러나 e스포츠 상무 게임단은 이미 창설된 전례가 있고 당시에 행정력과 세금이 낭비된다는 논란, 상무 게임단에서 프로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그대로 은퇴하게 되는 선수가 다수라서 실제로 프로게이머의 기량 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야기 등 부정적인 여론도 많았습니다. e스포츠 상무 게임단이 다시 창설된다면, 지난 전례에서 알게 된 교훈을 통해 어떤 방식으로 개선할 수 있을까요?

해당 내용은 정청래 의원님이 제안해주신 내용이 캠프 차원의 검토를 통해 공약에 반영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청래 의원님은 상무 게임단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이야기해오신 만큼, 지난날의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대안도 두루 갖추셨으리라고 생각합니다.

프로게이머의 짧은 선수 생명 문제에 대한 제 기본 방침은, e스포츠 산업의 성장입니다. 선수로서 활동하며 얻은 지식과 경험은 e스포츠 산업의 매우 소중한 자원입니다. 이 자원이 은퇴와 함께 휘발되도록 놔둬선 안됩니다. e스포츠 산업의 인프라를 더 확장시켜서 선수로서 은퇴하더라도 코치, 해설진 뿐만 아니라 경기 분석가 등 e스포츠 내의 다양한 직종에 종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최근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 e스포츠토토에 대한 이상헌 의원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e스포츠토토가 종목사 혹은 프로게임단의 수익 증대에 도움이 될 거라는 희망적인 기대와 승부조작이나 과몰입에 단초가 될 거라는 부정적인 시선이 같이 존재하는데요. 이상헌 의원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e스포츠토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십분 이해합니다. 특히 e스포츠를 향유하는 연령대가 다른 스포츠에 비해 낮다는 점에서, 청소년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걱정이 많습니다. 그러나 토토의 부정적인 영향은 대부분 그것이 불법적인 것에서 기인합니다. 합법적인 토토는 오히려 해당 종목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체육계에서 승부조작과 불법행위가 발생한다고 해서 스포츠토토를 폐지해야 한다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e스포츠토토의 가장 큰 목표는 불법 e스포츠토토 시장의 양지화입니다. 현재 불법 e스포츠토토 시장 규모는 추산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습니다. e스포츠토토가 생긴다면, 불법이라는 부담감이 없는 만큼 불법 시장의 규모를 다소 축소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수익금을 통한 e스포츠 선수 육성과 생태계 발전 역시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Q.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e스포츠 상설 경기장 부실 공사 문제를 지적하신 적이 있습니다. 현재 부산, 대전, 광주에 e스포츠 경기장이 건립되어 있고, 성남과 진주에도 e스포츠 경기장이 건립될 예정입니다. e스포츠 경기장이 이렇게 많이 지어지고 있는데 반해, 제대로 사용되고 있는지 걱정이 많습니다. e스포츠 경기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얼마 전 저명한 e스포츠 인사들을 모시고 진행한 e스포츠 심포지움에서 지속적으로 나왔던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로 아마추어 리그의 활성화입니다. 각 지역의 e스포츠 경기장은 잘만 활용하면 아마추어 리그 활성화의 장이 될 수 있습니다. 또, e스포츠 경기장은 그 자체로 관광자원이기도 합니다. 이전의 국정감사에서 서울 e스포츠 경기장의 외국인 입장객 비율을 조사한 결과 5% 정도 된다는 것을 확인했고, e스포츠를 위해 대한민국행을 결심하는 외국인들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가 일단락된 후 살펴보면 e스포츠 경기장의 외국인 입장객 비율은 훨씬 커져있을 것입니다.

다만, 각 지역의 e스포츠 경기장이 e스포츠 지역연고제로 성급하게 이어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e스포츠는 온라인의 영역입니다. 지역이 아니라 특정 팀과 선수가 존재합니다. e스포츠 지역연고제가 논의할 가치 자체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우선적이고 시급한 과제는 아닙니다. 지역연고제라는 이름을 세심한 고찰 없이 들이미는 순간, 이름만 해당 지역인 팀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말 것입니다.


Q.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질리언 코스프레를 기억하십니까? 그때 말씀드렸던 세 가지 목표, 반드시 이뤄내겠습니다. 지켜봐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