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 프릭스가 13일 종각 롤파크에서 열린 '2023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 스플릿 정규 시즌 2라운드에서 OK저축은행 브리온을 상대로 씁쓸한 패배를 맛봤다. 1세트를 내주고 2세트 반격에 성공했지만, 마지막 3세트는 다소 이르게 무너진 게임의 균형을 되돌리지 못했다.

다음은 김대호 감독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Q. 경기 총평 부탁한다.

서머 와서 게임을 이겼던 적이 한 번도 없는 것 같다. '안딜' 선수와 '두두' 선수가 너무 잘해주고 있고, 나머지 세 선수들이 조금 더 열심히 잘하면 좋을 것 같다.


Q. 오늘 경기에서 어떤 점이 아쉬웠나.

선수들도 사람이다 보니까 무의식적인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구체적으로 예시를 들자면, 1세트에 우리가 전령에 자리를 잡고 있다가 상대 바이가 나타나서 그걸 물었다. 근데, 바이가 살았고, 전멸 당해서 게임이 기울었다. 그러면 이후에 나오는 피드백은 '바이를 버스트 할 필요 없이 포킹하다가 걸어야 한다'는 거다. 하지만, 사실 그 장면은 바이를 잡는 게 맞는 상황이었다. 누군가 디테일을 빠트려서 그런 결과가 나오면, 맞는 판단을 수정하게 된다. 점점 최악의 굴레로 빠지는 거다. 판단은 맞는데, 그 뒤의 디테일이 안 되는 상황이다.

2세트 같은 경우는 두 번째 전령을 쳤을 때, 요네가 한 웨이브를 밀고 순간이동을 탄다는 콜이 나왔다. 거기서 상대가 순간이동으로 먼저 오면 초기화하면서 전령을 넘겨주거나, 전령을 위로 당겨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서 지니까 또 전령을 한 게 잘못된 판단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지금 '안딜'과 '두두' 외에는 그런 딜레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둘은 못한 부분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잘한다.

3세트는 라인전 디테일이 아쉽다. 치속 애쉬로 부쉬를 지독하게 파면서 이기는 라인전을 해야 한다. 알리스타가 걸까 말까 하는 게 아니라 렐 쪽에서 더 이상 손해를 보기 싫어서 들어올 수밖에 없는 강한 라인전을 해야 갱도 당하지 않을 수 있는 거다. 라인전 자체의 설계를 잘못했다. 그런 부분을 보강하면서 노력해보겠다.


Q. 1세트 제라스를 꺼낸 배경은?

스크림 때 준비를 해봤는데, 결과가 좋았다. 그래서 첫 페이즈 밴픽이 이렇게 진행되면 제라스를 하자고 해서 구도대로 해봤다. 여러가지로 아쉬운 상황이 나와서 잘 안 됐다. '영재' 선수가 봐주는 라인 정도는 바이가 와도 된다는 마인드를 보여줘야 하지만, 전부 바이를 의식한 채로 플레이했다. 바이의 궁극기가 걸려도 받아칠 수 있게 공격적인 태도로 임해야 하는데, 모두가 바이 궁극기를 맞기 싫어서 포지션을 서로 뒤로 가려고 하니까 게임 자체가 진행이 안 됐다.

또, 마오카이가 두 번째 드래곤을 스틸한 상황에서 상대가 들어오면 받아칠 생각을 해야 하는데, 헐레벌떡 도망가더라. 크산테에게 상대 시선이 쏠렸으면 제라스와 카이사는 받아칠 수 있는 진영을 갖춰야 했다. 근데, 바이 궁극기를 맞기 싫어서 도망만 쳤다. 연습 과정에서 다 가르쳐줬던 부분인데, 아무래도 대회가 중압감이 크다 보니까 얼게 돼서 그런 것 같다. 계속 함께 잘해보겠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팬들에게) 너무 죄송하다. 죄송하다는 말 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 진심으로 죄송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