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9일 늦은 7시 30분, 용산 이스포츠경기장에서 옥션 올킬 스타리그 2012 4강 1차전이 열렸다. 정윤종 대 김성현의 대결로 펼쳐진 이 날 경기는 7전 4선승제로, 4:3으로 정윤종이 승리하며 결승전에 올랐다.
정윤종은 돌아오는 16일, 스타리그 4강 2차전 장민철과 박수호의 대결에서 승리한 선수와 결승전에서 격돌하게 된다.
결승에 올라간 소감은.
우선 올라올 줄 몰랐는데, 한 명 한 명 이기고 올라오다 보니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정말 죽다 살아난 기분이다.
초반의 김성현의 불규칙한 타이밍 러시에 0:3으로 뒤지기도 했는데.
진게 다, 좀 빌드가 갈리고 스스로 말려서 진 게 크다고 생각한다. 3판 지고 나니 너무 창피한 마음이 커서, 한 경기만 이기자고 생각했다. 그 뒤론 잘 된 것 같다.
4세트 앞두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했는지.
우선 김성현 선수가 평범하게는 플레이하지 않으시길래, 안전하게만 하자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그 경기에서 김성현 선수가 컨트롤이 별로 안 좋으시더라. 그래서 그 다음 경기부터는 오히려 자신감이 생겼다.
4세트 빌드는 준비된 상황이었나.
그냥 저는 김성현 선수가 가스를 올리셔서, 안전하게 하자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사신 오는 것을 예상 못해서 좀 불리해져 있었는데, 그 경기가 정말 고비였다. 정말 많이 불리했다. 그런데 한 번 막고 견제에 성공하고 나니 점점 경기가 풀리기 시작했다.
상대가 토스전에 별로 안 쓰던 공성전차 플레이를 했다. 어땠는지.
공성전차가 한 타이밍이 강한데, 그 타이밍만 넘기면 유리해질 수 있는 점이 있다. 그래서 한 타이밍만 넘기자는 생각을 계속 했다.
7경기까지 빌드를 다 준비해왔나.
솔직히 다 준비하진 못했다. 7경기까진 모두 준비 못했고, 몇 개 정도 준비하고 왔는데 1~3세트 모두 져서 안전하게 하자는 마음에 빌드를 다 바꿨다. 사실 5, 6세트까지는 빌드를 다 준비해왔었다. 둘 중에 하나는 올라가고 싶었는데 올라가게 되어 너무 기쁘다. 그게 스타리그라서 더 기쁘다. 내일이랑 내일 모레도 경기가 있는데, 준비를 잘 해야 될 것 같다.
GSL 경기는 좀 어떻게 예상하는지.
정종현 선수가 심리전도 잘 하시고, 정말 잘 하는 테란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타이밍도 잘 아신다. 경험도 많으신 선수라 좀 힘들 것 같다. 그래도 열심히 해야할 것 같다. 오늘 테란과 다전제 첫 경험인데, 토스가 정말 불리한 것 같다(웃음). 내일은 판짜기를 잘 해야 할 것 같다.
결승에 누가 올라왔으면 하나.
더 재미있는 결승을 위해 박수호 선수가 올라왔으면 한다. 토스와 결승을 하면 11전은 해야 한다(웃음).
결승 진출 확정하고 나서, 가장 생각났던 사람은 누군가.
딱히 생각 안 났다. 그냥 3:3일때는, 원래 3:0이었는데 창피하지 않게 여기까지 온 게 어디냐는 마음가짐으로 플레이했다. 그리고 이기고 나선 정말 신기했다. 실감이 안나서 '멘붕' 상태였다.
팀 형(선배)들이 결승전에 많이 올라가는 걸 지켜봤을 것 같다. 어떤 기분이었나.
결승전을 올라간다는 건 프로게이머로서 할 수도 있고 못 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팀 형들은 항상 잘 올라가시더라. 그리고 명훈이 형이 결승전에서 지셨을 때 많이 마음 아파하시길래, "60억 인구 중에 2등 한 것"이라고 위로하기도 했었다.
예전 인터뷰에서 본인이 '실력이 부족하다'는 말을 했었다.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나.
0:3으로 지고 있을 때, 아 정말 난 못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스스로 부족하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하지만 우승은 해야할 것 같다.
본인의 강점이 뭐라고 생각하나.
집중을 정말 잘 하는 것 같다. 게임을 할 때 집중만 한다. 다른 데 나가지도 않고 다른 것 신경쓰지도 않는다. 예전엔 자고 일어나면 바로 빌드 생각을 하기도 했다.
로열 로더 욕심이 날 것 같다.
결승을 올라갔다는 그 사실이 아직도 안 믿긴다. 로열로더가 한 번 밖에 못 하는 거니까, 하고 싶긴 한데 그렇게 큰 욕심은 없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우선 연습 도와준 팀원들 고맙고, 결승에 힘들게 올라가게 됐는데 결승전에서 잘 마무리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또 내일 경기 있는데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WCS도 곧 가는데, 국가대표니까 잘 하고 오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