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란 듯이 이기고 4강 갈게요!

CJ엔투스 프로스트가 KT롤스터 B를 2:0으로 제압하고 B조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이 날 경기 결과를 통해 CJ엔투스 프로스트는 오늘 A조에서 경기를 치렀던 나진 소드와 대결을 펼치게 된다.

이 날 MVP를 수상한 '샤이' 박상면 선수와 '클라우드템플러' 이현우 선수는 '8강에 진출한 어느 한 팀도 쉽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정말 최선을 다해 준비해 보란 듯이 4강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어느 한 팀 쉽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CJ Frost 박상면-이현우 선수 인터뷰


마지막 경기에 이기고 B조 1위로 진출한 소감은.

'Shy' 박상면 : 1위로 올라가게 될 지 사실 정말 몰랐다. 막상 1등으로 진출하고 나니까, 우리도 1위로 진출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 생각해 보니 저번 시즌에도 1위 진출이었던 것 같다(웃음). 그냥 우리가 이제 좀 강해진 것인가 싶기도 하고, 정말 기쁘다.

'CloudTemplar' 이현우 : 1등 진출한 것은 당연히 좋은 일인데, 약간 찜찜한 부분이 있다. 경기하고 난 후 승리했지만 굉장히 불편한 느낌이 있을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상대가 좀 어땠던 것 같나.

박상면 : 일단 대충 하는 게 눈에 보였고, 지고 싶어하는 마음이 절실하게 와닿았다(웃음). 1경기 때는 알면서도 그냥 했는데, 2경기 때는 슬슬 열이 받더라. 맞대응하려 하다가, 같은 사람이 될까봐 그냥 이겼다.

이현우 : 솔직히 오늘 정말 기대 많이 하고 왔다. 승패는 이미 상관 없이 서로 진출인 상황이고, 전에 썸머 때 CJ와의 대결에서 '인섹' 최인석 선수에게 배운 것이 정말 많았다. 경기 내용도 힘들었고 보람찼던 기억이 난다.

어제 픽밴 이야기를 했는데, 일부러 내가 리 신 밴을 풀자고 했다. 승리하기 위해서는 사실 리 신을 밴하는 것이 맞지만, 제대로 한 번 맞아보고 싶다는 생각에 밴을 풀자고 말했고 그대로 했다. 그런 의미에서 너무 실망인 것 같다.


1세트 어느 순간부터 프로스트에게 기울었던 것 같나.

박상면 : 어디부터 기울었는 지는 잘 모르겠다. 용 한타에서 에이스를 띄웠을 때, 거기서부터 그냥 승리가 굳혀졌다고 생각한다.


2세트에서 노틸러스를 골랐다. 상당히 오랜만에 나왔는데, 어떻게 준비했나.

이현우 : 간간히 한 번씩 연습을 했다. 완전 처음 선보이는 챔프도 아니고, 사실 시즌 2때 자주 했었던 챔프라 준비는 하고 있었다. 오늘 경기가 사실 어떻게 보면 부담이 없는 경기고, 노틸러스가 극 초식 정글러이기에 '인섹' 최인석 선수가 육식 정글로 나를 얼마나 괴롭힐까 싶어 뽑은 것도 있다. 그런데 사실 밴픽 창에서 상대의 쉔을 보고 이겼다고 생각했다.


이현우 선수는 노틸러스로 초반에 킬을 많이 가져갔는데 일부러 그랬나.

이현우 : 경기 중반부터 이성을 잃었다. 전부 다 죽여야겠다 하는 마인드로 임했다(웃음). 평소의 침착한 모습이 오늘 잘 안 나왔던 것 같다. 흥분했던 것 같다.


'빠른별' 정민성 선수가 나서스를 골랐다. 원래 파밍형 챔피언을 잘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고른 이유가 있다면.

박상면 : 진출이 확정이라서 부담이 없다보니 꺼낸 것도 있다. 그리고 준비가 아예 안 되었던 챔피언은 아니다. (정)민성이가 나서스 등의 파밍 챔피언을 솔로 랭크에서 많이 연습했고, 또 스크림에서도 꺼낸 적 있다. 그래서 오늘 경기에서 부담 없이 한 번 꺼내게 된 것 같다.

이현우 : 우리도 카드를 늘리면 좋은 거니까 선택해보게 됐다. 이런 것도 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던 것 같다.


8강에서 나진 소드와 붙게 됐는데. 상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박상면 : 지난 시즌 복수전도 해야 하고, 이왕 이렇게 올라간 것 보란 듯이 이기고 4강에서 블레이즈를 만나겠다(웃음). 이길 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보란 듯이 4강 가겠다.

이현우 : 힘들 것은 분명하다. 사실 누구랑 붙어도 쉬운 팀은 절대 없다고 생각한다. A조에서 올라온 팀들 보면 전부 다 잘 하는 팀들이고, 특별히 더 강하다 이런 팀이 없을 정도로 전부 다 강한 팀이다. 때문에 최선을 다해서 준비 더 많이 하고 노력하는 것이 답일 것 같다. 무조건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진 않다. 열심히 하겠다.


'스페이스' 선호산 선수와 '뮤즈' 김범석 선수의 듀오가 나올 때마다 2:0이다. 어떻게 생각하는지.

박상면 : 일단 두 명 다 재밌는 친구들이다. 분위기도 굉장히 좋고, 그 분위기에 맞추다 보니까 게임도 즐겁게 하게 된다. 물론 '헤르메스' (김)강환-'매라' (홍)민기 조합이 재미가 없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웃음). 하지만 (선)호산이가 일단 정말 재미있다. (김)범석이도 정말 착하고 열정적인 친구인 것 같다.


소드에서 경계되는 선수가 있다면.

박상면 : 선수 한 명을 꼽기 보다는, 봇 듀오를 지목하고 싶다. 일단은 데뷔 때부터 강한 봇 듀오라고 정평이 나 있었고, 대회에서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줬었기 때문에 경계해야 할 순위가 가장 높은 것 같다.

이현우 : 나는 사실 다른 쪽에 시선을 돌릴 여유가 없다. 상대 봇 라인이 걱정된다 등의 이런 것보다, 상대 팀 정글러를 생각해야만 하는 입장이다. 최근 내가 굉장히 폼이 안 살아나는 것도 맞기 때문에, '와치' 조재걸 선수를 최대한 많이 분석해서 정글 싸움에선 지지 않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더 하고 싶은 말은.

박상면 : 방금 생각난 것인데, 막눈 선수가 원했던 1:1을 8강에서 하게 된 것 같다. 그 때 막상 못 했는데, 거기서 종결짓겠다(웃음).

이현우 : 이제 본 게임 들어간다고 생각한다. 몸풀기는 끝났다. 팀적으로는 봇 듀오가 두 명씩 번갈아가면서 하느라, 굉장히 힘들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스트레스도 물론 많이 받을 것이다. 분명 좋은 시너지를 낼 순 있지만, 내적으로 받는 많은 스트레스도 나머지 세 명이 알고 있다. 이걸 잘 버텨주고 좋게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데에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빠른별' (정)민성이가 오늘 생일인데, 생일 축하하고 형이 항상 괴롭혀서 미안하다고 전하고 싶다. 직접 말해줄 예정이지만, 이렇게 기사에서도 말하면 더 감동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웃음). 선물은 내가 게임을 잘 하는 것으로 대체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