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던 '도수'의 아이디 변경 이슈는 다들 알고 계실 겁니다. 'MVP DoSoo'로 아이디를 변경하고 다른 MVP 연습생들과 함께 팀 랭크 방송을 진행하자, MVP에 공식적으로 입단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로 여러 유저분들께서 의견을 나눠주셨습니다.

인벤에서는 MVP 프로게임단의 최윤상 총감독을 만나 '도수'와 관련해 최대한 말을 아껴왔던 이유와 연습생으로 받아들이기까지의 과정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들어봤습니다.






안녕하세요, 최윤상 총감독님. 일단 '도수'의 입단 과정부터 설명해주시겠어요?

안녕하세요, MVP 프로게임단의 최윤상 총감독입니다. 뭐부터 말씀드려야 될 지 모르겠네요. 일단 정식 입단이 아닌 연습생 신분의 선수에 대해 인터뷰를 하는 것은 처음인데, 사안이 사안인 만큼 허심탄회하게 말해보겠습니다.

일단 도수와 미팅을 한 것은 약 5개월 전 쯤이에요. 도수 군의 아버님과 함께 만났는데, 아들이 그렇게 잘못하고 있는 것을 미팅 직전에야 아셨더라고요. 도수도 눈물을 보이면서 잘못했다고 말하고…. 사실 저한테 미안해야 하는 부분은 아니지만, 그렇게 반성하면서 프로게이머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되냐고 묻는 모습을 인상 깊게 봤어요.

그래서 도수에게 이렇게 말했죠. 당장 선수로 뛸 수도 없는데다, 잘못을 한 만큼 자숙의 기간을 가져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요. 한 번이라도 욕설을 하거나 소위 '패드립'같은 발언적인 문제들이 생길 경우에는 연습생으로도 받아줄 수가 없다고 말했고, 그 부분에 대해 굳게 약속을 받았어요.

그 뒤로 평소에는 학교에 다니면서 1~2주에 한 번씩 주말에 숙소에 찾아와서 단체 생활 분위기를 익히고, 프로로써의 마음가짐 등을 느낄 수 있도록 자연스러운 환경을 만들어줬어요. 도수 본인도 노력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고요.


도수 군과 실제로 생활하면서 어떤 점을 느꼈는지?

연습생으로 받은 이후 도수가 방송을 할 때마다 모니터링을 했는데, 예전보다 많이 나아지고 있다는 생각은 들더라고요. 언제 제가 볼 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제가 본다고 도수한테 통보를 하고 들어가서 본 적은 없거든요. 제 아이디도 모르고요.

그렇게 몰래 몰래 들어가서 볼 때마다 큰 문제가 없었고, 오히려 상대방이 도수를 보고 시비를 걸 때도 많이 참는 모습을 보여주더라고요. 그 부분을 보면서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느꼈고, 그리고 교화되고 있다고 해야 할 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부분들이 저한테 와닿았어요.

실제로 숙소에 올 때마다 공손하게 생활을 잘 했어요. 물론 저나 임현석 감독 앞에서만 그랬을진 모르죠. 하지만 팀 선수들에게 도수에 관해 물어봐도 와서는 얌전하게 게임하고, 열심히 배우려고 하다 간다는 말을 듣고 그 때 제가 봤던 도수의 눈물이 진정성이 있던 거였구나 싶었죠.


도수 군을 연습생으로 받으신 후부터 계속 이런 논란의 중심에 계신데, 사실 얼마 전 도수 군이 MVP팀명을 단 본인 아이디로 욕설을 사용한 스크린샷이 커뮤니티를 달궜던 사건에 대해 알고 계시나요?

네, 당연히 알고 있죠. 그게 바로 어제 새벽에 있었던 일인걸요. 사실 그 일로 도수와 새벽 4시에 통화를 했어요. '네가 나한테 잘못한 게 있지 않니?'라고 물어봤더니 '네, 제가 잘못한 게 있습니다'라고 하더라고요. 도수가 MVP라는 팀명을 앞에 달게 된 계기는 사실 팬들과 약속했던 팀 방송 때문이긴 하지만, 그 의미는 그리 가볍지 않잖아요. 책임감을 더 느껴야 하고요.

사실 전후사정을 모두 들어봤더니, 빌미를 도수가 제공하진 않았더라고요. 사실 도수가 게임을 하면 무슨 주홍글씨처럼 사람들이 전부 알아보면서 작은 문제가 생겨도 시비를 걸긴 해요. 그게 모두 자신이 쌓은 이미지가 가져온 결과긴 해도 평소부터 그런 문제들이 계속 있어 왔어요. 그게 노력하는 사람에겐 큰 역경이긴 했겠죠.

원인과 결과가 어쨌든 도수가 욕설을 사용한 것은 큰 잘못이에요. 팀 연습생으로 들어오면서 욕설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굳게 약속했기 때문에, 도수에게 달아줬던 연습생 아이디를 박탈했어요. 지금은 소환사명에서 MVP팀명이 사라진 상황이에요.

도수 본인도 인벤에 글을 남겨서 '자신은 이제 연습생이 아니니 MVP와 자신을 엮어서 더 피해가 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자제해달라'고 말하더라고요. 인벤 '오늘의 화제'글에서 그 글을 보고 많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는 여기서 도수가 팀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그 부분을 인상깊게 봤어요. 시키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우리 팀에 피해가 되는 부분에 대해 미안해하고 글을 남겼다는 점이요. 처음 통화했을 때도 저한테 사과를 하더라고요. 자신 때문에 팀에 피해가 가게 해서 죄송하다고요.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할 지 계속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아요.


처음에 도수 군을 받을 때 이런 문제들이 생길 것을 예상하셨나요?

사실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그렇다고 후회하고 있지는 않아요. 예전부터 저와 임현석 감독이 스타크래프트 시절부터 프로게임단을 운영하면서 가져온 선수 선발 기준이 있거든요. 특정 인물의 소문, 소위 '카더라'를 믿기 보다는 연습생이든 뭐든 선수에 대해 직접적으로 알아가는 과정을 거친 후에야 우리의 자체적인 평가를 내려 왔어요.

이건 선수를 뽑을 때의 신조 같은 거예요. 직접 와서 보니 나쁜 친구가 아니었던 경우도 무척 많았어요. 한 순간의 실수들이 와전되어 눈덩이처럼 불려진 경우도 많았고요. 도수도 직접 데려와서 생활시켜보고 이 친구에 대해 판단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아까 말씀드린대로 도수와 직접 생활해 보니 멀쩡한 친구더라고요. 물론 이전에는 소위 말하는 '키보드워리어'였을 순 있겠죠. 하지만 저는 도수 군의 아버님과 도수가 직접 와서 깊이 반성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하시는 걸 보고 나서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이대로 방치하지 말고, 한 번 '사람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처음에 제가 그 말을 꺼냈을 땐 모두가 반대했어요. 심지어 임 감독도 반대했죠. 쓰지도 못할 애를 왜 데려와야 하느냐, 밖에 더 실력 좋은 애들이 많은데 도수를 받는 목적을 모르겠다고요. 심지어 우리 팀원들 중에 도수한테 욕설을 들은 친구들도 있어요.

그 말을 듣고 제가 말했던 건 단 한가지였어요. 아직 어린 친구가 이렇게 사이버상에서 낙인이 찍혀 있는데 노력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게 과연 어른이 해야될 일이냐고요. 이런 걸 방치하는 건 어른으로써 할 일이 아니라고, 이 선수를 사람 만들어서 꿈을 이루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었어요.

도수에게 직접 욕설을 들은 분들의 마음의 상처, 그리고 아픈 기억들은 사실 지워지지 않을 것이고, 그 부분까지 제가 '괜찮지 않겠냐'고 판단을 내려드릴 수 있는 건 아니예요. 하지만 어린 친구가 생각없이 내뱉었던 말에 반성하는 모습을 보고, 이에 책임질 기회까지 주지 않는다는 건 가혹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기간이 지난 후 MVP에서 데뷔를 하게 되나요?

아뇨, 세간에서 우리가 전력 강화를 하기 위해 도수를 데려왔다고 하는 말도 있고 정식으로 입단을 했다고 하는 말들도 있는데 다 모르시고 하시는 말씀들이신 것 같더라고요. 도수는 정확히 연습생으로 입단했고, 입단시킨 이유는 사람이 되어 가고 있는지의 여부를 직접 보고 평가하고 싶어서였어요.

저희가 이 선수를 쓰고 싶었다면 계약을 했겠죠. 근데 전혀 아니에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두 팀이나 저희 쪽에 연락이 왔었어요. 도수 선수 계약되어 있으면 이적 좀 시켜달라고요. 저는 언제든지 접촉하시라고 대답해드렸어요.

이 선수를 저희가 당장 쓰고 싶어서 데려온 건 절대 아니에요. 그리고 다들 오해하시는 부분이 있는데, 도수는 지금 우리 팀 미드라이너인 '다데' 배어진 선수와 '이지훈' 이지훈 선수의 발치에도 쫓아가지 못해요. 그런데 뭐하러 저희가 도수를 입단시키겠어요. 다른 팀에 갈 수도 있고, 우리 팀에서 데뷔할 수도 있지만 그 부분은 일단 도수가 어느 정도 변화하느냐에 달렸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마지막으로, 드라마 '구가의 서' 보셨어요? 거기서 주인공이 괴물로 변하잖아요. 주변 동료들, 그리고 심지어 사랑하는 사람도 '괴물아, 가까이 오지 마'라고 하는데…. 결국 사람으로 돌아가지 못하다가, 여주인공이 이름을 불러주면서 진심으로 사람으로 대해주니 이성을 찾아서 사람으로 변해요.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해요. 프로게임단 감독 한 명이 지켜보고 있다는 점이 어느 정도 동기 부여가 되길 바랐고, 시기적으로 아직 본성이 다 바뀌기엔 이르지만 나아지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요. 도와달라고 찾아왔던 아이를 저까지 괴물 취급하고 놓아버리게 되면 정말 어디까지 엇나갈 지 모르니까요.

정말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그런 것일까요? 이 친구가 반성하고 사람되는 모습이 아닌, 그냥 괴물이 되는 모습인가요? 프로게이머가 되고 안 되고의 문제는 전혀 상관 없다고 봐요. 그냥 그 길을 가고 싶어 하는 이 친구를 도와주고 싶은 기간일 뿐이에요.


이번에 도수가 소환사명 앞에 MVP를 달았던 것은 정식 입단의 의미가 아니라, 결승 전에 팬 분들께 '결승전 끝난 후 팀 방송을 하겠다'고 약속했던 걸 지키기 위해서 연습생들에게 MVP 아이디를 단체로 달아줬던 거예요.

그 부분에 대해서 정말 문의가 수없이 왔어요. 최윤상 총감독이 도수를 전력 강화에 사용하려고 한다느니, 다음 시즌 주전으로 뛴다느니…. 하나씩 전부 답변 드릴 수 없어, 이번 기회로 전부 답변드리려고 노력했습니다. 처음에도 말씀드렸지만 아직은 그렇게 관심받을 단계가 아니었기에 먼저 말씀드리기 곤란했던 점 양해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