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서든어택 챔피언스리그 여성부의 경기는 심상치 않다. 지난 리그까지만 하더라도 여성부의 경기는 일반부의 본 경기에 앞서 펼쳐지는 일종의 '이벤트 매치'와도 같았다. 하지만 올해 곰TV에서는 여성부 리그의 세트 수를 일반부와 동일하게 편성, 상금까지 대폭 확대 지원했다.

그리고 그 결과, 여성부의 리그는 여느 리그보다도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다. 아니 오히려 일반부 경기에서조차 느낄 수 없었던 긴장감과 역전극, 드라마틱한 승부가 연이어 펼쳐지면서 그야말로 대박 경기가 이어졌다. 그리고 그 힘겨운 승부 끝에 결승에 오른 것은 퍼스트 제너레이션과 자각몽이었다.

적수는 없다, 여왕의 자리는 지켜질 것! 퍼스트 제너레이션



지난 시즌, 당시의 예상을 뒤엎고 크레이지포유를 제압하며 새로운 여왕에 등극한 퍼스트 제너레이션. 5개월이 지난 그녀들의 기량은 한층 더 노련해졌다. 기존에도 뛰어난 실력을 뽐냈던 개개인에게 경험까지 더해진 퍼제는 여왕의 자리를 지키기에 충분해 보였다.

여성부 퍼제의 경기를 지켜보면 어느 선수가 특출나다고 꼽기가 어렵다. 모든 선수가 무난하게 플레이 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모든 선수가 뛰어난 플레이를 하며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부신 활약을 펼친 선수는 라이플을 잡은 우시은. 매 경기마다 엄청난 킬 스코어를 올리며 팀의 승리를 이끈 우시은의 플레이는 일반부 특급 선수들과도 견줄 만하다. 여기에 고수진, 윤은혜가 가세한다면 퍼제의 낙승은 따 놓은 것과 마찬가지다.

함세진, 조민원 두 스나이퍼의 활약 역시 빼 놓을 수 없다. 지난 리그 원조 여왕 크레이지포유를 격침시키는 원동력이었던 이 둘은 이번 리그에서도 묵묵히 제 역할을 해내며 든든하게 팀을 받쳐주고 있다. 더불어 결승 상대인 자각몽의 경우 스나이퍼 위주로 경기를 풀어가는 경우가 많은 만큼 두 선수에게 걸린 기대는 더욱 크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퍼제의 이번 리그 우승에 힘을 싣는 것은 강력한 적수를 이미 물리쳤다는 것이다. 이번 리그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윈윈과 4강에서 만나 퍼제는 2세트 극적인 역전승으로 최종 스코어 2:0 승리를 거뒀다. 덕분에 퍼제는 사기충천인 상태.

이제는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대회 2연패를 노리게 된 퍼스트 제너레이션. 완벽에 가까운 그녀들의 상승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력하는 연습 벌레, 자각몽! 해프닝이 우리를 더욱 단련시켰다



이번 서든어택 섬머 챔피언스리그 여성부 16강에서는 재경기 해프닝이 벌어졌다. 그 주인공은 30.4!와 자각몽. 당시 30.4!의 승리로 경기가 끝난 후 30.4!가 사용 금지된 게임 아이템을 착용했다는 제보가 사실로 드러나면서 양측 동의하에 전면 재경기가 펼쳐진 것. 그리고 그 결과 자각몽이 승리를 거두면서 극적으로 8강에 진출했다.

당연스레 자각몽에게는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릴 수 밖에 없었다. 그랬기에 자각몽은 자신들에게 충분한 실력이 있음을 입증시켜야 했고, 더욱 더 연습에 매진했다. 그리고 그 결과 8강에서 자각몽은 압승을 거두며 4강에 진출, 뒤이어 4강에서도 손 쉽게 2:0 승리로 결승까지 진출했다.

해프닝이 있었던 만큼 더욱 더 자신들을 담금질 한 자각몽의 전력 핵심은 스나이퍼인 원혜미 선수이다. 스나이퍼 싸움에서 원혜미가 상대를 압도하기에 자각몽의 라이플들은 마음껏 전장을 누빌 수 있었다. 여기에 경기를 거듭하면서 스나이퍼의 다른 축 현지혜의 기량 역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따라서 자각몽으로서는 이번 결승 무대에서 상대 스나이퍼들을 얼마나 빨리 제압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한편, 퍼제의 에이스 우시은을 상대할 선수로는 서다영 선수가 눈에 띈다. 8강부터 서서히 상승세를 그린 서다영의 기량은 4강에서 만개, 다소 불안해 보였던 자각몽의 라이플 라인들을 든든하게 이끌어 가고 있다. 특히, 이번 결승 맵 대진인 드래곤로드와 크로스포트의 경우 라이플들의 순간 화력 집중이 관건이기에 우시은을 상대로 서다영과 원혜미가 얼마나 조기에 제압하느냐의 대결 구도는 결승 경기를 지켜보는 또 다른 재미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객관적인 실력에서는 퍼제에 비하면 부족하기만 한 자각몽. 하지만 초기 스나이퍼 싸움에서 제압만 한다면 맵 대진은 뒤로 갈수록 해볼 만하기에 자각몽의 이변 가능성은 절대로 낮지 않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