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0일, WCS 코리아의 그 두 번째 시즌 결승전이 열리는 날입니다. 결승에서 맞붙을 두 명의 선수는 바로 프라임의 조성주 선수와 SKT T1의 정윤종 선수인데요. 우승컵은 단 한 명만 들 수 있는 법! 우승컵의 주인이 되기 위해 맹연습 중인 조성주 선수를 만나보기 위해 프라임 숙소로 찾아갔습니다.

예전부터 게이머들 사이에서 실력을 인정받긴 했으나, 우승에 대한 열망이나 간절함이 부족해 보인다는 말을 많이 듣던 조성주 선수. 항상 32강, 16강에만 머물던 조성주 선수가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8강에선 연맹 최고의 저그로 불리는 강동현 선수를 3:1로 제압했고, 4강에선 현존 최강 이신형 선수를 무려 4:0이라는 압도적인 스코어로 꺾는데 성공하며 그 기세가 하늘을 찌르고 있죠.

과연 이번 스타리그 기간 동안 조성주 선수에겐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결승전에 임하는 조성주 선수의 생각을 들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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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우승에 대한 열망이 생겼다. 프라임 조성주 인터뷰




조성주 선수, 결승 진출 축하합니다. 아직 나이는 어리지만 게이머 경력은 3년이나 된 중견 게이머잖아요. 데뷔 이후 첫 개인리그 결승 진출 소감을 말씀해주세요.

프로게이머를 시작한 후 첫 개인리그 결승이라 기쁘긴 하지만, 생각보다 무덤덤해요. 직접 현장에 가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숙소에 합류한 이후 좌 이정훈, 우 변현우 체제에서 엄청난 성장세를 보였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 두 선수가 많은 도움이 되었나요?

확실히 집에서 연습할 때 모르던 부분을 많이 배웠어요. 딱히 형들의 플레이를 배우려 노력한 건 아니었지만 정훈이 형과 현우 형이 가르쳐준 기본이 기반이 된 것 같아요. 그런데 이후에는 형들이 나서서 가르쳐주지 않더라고요. 제가 어깨 너머로 배웠어요(웃음).

하지만 잘하는 형들의 옆에 있다 보니 게임을 하고 있지 않을 때 플레이를 볼 수 있던 게 큰 것 같아요. 그러면서 저도 모르게 실력이 오른 것 같거든요. 처음 숙소에 왔을 땐 그랜드 마스터도 가지 못했는데, 한 달 정도 만에 마스터에서 별그마(그랜드 마스터 상위16위)를 기록했던 것 같네요.


1년 전 쯤부터 래더 최상위권에 항상 머물며 선수들 사이에선 이미 실력을 인정받은 것으로 알고 있어요. 하지만 방송 경기에선 항상 32강, 16강에서 그쳤는데, 그 이유는 뭘까요?

항상 자신은 있었어요. 기본기도 나쁘지 않았고, 컨트롤이나 전략적인 측면도 자신 있었죠. 하지만 자유의 날개 시절엔 대 저그전이 너무 어려웠어요. 물론 제가 못 했던 것도 있지만, 그땐 감염충이 너무 사기였어요. 그래서 유독 저그에게 많이 탈락한게 이유가 아닐까 싶네요.


32강 당시만 하더라도 조성주 선수의 진출을 예상하는 이가 많지 않았는데, 이번 스타리그에 임할 때 결승까지 올라갈 자신이 있었나요?

솔직히 말하면 결승에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어요. 나 자신의 실력을 못 믿어서가 아니라, 그동안 '반드시 우승을 해야겠다'하는 의지가 조금 다른 게이머들보다 없었죠.

하지만 이번 결승에 오르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고, 우승을 꼭 하고 싶어요. 아니, 꼭 할 거예요. 저 자신 뿐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제 주변에 도움을 주시는 많은 분들에게 보답하고 싶어요.


가장 화제가 됐던 건 역시 4강전인데요. 이신형 선수와의 경기에서 완벽한 판짜기를 보여주며 무려 4:0이라는 압도적인 결과로 이신형을 제압했습니다. 대 정윤종 전에서도 이와 같은 판짜기를 기대해 봐도 될까요?

우리 팀 테란 형들이 방송경기에서 보여주지 못했을 뿐이지, 테란 vs 테란에 있어서 독특한 빌드나 운영을 많이 사용해요. 그래서 솔직히 4강전을 준비하며 따로 연습한 적도 없었어요.

그냥 래더 위주로 연습하면서 정훈이 형과 현우 형의 빌드를 빌려 사용했어요(웃음). 결승전은 프로토스이기 때문에 4강전과 같은 시나리오는 좀 힘들 것 같네요. 개인적으로 프로토스 전에선 변수가 많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저만의 프로토스전 개념이 있으니 기대해주셔도 좋아요.


이번 시즌 가장 위기였던 순간이 있나요?

32강이 제일 힘들었어요. 첫 경기에서 어윤수 선수에게 패배하며 '아 또 32강에서 머무는 것인가'하는 생각을 했는데, 이후 경기가 잘 풀리면서 어렵게 16강에 오른 것 같아요.


이번 시즌 다양한 종족전을 펼쳤지만, 아직 대 프로토스전에 대한 강력한 인상을 심어준 기억은 없는 것 같아요. 프로토스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은 어때요?

테란 대 프로토스에 있어서, 프로토스가 사용할 수 있는 빌드가 많다고 생각해요. 요새는 주도권이 프로토스에게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반면 테란은 할 수 있는 빌드가 뻔하기 떄문에 토스전이 어려워요.


결승 상대인 정윤종은 어떤 선수라고 생각하나요?

운영도 굉장히 잘하시고, 찌르는 플레이도 잘하신다고 생각해요. 특히 테란전은 빈틈이 없으신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정윤종 선수의 약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결승전에서 저만의 '패기'있는 플레이를 보여드릴게요.


우승에 대한 자신감은 어느 정도인가요? 만약 우승한다면 예상 스코어는?

4강전에서 이신형 선수를 이기고, 인터뷰에서 최지성과 정윤종 선수 중에 정윤종 선수가 올라왔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막상 정윤종 선수가 올라오시니 두려운 마음이 커요(웃음). 평소에 테란전을 굉장히 잘하는 프로토스라고 생각해왔어요.

하지만 잘하는 프로토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에요. 만약 우승하게 된다면 4:2나 4:3 정도로 이기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윤종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딱히 없어요. 원래 경기를 준비할 때도 상대방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편인데, 오히려 주변 분들이 상대방 선수를 분석해주시고, 기록이나 데이터를 말씀해주세요. 전 그런 것에 신경 쓰지 않는 편이에요.


GSTL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지만, 개인리그 결승은 처음이에요. 프로게이머 조성주에게 우승이란?

프로게이머를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도 어릴 때 누군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스타리그에서 우승하는 장면을 보고 '나도 우승을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에서 시작했죠. 평소에도 기쁠 때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데, 우승하면 정말 기쁠 것 같아요.


우승을 차지하는 순간 어떤 기분이 들 것 같아요?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GSTL 우승 당시엔 형들과 함께해서 정말 기쁘고 좋았는데, 개인리그는 처음이라 우승하고 느껴봐야 조금은 알지 않을까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탁드리겠습니다.

먼저 지금 같이 생활하는 팀원들에게 정말 고맙고, 비록 지금은 함께하지 않지만, 같이 생활했던 전 프라임 소속 형들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고, 가족들에게도 고마워요.

그리고 첫 개인리그 결승인데 많은 분이 현장에 오셔서 응원해주시면 그에 맞는 경기력으로 보답해드리겠습니다. 자세한 소감은 8월 10일 우승 이후 인터뷰에서 다 쏟아낼게요(웃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