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0일, 드디어 대망의 스타리그 결승전이 열립니다. 오랜만에 돌아온 스타리그! 쟁쟁한 32명의 선수 중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살아남은 단 두 명의 선수만 정상에 올랐습니다. 바로 정윤종 선수와 조성주 선수입니다.

정윤종은 최정상급 프로토스중 한 명이지만, 이번 시즌 그렇게 절대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습니다. 16강에서는 3자 재경기를 통해 어렵게 8강에 올랐고, 4강 진출을 놓고 김영진과 겨룰 때에도 풀세트 접전을 통해 아슬아슬하게 진출했죠.

그러나 4강에서는 달랐습니다. 최고의 기세를 보였던 '폭격기' 최지성을 상대로 4:1 승리를 거두며 결승 진출을 이루어냈고, 다시 한 번 결승에서 테란을 만나게 되었으니 지금이야말로 물오른 감을 제대로 발휘할 때죠.

결과적으로 이번 시즌 정윤종이 보여온 행보를 보면, 테란 입장에서는 거의 '저승사자'급입니다. 32강에서 테란의 전승을 끊은 것도 정윤종이었고, 4강에서 네 명의 테란이 만나는 것을 막은 것도 그였습니다. 이번 결승에서 로열로더를 꿈꾸는 시즌 최연소 스타리거 조성주를 막을 수 있을까요? 지금부터 그의 각오를 한 번 들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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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가도 반납하고 우승을 향해! SKT 정윤종 인터뷰




지난 스타리그에 이어서 이번 시즌에도 결승에 오른 소감은 어때요?

사실 이번에는 그렇게 자신 있는 대회는 아니었어요. 맞붙는 상대를 한 명씩 이기다 보니 결승까지 올랐네요. 저번 스타리그 결승과 달리 다른 분들도 제가 결승까지 올라갈 것이라곤 생각 못하셨을 겁니다. 저 자신도 결승에 올라가서 놀랐을 정도니까요. 이렇게 기회가 왔으니 꼭 잡아야 하겠죠?


16강에서 3자 재경기를 통해 어렵게 8강에 올랐죠. 팀원인 정명훈과의 대결을 피할 수 없었는데 이때의 심정은?

명훈이 형 경기만 남았었을 때 저는 경기만 잘하면 됐지만, 명훈이 형은 저를 이겨도 탈락하는 상황이었어요. 져도 욕먹고 이겨도 욕먹는 상황이 나오니까 명훈이 형의 입장에서는 좋지 않았죠. 팀킬을 중요한 경기에서 하니까 정말 안 좋더군요. 우리 팀이 유독 팀킬이 잦긴 해요. 이겨도 그렇게 기쁘지 않았어요.


이번 시즌에서 가장 위기의 순간이 있었다면?

아무래도 김영진과 치렀던 8강전이 제일 위기였다고 생각해요. 마지막 5경기에서 테란의 멀티를 봤는데 그 이후의 대처가 좋지 못했어요. 마지막 공격은 정말 운 좋게 뚫은 거에요. 자칫 못 뚫을 수도 있었고요. 그 공격이 실패했다면 이 자리에 없었을 수도…(웃음)


그간 테란전에서 자신 있는 모습을 보였는데 결승 상대로 테란을 만났어요. 지금도 자신 있나요?

확실히 제가 생각해도 저그전이나 프로토스전보다는 테란전을 잘하는 것 같아요. 그래도 솔직히 테란이 세긴 세요(웃음). 연습할 때 정말 많이 져요. 그래도 막상 대회에서는 다른 종족전보다 테란전이 확실히 잘 되는 것 같네요.


지금 팀은 휴가 기간인데 휴가를 반납하고 연습 중인 상황이 아쉽지는 않나요?

시즌 끝나기 전부터 많이 지쳐있었어요. 프로리그가 1년 단위로 하다 보니 연습 일정도 빡빡하고 휴식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이번에 아예 확실히 쉬려고 마음을 먹었죠. 휴가 기간에는 게임을 아예 하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이상하게 스타리그에서 계속 올라가는 거예요(웃음). 마음이 편하니까 오히려 좋은 성적이 나왔던 것 같아요. 부담이 없으니까 그런 것 같네요.

저는 프로게이머잖아요. 성적이 좋으면 당연히 제게도 좋은 일이죠. 다만 휴가를 반납해야 하는 상황이 저 뿐만이 아닌 연습을 도와주는 팀원들에게까지 같이 영향을 미치니까 그 점이 좀 불편해요. 피해를 주는 것 같기도 하고 미안한 마음이 크네요.


결승 상대인 조성주 선수는 어떤 선수라고 생각하시나요?

확실히 겁이 없는 것 같아요(웃음). (이)신형이랑 했던 4강전을 보니 하고 싶은 것을 다 하시더라고요. 요새 탄력을 받아서 그런지 기세가 확실히 있어요.


이번 시즌 우승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예상 스코어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조성주 선수가 잘하긴 하지만, 그래도 '테란'이죠(웃음). 제가 지금까지 테란만 이기고 올라와서 그런지 자신감은 있어요.

다만 그 외에 다른 부분들이 좋지는 않아요. 빌드도 많이 노출되었고, 맵도 프로토스에 좋지 않은게 좀 걸리네요. 제가 우승한다면 아마 4:1이나 4:2로 이기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조성주 선수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금까지는 좀 기세로 이기신 것 같지만, 결승전에서는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하고 싶네요.


프로게이머 정윤종에게 우승이란?

골든 마우스를 받기 위한 과정? 요새 금 값이 많이 올랐어요. 비싸더라고요. 꼭 타고 싶어요(웃음).

아무래도 프로게이머라면 1순위로 스타리그 우승을 원하는데, 3회나 우승할 수 있었다는 것은 프로게이머로서 매우 큰 자부심이 느껴질 만한 일인 것 같아요.


우승을 차지하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이번에 우승을 차지한다면 저번보다 더 기쁠 거에요. 저번에는 쉽게 결승까지 올랐지만, 이번에는 프로리그에서도 성적이 좋지 않아서 그 영향이 스타리그 연습까지 미쳤거든요.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면 더욱 기쁠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부탁합니다.

오랜만에 큰 무대에 서게 됐습니다. 1년 전처럼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테니 팬 여러분들도 응원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고, 결승전 현장에도 많이 찾아와 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