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리를 만들어준 짐 선수에게 고마워요'

EG 한이석이 D조 1위로 8강에 진출했다. 8강에 진출한 한이석은 한국 WCS 우승자 조성주를 2:0으로 완파한 후 '스칼렛' 사샤 호스틴까지 격파하며 전승으로 기분 좋은 결과를 거뒀다. 인터뷰 내내 '비난보다는 격려를 부탁한다'고 말하던 한이석은 '이 자리를 만들어준 짐 선수에게 고맙고, 그 선수를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EG 한이석 '짐 선수에게 감사하다'



일단 8강에 올라간 소감부터 부탁한다.

일단 예상 외로 1등 올라가서 기쁘고, 이렇게 운좋게 온 만큼 더 잘해야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줘야한다고 생각하고, 그렇기 때문에 쉽게 올라가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경기 전에는 내가 떨어지면 뭐가 되나 이런 생각을 했었는데 다른 선수들도 컨디션이 안좋았던 것 같고, 그 중에서 내가 운이 좀 좋았던 것 같다.


준비할 시간은 부족하지 않았나.

내가 놀러가 있을 때 독일에 가게 됐다는 소식을 들었다(웃음). 좀 얼떨떨했는데 아는 동생이 통역을 해줘서 100% 진출이라는 얘기를 듣고 마음을 단단히 먹기로했다. 연습은 특별한 것을 하지 않고 그냥 래더 위주로 했고, (조)성주 이기면 반대쪽에서 스칼렛이 올라올 것 같았고 그렇게 되면 1등으로 올라갈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다행히 성주 상대로 2 :0으로 이겼고, 운좋게 가는 모습을 보여드려서 기뻤다.


아메리카에서는 스칼렛에게 패배했는데.

3:0으로 지긴 했지만 실력으로 졌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그 현장에서 적응을 못했고 긴장을 너무 많이 했다. 연습을 안했던 것도 있지만. 최성훈 선수가 하는 빌드가 있는데 그 빌드가 워낙 좋아서 자신있었다. 그만큼 절대 안 진다는 생각을 했고, 이번에도 지면 너무 내 자신에게 실망을 크게 할 것 같아서 단단히 마음을 먹고 했다.


첫 상대가 한국 우승자인 조성주였다. 평소에 테란전을 잘하기도 했지만 부담은 안됐나?

성주가 워낙 빌드를 좋게 먹고 들어가는 스타일이어서 빌드를 완파할 수 있다면 승리를 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한국에 있으면서 비행기를 타고 오면서도 빌드 생각을 성주전밖에 하지 않았다. 다행히 잘 먹힌 것 같고, 테란전은 5:5 싸움을 가면 자신이 있어서 뒤쳐진다고 생각 안했다. 우승자지만 별로 부담스럽진 않았다.


스칼렛과 경기할 때 일부러 초반에 찌른 것 같았다. 이유가 있나?

그것보다 원래 아메리카에서 질 때 빌드를 생각하고 있었다. 4세트에서 그걸 쓰고 2:2 운영 싸움을 하려고 했었는데, 안타깝게도 0:3으로 져서 많이 못보여드렸지만 절대 올인을 하려고 했던게 아니라 상대 맞춤으로 준비했던 것이었다. 비난은 많이 안해주셨으면 좋겠다. 나도 선수다 보니 스칼렛을 정말 이기고 싶었다.


8강에서 붙고 싶은 선수가 있다면.

1위끼리는 안 붙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조에서는 안 붙으니까 테란이나 저그전을 하고 싶은데, 다 워낙 강한 선수들이기에 누가 누구를 원한다는 건 없다. 그냥 나랑 붙게 되면 방심 안하고 좋은 경기 했으면 좋겠다.


어디까지 갈 수 있을 것 같나.

종족만 잘 만나면 결승까지 갈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프로토스를 만나면 좀 힘들 것 같다. 지금 워낙 프로토스전에 자신이 없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일단 '짐' 선수에게 고맙다. 어떻게 보면 가장 감사해야 할 것 같은 분이다. 이 자리를 밟지 못할 수도, 독일이라는 나라에 없을 수도 있었는데 그 선수가 자리를 마련해줬다. 그러니 그 선수를 생각해서라도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더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고, 그리고 커뮤니티를 보면 짐이 빠지는데 왜 한이석이 가냐는 글이 있는데 그것은 블리자드 쪽에서 이렇게 마련해줬고 형식상 6등이기 때문이었다. 다른 선수가 아니라 저라서 욕하는 것 같기도 한데(웃음) 신경은 많이 안쓰지만 그래도 비난보다는 격려 해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EG팀 스폰서인 몬스터, 하이퍼X, XMG, 타이프프래그, 아스트로, 레이저에 감사하다. 그리고 응원해주시는 팬 분들께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