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마이크 모하임 대표


블리즈컨2013 둘째 날,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마사장' 마이크 모하임과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그는 2년 만에 열리는 블리즈컨인만큼 굉장히 빼곡한 인터뷰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한국 기자들과의 인터뷰 룸에 앉은 그는 다음 주에 예정되어 있는 지스타에서 이번 블리즈컨에 출품한 모든 타이틀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단, 일정이 너무 빠듯한 관계로 각 작품들의 한글 버전을 선보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블리즈컨 행사와 블리자드 타이틀에 관한 질문은 물론, 최근 한국에서의 규제 움직임으로 인해 블리자드가 어떤 영향을 받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질문공세가 이어졌다. 약 40분 남짓한 다소 짧은 인터뷰였지만, 마이크 모하임은 블리자드의 타이틀과 e스포츠, 한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게임산업 규제 움직임 등에 대해 폭넓게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기존 세계관과 IP를 활용한 타이틀이 대부분인데, 완전히 새로운 세계관으로 신작을 개발할 계획이 있는가

= 현재 여러 가지를 검토 중이며, 다양한 신작을 개발 중이긴 하지만 이 자리에서 공개할만한 단계에 있는 것은 없다. 새로운 프랜차이즈를 열 계획은 당분간 없으며, 다만 완전히 새로운 프랜차이즈는 아니더라도 신작은 꾸준히 선보이려고 계획하고 있다.


지난 해를 넘기고 2년 만에 열리는 블리즈컨인데, 소감을 듣고 싶다.

= 2년 만에 열리게 된 블리즈컨, 정말 기쁘다는 말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 특히, 어제 열린 WCS에서 이제동과 백동준의 경기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이제동 선수가 우승을 차지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많은 유저들이 블리자드의 타이틀에 좋은 평을 내려주시는 것에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린다. 지금 이 시간에 하스스톤 인비테이셔널이 진행 중인데, 홀을 꽉 메울 정도로 사람들이 모여있더라. 그밖에 WoW의 새로운 확장팩,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디아블로3의 확장팩 등 무엇 하나를 선택하기 어려울만큼 모든 타이틀에 많은 애정을 갖고 있다.


하스스톤으로 거둔 성과에 대해 내부에서는 어떻게 생각하며, 향후에도 이와 같은 소규모 프로젝트를 계속 시도할 의향이 있는가

= 하스스톤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할 수 있다. 하스스톤과 같은 소규모 개발조직은 앞으로도 계속 운영하고자 한다.


모바일 게임에 관해 어떤 전략을 구상하고 있나.

= 하스스톤을 시작으로 모바일 시장에도 본격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 아무래도 모바일에 접근하는 첫 시도이다 보니 모바일 시장과 관련한 수요들을 채워줄 인프라를 갖추는 것이 우선적인 목표다. 향후 시장에서의 반응을 꾸준히 지켜보자는 생각이다.


e스포츠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의 역량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 어떤 한 선수만을 찍어서 제일 좋아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개인적으로 테란을 즐겨 플레이하다보니 테란 선수들의 경기를 관심있게 보는 편이다. 이번 스타크래프트2 경기에서도 정말 볼만한 것이 많았다.


WCS가 보다 세계적인 대회가 되려면 팀 단위 대회에 대한 부분도 고려해봐야 하지 않을까. 이를테면 월드컵처럼 특정 지역 및 국가를 대표하는 팀들 간의 경기 말이다.

= WCS는 1:1 개인 랭킹을 따지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누가 최고의 자리에 오를 것인가를 판가름하는 대회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팀 전에 대한 실마리가 없는 상태다.

단, 글로벌 토너먼트이니만큼 지금보다 더 많은 선수들이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한다. 내년에도 역시 WCS를 열 것이며, 다음 WCS가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고려하는 중이다.


최근 한국에서는 게임산업을 강력하게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글로벌 게임기업 중 하나를 이끄는 수장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 한국 정부는 게임을 지원할 것인지, 악영향을 끼치는 요소로 규정할 것인지를 확실하게 선택해야 할 것이다.

해외게임사를 경영하고 있는 입장에서 말하자면, 한국은 사업을 진행하기 매우 까다로운 시장이다. 그나마 해외게임사에게는 한국 시장 외에도 선택권이 있지만, 한국의 게임사들은 마땅한 선택권이 없기 때문에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서는 매우 유감이다.

게임 중독의 문제는 어디까지나 개인의 책임에 달린 문제라고 생각한다. 또한, 게임에는 커뮤니티나 소셜 기능과 같이 긍정적인 기능도 충분히 많다. 서로 다른 세대가 함께 공감할 수 있도록 해주는 순기능이 분명 존재하는데, 덮어놓고 그것을 악이라고 규정하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

좀 더 강조하자면, 게임 플레이를 무조건 악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개개인이 스스로에게 책임감을 갖고 행동해야한다'는 것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생각한다. 지금과 같은 제도적인 접근은 수출이라든가 국내에서의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어느 쪽이든 보다 확실한 결정을 내려야할 것이다.


미국에서는 총기 관련 사건 등을 게임과 연관짓는 일도 있었다. 당시 어떤 식으로 대처했는지, 만약 한국의 게임업계가 대응책을 마련한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의견을 듣고 싶다

= 미국에서는 게이머들 자체가 게임산업을 변호하는 움직임이 많은 편이다. 또한, E3를 주최하는 ESA(Entertainment Software Association)와 같이 게임산업을 대변하는 전문단체들이 나서 이와 같은 일에 대처하고 있다. 액티비전 블리자드 역시 ESA의 회원사로 가입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