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도전해보지 못한 사람들은 아무것도 못 한다."-지그 지글러

도전이라는 단어에는 양면성이 있다. 내가 하고 싶은 무언가를 하기 위해 떠난다는 긍정적인 의미와 지금까지는 경험하지 못했던 곳을 가기 때문에, 모른다는 두려움이다. 그래서 항상 도전이라는 단어는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마력을 지닌다.

게임업계에서도 이런 일은 많다. 지금까지 만든 게임과는 다른 장르를 도전한다든지, 혹은 그래픽 디자이너를 하다가 PD로 전향한다든지 등 다양한 상황이 일어난다. 이번에 만난 4:33 박재홍 몬스터 샷 총괄 PD도 예전엔 그래픽 디자이너였고, 피처폰 세대라면 잊지 못할 게임 '에픽 크로니클'과 '에픽하츠'등 RPG장르를 만들던 사람이었다.

RPG장르에 이름을 알렸던 그가 이번엔 튕겨서 쏘아 적을 맞추어 물리치는 '슬링 샷' 시스템을 더한 '몬스터 샷'이라는 게임으로 새로운 장르에 도전한다. 아무래도 10년 가까이 RPG를 만들어 왔고, 많은 유저들에게 찬사를 들었던 펀터스퀘어(FUNTER SQUARE)였기에 몬스터샷이라는 게임이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되었다. 이에 4:33 본사를 찾아가 '몬스터 샷' 박재홍 총괄 PD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4:33 박재홍 몬스터 샷 총괄 PD


Q. 학생시절에 즐겼던 '에픽하츠'와 '에픽 크로니클'을 만든 게임 개발자를 직접 만나니 기분이 좀 묘하다. 소개좀 부탁한다.

"만나서 반갑다. 몬스터 샷 총괄을 한 박재홍이라고 한다. 펀터스퀘어(FUNTER SQUARE)에는 10년 가까이 몸담았고, 그동안 '에픽 크로니클', '에픽 하츠', '히어로 리그' 등 RPG 장르를 많이 만들었다. 이전에는 주로 그래픽 쪽 업무를 담당했는데, 2년 전부터 기획팀으로 옮긴 이후 PD직을 맡고 있다."

Q. 그래픽 부서에서 기획부서로 옮겼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번 몬스터 샷을 만들면서 느낀 점은 없나?

"아무래도 과거에 만든 작품들이 유저들에게서 호평을 들었던 만큼, 어떻게 하면 몬스터 샷이 유저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 과거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할 때도, 액션이나 타격 쪽 파트에서 많은 작업을 했고 덕분에 몬스터 샷을 개발할 때도 도움이 되었다. 유저들이 게임을 즐길 때 느끼는 손맛? 이 부분을 가장 중심에 두었다."



Q. 쏘고 튕기는 슬링 샷 시스템을 도입했다. 앞서 말했던 '손맛' 부분이 가장 중요해질 수 밖에 없다. 만들면서 힘든점은 없었나?

"일단 몬스터 샷을 만들기 전 기획 단계에서 많은 논의가 오갔다. 물론, 처음부터 슬링샷을 도입하자는 이야기가 오갔던 것은 아니고, 다양한 게임 기획 중에 알까기의 전투를 RPG에 녹여 보자는 의견이 가장 좋았기에 선택하게 되었던 부분이다.

알까기는 튕기고, 맞출 때의 재미를 가장 극대화 해야 한다. 사실 우리가 지금까지 게임을 만들 때에는 자체엔진을 사용했었는데, 이번 몬스터 샷은 유니티를 기반으로 만들었다. 튕기고 맞추는 부분은 결국 물리 엔진에 달린 부분인데, 유니티를 사용하면서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다.

아케이드의 재미를 살리려면 너무 리얼해서도 안되고, 그렇다고 해서 너무 가상적인 부분을 더해도 안된다. 거기다가 유니티는 2D보다는 3D쪽에 더욱 유리한 엔진이다 보니, 3D로 살릴지, 2D로 살릴지도 고민했다. 결국에는 감성적인 배경에 재미있는 캐릭터를 내새우는 데에는 2D가 더욱 유리하다고 생각해 2D를 택했다. 물리적인 부분도 마찬가지, 영 맛이 안 나는 부분이 있어서 팀 내에서 자체적으로 세팅한 엔진을 썼다."

Q. 몬스터 샷만의 독특한 부분, 혹은 차별화되는 부분이 있나?

"슈터 시스템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몬스터의 등급도 매우 중요하겠지만, 몬스터 샷에서 몬스터를 쏘아 올릴 때 사용되게 되는 슈터 부분에 차별화를 두어 유저들의 선택 폭을 넓혔다. 출시 때에는 2가지 종류밖에 없지만 점차 늘릴 예정이고, 어떤 슈터에 몬스터를 올려 슛을 하냐에 따라 전략도 달라진다.

최근 대부분의 모바일 RPG가 합성후 랜덤으로 등급이 상승하는 형태를 많이 이루고 있다. 이런 방식은 우리 몬스터 샷팀이 원하는 방향이 아니다. 어떤 몬스터를 가지더라도 유저들이 그 몬스터에 애정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드는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싱글플레이 때부터, 유저들은 몬스터 샷에 존재하는 다섯 가지 속성의 몬스터를 한 번씩 플레이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 플레이를 한 뒤 유저들은 자신한테 어떤 속성이 맞는지 판단하게 되고, 이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주요속성을 선택하는 데 도움을 주게된다.

우리는 유저들이 몬스터를 하나하나 사랑해주길 바란다. 포켓몬스터의 지우도 피카츄를 지금까지 데리고 다니지 않나. 몬스터샷을 즐기는 유저들이 피카츄처럼, 자신만의 애정 있는 몬스터를 선택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Q. 싱글 플레이 말고도 다른 요소가 많을 것 같은데?

"스페셜 던전이라고 불리는 요일 던전이 있다. 출시 때에는 바로 오픈 하지 않지만, 일요일에서 토요일까지 매일 매일 다른 속성의 몬스터가 등장하는 던전이다. 특수한 주기에는 어려운 과제를 요구하는 던전으로 바뀌며, 이 던전을 통해서만 획득 할 수 있는 몬스터도 따로 존재한다. 그렇다고 해서 싱글 플레이 던전에서 획득할 수 있는 보상을 스페셜 던전에서 획득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속성도 불, 물, 땅, 빛, 어둠까지 총 5가지 속성이 존재한다. '새로운 상성을 제공할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최대한 유저들이 쉽고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익숙한 시스템으로 진행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다. 뿐만 아니라, 각 몬스터 타입별로 공격 스킬이 다르다.

우리 몬스터 샷은 동기화 PVP를 지원한다. 지금까지 등장한 대부분의 RPG는 비동기화, 즉 유저의 데이터를 분석한 AI를 통한 방식을 지원했지만, 우리 몬스터 샷은 직접 유저들과 진짜 대전을 즐길 수 있는 동기화 PVP를 지원할 예정이다."

Q. 모바일 환경에서 동기화 방식을 지원하는 경우는 드물다. 왜 이런 방식을 선택했는지?

"활 등 4:33의 많은 게임이 그동안 우리가 동기화방식으로 지원하고 있었던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비동기화 전투는 유저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전략이라는 부분에서 조금 뒤떨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도 있었고. 알까기의 재미는 아무래도 진짜 유저와 대전했을 때 벌어지는 무궁무진한 전략과 전술에 있다고 생각한다.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를 때, 진짜 PVP가 시작된다는 믿음도 있었다.

대전 로비에 입장하면, 자신의 전적에 맞게 매칭되고, 그 안에서 PVP용 아이템 세팅도 가능하다. 물론 알까기에서는 선공이 조금 더 유리하다. 이 부분을 염려해 두어, 패널티를 조금 줘 밸런스를 맞출 예정에 있다."

아무래도 활의 예를 많이 들 수밖에 없다. 활은 실시간으로 유저들과 PVP를 진행하는 게임인데, 실시간이다 보니 처음부터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긴 시간 동안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동기화. 실시간이라는 부분이 컸다.

운칠기삼. 운이 7이고 기세가 3이란 단어처럼, 상성도 중요하고, 자신만의 파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각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재미를 주고 싶었다. 예측할 수 없는 그 재미. 거기다가 당겼다 쏜다는 손맛까지 더한다면 유저들이 좋아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Q. 우리나라 유저들은 콘텐츠 소모속도가 매우 빠르다. 요즘 들어 운영과 업데이트 면에서도 유저들은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이다. 몬스터 샷의 업데이트 계획이 궁금하다.

"일단 타깃부터 설명하자면, 우리는 현존하는 미드코어 RPG를 이용하는 유저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룰자체가 당구나 핀볼 같은 직관성이 있는 게임이다 보니, 미드코어 유저 뿐만아니라 라이트 유저들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부분도 포함 시켰다.

모든 이들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 그런 느낌 있지 않나. 가볍게 즐길 수 있으면서도 파고들 만한 구석이 많은? 그런 게임을 만들고 싶기도 했고. 그래서 최대한 직관적인 UI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그렇다면 이들이 모두 만족 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를 기획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기본적인 시스템인 싱글 플레이는 반복이지만, 매일 바뀌는 스페셜던전과, PVP도 알까기뿐만 아니라 다른 맛을 첨가한 형태를 더할 예정이다. 최소 한달에 1회이상은 업데이트를 할 예정에 있다. 그렇다고 해서 1달에 한 번만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기회가 생기고, 좋은 아이디어, 그리고 유저들의 고급 피드백이 있다면 언제든지 변화할 것이다.

길드시스템도 출시 후 업데이트할 예정이고, PVP관련된 유저들의 서바이벌 모드, 그리고 자신의 한계를 도전할 수 있는 무한의 탑 같은 콘텐츠도 더할거다. 굵직굵직한 업데이트를 통해 유저들의 갈증을 풀어주고, 자그마한 이벤트를 통해 유저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예정이니 기대 부탁한다."

Q. 이야기를 지금까지 들어보니, 게임을 만들면서 고민을 많이 한 것 같다.

"진짜 이 생각 밖에 안 났다. '열심히 해야지!'라는 생각. 가장 크게 느낀 건, 열심히 만든 게임을 만난 유저들이 우리 게임을 사랑해 주지 않으면 어떡할지에 대한 걱정이었다. 개발도 원안으로부터 10개월이나 걸렸고, 아이디어 도출까지 2개월, 그 이후는 개발삼매경이었다.

슬링 샷을 이용했기 때문에, 혹시나 유사하진 않을까? 하는 고민도 있었다. 해답은 결국 유저들이 느낄 '재미'에 있다고 판단했다. 거기다 또 꼬리가 생기더라. 그럼 재미는 어디서? 당연히 쏘니까 타격감에 있겠다 싶었다. 타격감에서 재미를 주지 못하면, 오히려 우리 게임의 기반이 무너질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중간에 고비가 계속 생겼다. 지금 게임을 조금 덜 완성하더라도 내보내야 할까? 그런 고민? 그러다 보니 자꾸 다듬는 시간이 길어졌다. 아무래도 완성도 높은 게임을 보여줘야 더욱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압박감도 생겼다.

최대한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시간 동안 모자란 부분을 채워넣기 위해 개발기간을 자꾸 늘렸다. 원래는 7월에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었지만, 약 4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나 유저들에게 선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Q.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신입 PD이기에, 남들이 가지고 있는 그런 큰 포부는 없다. 그저 유저들이 우리 게임을 통해 재미를 알고, 그 재미를 통해 즐거워졌으면 하는 마음 뿐이다. 오랜 기간 개발했고, 많은 고비를 겪었을 뿐더러, 신입 PD의 첫번째 자식인 우리 '몬스터 샷'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매출목표는 얼마냐, 얼마를 목표로 하냐, 이런 부분은 상상이 안 된다. 그저 '재미'만 생각하고 싶었고, 덕분에 지금까지 막무가내로 달릴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우리 새끼 '몬스터 샷'. 무럭무럭 성장할 수 있게 유저들이 양분을 많이 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