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명: 제노니아 5

제작사: 게임빌

장르: RPG

추천이유 : 정통

총 평점 ★★★☆(★: 1점, ☆: 0.5점)

모바일 RPG의 역사, 하지만 새로운 시대에 발맞출 필요도 있다



어느덧 모바일게임만 즐긴지도 10년이 훌쩍 넘어버렸습니다. 2000년대의 피처폰부터 지금의 스마트폰까지, 돌이켜보면 전 굉장히 많은 모바일게임과 함께 학창시절을 보냈더군요. 부모님이 통신비를 대신 결제해주던 나이였기에 게임의 가격만큼 통화량과 문자를 줄여가며 게임을 구매할 만큼 열정적인 게이머였습니다. 그 좁은 키패드에서 패드의 번호와 엄지손가락 지문이 닳아 사라질 정도로 방향키와 OK버튼 대신 2,4,5,6,8번을 눌러가며 플레이했던 그 때가 없었다면 지금 이렇게 리뷰를 쓰는 자리에 있지 못했을겁니다.

지금처럼 모든 것이 편해진 시대에 새삼 그 시절이 그립다는 건 아니지만, 그때 부모님 눈치보며 이불 속에서 밤새도록 플레이하던 열정이 많이 사라진 것은 아쉽습니다. 오히려 어렵게 받은 게임인만큼 더욱 애지중지 오랜 시간 플레이하던 그 때에 비하면, 지금은 게임을 실행하는 것도, 그만두는 것도 너무 간단해져버려 그때 그 열정이 쉽게 생기지 못하는 듯 합니다. 물론, 제가 그때보다 훨씬 커버린 탓도 있겠지요.

그래도, 그때 그 시절부터 지금까지 시리즈로 주욱 이어오며 저와 함께 커온 몇몇 게임들은 참 반갑습니다. 이런 게임들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바로 다운로드합니다. 지금 쓰려는 이 게임 역시 그 중 하나입니다. 네. 바로 게임빌의 대표 RPG인 '제노니아' 의 다섯번째 시리즈, '제노니아 5' 입니다.

피처폰 버전인 '제노니아 1, 2' 부터 모바일 RPG답지않은 깔끔한 구성과 그래픽 그리고 액션성을 인정받은 시리즈인만큼, 이번 최신작 '제노니아 5' 역시 글로벌 앱스토어 1위를 기록하며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iOS버전이 안드로이드버전에 비해 늦게 출시되었음에도 애플 앱스토어의 순위권에 바로 진입할 정도죠.

과연 제노니아 시리즈의 특징들이 잘 녹아있는지, 저처럼 추억을 간직한 제노니아 고전팬들과, 신규 유저들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을지 한 번 살펴보도록 합시다.






5년의 역사, 5개의 시리즈를 거쳐온 정통 RPG '제노니아' 를 시작해보자!

미리 말씀드리지만, 모든 캐릭터는 죄다 남성입니다. 기본적으로 버서커(광전사), 팔라딘(성기사), 메카닉(총잡이...), 기공사(마법사)의 4가지 직업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비록 남성이지만, 각각의 캐릭터는 3가지의 피부색, 머리스타일 중 원하는 코스튬으로 설정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모바일 할 것 없이 온갖 RPG를 섭렵하며 배웠던 'RPG를 하려면 법사를 하라' 는 교훈을 뼈마디 깊숙히 새겨온 기자는 기공사를 선택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RPG가 그러하듯, 초반은 역시 빈민촌 비슷한 초보마을에서 시작합니다. 몬스터의 침략에 맞서 용사로 거듭난 주인공을 플레이하며 마을 사람들의 퀘스트를 수행하고 몬스터를 잡으면 됩니다. 퀘스트 수행시 수행 지역과 완료 지점을 월드맵에서 다 알려주기 때문에 무작정 찾아가지 않아도 되죠. 마을과 마을 사이마다 포탈도 있고, 귀환 스크롤도 있기 때문에 멀리 갔다 하더라도 걱정 없습니다.

사냥은 조금 어렵습니다. 조작법이 간단하지 않고 적들의 난이도가 제법 있는 편입니다.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차디찬 바닥에 누워있는 캐릭터를 보게 됩니다. 따라다니는 '요정' 이 전투 중간중간 버프를 걸어주지만 많이 어려운건 사실입니다. 좀 더 좋은 버프를 원한다면 요정에게 '스킬석' 을 추출하면 됩니다. 요정은 캐릭터와 함께 성장하며 스킬석 게이지가 서서히 찹니다. 이 게이지가 모두 차면 랜덤 속성의 스킬석을 받을 수 있죠. 직업에 따라, 입맛에 따라 각 스킬석을 적절히 활용해 버프를 챙겨받으면 그래도 난이도가 조금은 감소할겁니다.

너무 어려워서 전투에서 패배했다고요? 부활해야겠지요. 부활시 경험치와 돈, 장비의 내구도를 일정 부분 잃습니다. 물론, 유료 아이템이 있다면 힘세고 강하게 일어날 수 있습니다. 잦은 패배로 장비 수리비가 없다면 획득한 아이템 조합서로 장비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몬스터가 드랍하는 재료들이 이에 이용되니 보이는 족족 모아주셔야 합니다. 장비 강화와 더불어 '진화' 라는, 캐릭터와 함께 장비가 성장하는 시스템이 있어 한 장비를 오래 쓰며 교체횟수를 줄여 돈을 아끼는 방법도 있습니다. 무기는 교체할 때마다 형상이 바뀌지만, 방어구는 코스튬이 변하지 않은 점은 조금 아쉽지만, 이해합시다.

이렇게 가난과 난이도 등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레벨업을 하게되면 능력치 3 포인트를 받게 되고, 이를 직업과 입맛에 맞게 올려주면 됩니다. 1포인트씩 주는 스킬도 액티브/ 패시브 중 원하는 것을 찍으며 내 취향에 맞는 캐릭터로 성장시키면 됩니다. 기본 능력치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유저들이라면 캐쉬 '젠' 을 이용해 스킬 및 능력치 포인트를 추가로 얻을 수 있습니다. 스킬의 활용도가 높고 능력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지갑에 여유만 있다면 정말 강한 나만의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습니다!

▲ 토끼귀를 선택할 수 있다는 이유로 기공사를 고른 이유도 있다

▲ 원하는 대로 능력치를 올리자




깔끔한 그래픽이지만 타격감은 일품! 사냥과 퀘스트외에도 할 게 많다!

제노니아 시리즈의 특징을 꼽자면 단연 그래픽과 액션성입니다. 화면 안을 꽉 채운 듯한 구성에도 불구하고 깔끔한 느낌의 디자인은 장시간 플레이해도 눈에 피로가 가지 않습니다. 총 다섯 개라는 결코 적지 않은 수의 시리즈를 거치면서 큰 변동이 있었을 법도 하지만 1부터 지금까지 쭉 통일성 있는 컨셉을 고집한 결과, 확실히 '제노니아' 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점이 크게 매력적입니다.

정통 모바일 RPG중 액션만큼은 단연 '제노니아' 시리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항상 그래왔고, 이번 '제노니아 5' 에서도 한층 업그레이드 된 액션성으로 강렬한 전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기자가 플레이 했던 캐릭터가 원거리에서 공격하는 기공사임에도 시원하게 터지는 평타 콤보와 크리티컬 공격시 화면이 흔들리고 줌 인(Zoom-in)되는 연출로 타격감도 훌륭했습니다. 무기가 총이라면 총의 반동과 같은 가벼운 흔들림으로, 검이라면 묵직한 무게감으로 캐릭터마다 개성있는 액션을 펼치니 어떤 직업을 선택하든 제노니아의 액션감을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스토리 완료 후 '헬모드' 라는 고난도 모드가 제공되는 것도 제노니아 등 피처폰부터 시작한 시리즈에서 볼 수 있는 형식입니다. 용량이 작을 수 밖에 없었던 피처폰 시절에 성행했던 방식인 '하드모드' 및 '헬모드' 는 같은 스토리와 같은 맵이지만 제법 높은 난이도로 플레이하는 모드입니다. 디아블로 시리즈를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그것처럼 하위 단계를 깨야지 더 높은 난이도의 모드로 플레이할 수 있는 형식입니다. 이는 최종보스를 물리친 후 성장할 방법이 없는 고레벨 유저들을 위한 콘텐츠로, 게임을 더욱 오래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해주는 고마운 모드입니다. 조금 지루하긴 하겠지만요...

전작들도 스마트폰으로 재탄생되었지만, 정확히는 2011년 출시되었던 제노니아 4부터 스마트폰 게임이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이 가진 네트워크를 활용한 콘텐츠인 네트워크 대전 및 던전도 이때부터 마련되었는데요. '제노니아 5' 에서도 PVP 콘텐츠 및 일일 던전을 즐길 수 있습니다. 또한, 다른 유저들과 함께 하는 레이드 콘텐츠도 추가될 예정입니다. 아무리 월드 맵이 방대하고 액션성이 좋고 스토리를 즐긴들 반복적으로 사냥하는 것은 지루할 수 밖에 없기에 이러한 콘텐츠들의 추가는 굉장히 환영할만한 일입니다.

▲ 크리티컬 공격시 데미지 텍스트 출력이 시원시원하다

▲ 스킬로 공격해도 액션성이 가득!




정통 RPG이지만, 미래의 RPG가 되기에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

아무래도 오랫동안 이어져온 시리즈물이다보니 조작방법을 바꾸기는 쉽지 않았을 겁니다. 최근의 모바일 RPG에는 여러 획기적인 시도의 조작방식이 고안되고 있지만 '제노니아 5' 에서는 여전히 방향키와 공격 버튼, 스킬 버튼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스마트폰에서는 화면에 붙어있는, 이른바 가상 키패드로 조작을 해야 합니다. 왼쪽에는 가상 이동패드, 오른쪽에는 공격버튼및 스킬과 아이템슬롯이 배치되어 있어 스마트폰을 가로로 눕혀 양 손으로 부여잡고 조작해야합니다.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은 가능하지만, ↗↖↙↘의 방향으로 원하는대로 공격할 수 없고 자동적으로 타겟을 잡는 형태라 정확히 공격하기에는 살짝 고난도의 컨트롤이 필요합니다. 이런 고전적이다 싶을 정도의 조작 방법은 기존의 제노니아 팬들이라면 익숙하지만, 최근의 트렌드를 따르는 유저들이라면 불편할겁니다. 그러나 보통정도의 게임실력만 갖춘 유저라면, 조금만 플레이해보면 쉽게 컨트롤에 익숙해질테니 큰 걱정은 하지 마세요.

하지만 아무리 게임실력이 좋고, 컨트롤이 발군이더라도 넘을 수 없는 벽이 존재합니다. 앞서 설명드렸다시피 능력치와 스킬 포인트를 캐쉬를 이용해 추가로 얻을 수 있어, 과금 유저와 무과금 유저의 차이가 꽤 심합니다. 혼자 게임을 즐기는데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지만, PVP 및 레이드 등에 참여하고자 한다면 그 차이가 상당히 장애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웰메이드라고 평가할만한 게임을 무료로 배포해준건 참 박수를 쳐 드리고 싶습니다만, 인앱결제의 정책은 조금 아쉽습니다. 능력치, 공격력 증가 특수 아이템과 같은 것은 유료로 결제해야 하는데, 이런 것들이 게임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합니다. 특히 제노니아에서는 거의 필수로 마련해야하는 '가방' 역시 너무 높은 가격을 책정해놓아 좋은 장비를 획득해도 가방에 담지 못하는 불상사도 종종 일어납니다.

▲ 더 큰 가방이 절실해요....


▲ 죽는 것도 서러운데 지갑을 열지 않으면 손해가 너무 심하다





전 시리즈작들에 비해 확 달라진 세계관을 보이는 '제노니아 5' 이지만, 그래픽부터 게임 설정, 액션성까지 모든 것이 참 '제노니아' 스럽습니다. 2008년의 '제노니아 1' 부터 2013년의 '제노니아 5' 까지 오랜 시간, 거듭된 시리즈에도 불구하고 이토록 일관성있는 컨셉을 유지하고 있는 점이 올드팬인 저에게는 참 마음에 드는 부분입니다. 제노니아를 모르는 신규 유저들도 조금만 익숙해진다면 크게 무겁지 않게 플레이할 수 있는 직관적인 게임방식이니, 플레이해보며 고전적인 모바일 RPG를 느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