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명 : 에브리타운 for kakao

제작사 : 피버스튜디오

서비스 : Wemade - weme

장르 : SNG

총 평점 ★★★★(★: 1점, ☆: 0.5점)




☞ [한국 애플 앱스토어] '에브리타운 for kakao' 다운로드 바로가기
☞ [구글플레이] '에브리타운 for kakao' 다운로드 바로가기









이높이 솟아오른 빌딩의 숲, 틈도 없이 꽉꽉 막혀 있는 도로, 잦은 지연과 정차로 허덕이는 지하철, 말 없는 사람들, 바쁜 사람들 그리고 지친 사람들.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의 모습입니다.

솔직히 아직 젊기에 시골보다는 도시가, 자연보다는 사람이 좋지만, 그래도 가끔은 전원생활은 어떨까 상상정도는 해봅니다. 꽃밭에는 꽃심고, 큰 나무에 그네 하나 걸어두고 새들의 지저귐 배경음으로 깔아두고 낭만 소설 몇 권 독파하는 여유로운 일상이 가끔은 탐이 납니다. 문학과 영화 그리고 게임 등 다양한 작품에서 '행복한 전원생활' 이 자주 소재로 쓰이는 걸 보니, 이런 공상을 하는 건 비단 저 뿐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행복한 전원생활이 가득한 게임은 무엇일까요? 바로 소셜네트워크게임, SNG입니다.





슬로 푸드(Slow Food)라는 것이 있죠. 패스트 푸드의 자극적인 입맛에 길들여져버린 사람들을 위해, 좀 더 몸에 좋은 재료와 정성을 가득 쏟아 한층 더 깊이 있는 맛을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음식입니다. 치킨이나 피자, 햄버거의 강한 맛에 비할 데는 아니지만 꾸준히, 오래 즐길 수 있는 깊고 은은한 맛이 일품입니다.

게임도 비슷합니다. 단기간에 재미볼 수 있는 자극적인 게임들만 있는 게 아닙니다. 정말 하드코어한 게이머들이 보기에는 '이런 것이 정녕 게임이란 말인가?' 할 정도의 '느린 게임' 이 있습니다. '에브리타운 for kakao' 와 같은 SNG가 이런 느린 게임의 한 종류입니다. 초기 게임이 시작되는 조그마한 마을을 천천히 조금씩 가꿔나가며 자신만의 넓고 아름다운 마을로 발전시키는 SNG는 충격적이고 자극적인 재미는 없지만 길고 은근한 재미가 있습니다.

고로 SNG는 천천히, 꾸준히 즐겨줘야 제 맛입니다.

좀 더 빠른 성장을 위해 효율을 따져가며 전략을 세우는 플레이는 SNG의 본질을 다 맛보지 못하는 방식이지요. 여유롭게 즐기라고 만든 소셜 게임에 '여유' 를 스스로 빼버리는 행위입니다. 그런 이유로 SNG는 다른 게임과 다르게 공략이랄 게 없기도 합니다.

느림의 미학을 미처 깨닫지 못한다면 'SNG는 심심해요. 반복적인데다가 느리고, 지루하기만 해요' 라고 오해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SNG에 내려진 낮은 평가에 당황했는지, SNG라면서 막상 뜯어보면 별로 상관없는 콘텐츠로 마구 덮어버려져 있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SNG의 네트워크성을 따와 소셜+RPG, 소셜+액션 등 새로운 장르도 많이 나오고 있지만, 이런 장르들은 아무래도 SNG에서 의미하는 '소셜' 의 기능이 많이 축소된 모습입니다. '소셜=친구' 라는 일반적인 공식이 적용되는 겁니다. SNG에서의 '소셜' 은 그보다 훨씬 고차원적이죠.

지금까지 말씀드렸던게 꼭 공식적인 건 아닙니다. 하지만 위 설명에 어긋난 게임이라면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정통 SNG'로서 인정하긴 힘들더군요. 이처럼 상당히 주관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제가 '에브리타운 for kakao' 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이름부터 SNG에 필요한 모든 것이 들어있습니다. Every, Town, for kakao.






Every,

SNG는 무릇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서로간의 격차가 크지 않아 경쟁구도가 쉽사리 형성되지 않는, 평화로운 게임이어야 합니다. 각 유저간의 차이가 커지게 되면 같은 게임을 즐긴다 한들 전혀 다른 성향의 집단으로 나눠질 수 밖에 없습니다. 소위 잘나가는 집단들은 으례 서로에게 도움이 될 만한 비슷한 수준의 유저들을 찾게 될 것이고, 이는 신규 유저 혹은 평범한 유저집단을 배척하는 분위기로 변모하게 됩니다. 평범한 집단들도 상위 집단에게 부정적인 생각을 가질 수 밖에 없게 되고요.

고로 '차별점' 은 SNG에서는 무의미합니다. 모두 함께 어울려 '같은 재미를 주는 게임' 을 즐길 수 있어야 하지요. 에브리타운은 그러한 점을 잘 짚은 게임입니다. 적어도 에브리타운 안에서는 '얼마나 열심히 활동하느냐' 가 소셜을 주고받을 수 있는지 없는지 판별할 수 있는 척도지, '얼마나 마을이 크고 멋있느냐' 는 주요한 소셜 판별점이 아니니까요. 두루두루 넓은 소셜망을 형성할 수 있도록 밸런스를 잘 조정해놓았습니다.




어떤 마을을 가졌더라도 에브리타운 안에서는 차별없이 모두 함께!





Town,

SNG에 빼놓을 수 없는 핵심, 바로 '마을' 입니다. 마을이 언제부터 SNG의 배경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하고있는 작업의 진척 과정이라던가, 그 결과를 시각적으로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공간이 바로 마을이라는 생각에서 착안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게임 내 모든 콘텐츠는 운영하는 공간 안에서 모두 할 수 있어야 한다" 라는 것이 SNG의 미덕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게임내 본진 밖에서 - 이를테면 던전이라던가 - 행하는 작업이 본진의 성장에도 영향을 미친다면, 그건 정통적인 SNG가 아닌, 소셜+타장르라고 여겨집니다. 물론 그런 추가 콘텐츠가 해롭다던가 재미없다는 건 아니지만 "정통 SNG" 라 명칭하기엔 거리가 멉니다. '에브리타운 for kakao' 는 위에 말한 제가 생각하는 정통 SNG의 미덕을 잘 갖췄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게임 내 작업은 오로지 마을에서만 이뤄지니까요.

그러나 엄밀히 따진다면 에브리타운이 아주 고전적인, 정통 팜류 SNG는 아닙니다. '수확과 판매' 라는 2단계보다 훨씬 복잡한 단계를 거쳐야만 마을을 운영할 수 있으니까요. 1차 생산물을 만들어내고, 그것으로 2차 생산물을 만들고 3차를 만들고...의 식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예를 들면 닭장에서 달걀을 생산해 그걸로 쿠키를 만들고, 밭에서는 땅콩을 재배해 땅콩쿠키를 최종적으로 만드는 다단계(?) 공정을 거쳐야된다는 말이죠.

청정도라는 시스템도 독특한 요소입니다. 현실에서도 환경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만큼, 게임도 예외는 아닌가봅니다. 에브리타운에서는 마을 청정도의 수치 내에 공장 및 밭 보유 수의 한계가 정해집니다. 단순히 돈만 많이 벌고 그 돈으로 다른 공장을 뽑는 것이 아니라, 환경을 위해 사회에 환원해야한다는 거지요.

청정도 시스템과 다단계 공정 시스템으로 사실 SNG중에서도 제법 어려운 축에 속하지만, 튜토리얼부터 게임 내내 계속되는 퀘스트에서 그 모든 과정을 알기 쉽게 잘 설명해놓아 초보게이머들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정말 기본적인 '수확 and 판매' 부터 반복학습으로 금방 공정의 모든 단계를 자연스레 익힐 수 있으니 아무 걱정마시고 주인공들의 과제만 충실히 수행해봅시다.



밭에서 기른 작물은 가축에게 먹여 음식 재료를 획득하는 2차 생산과정을 거친다


1차, 혹은 2차 수확물로 공장에서 수익을 많이 낼 수 있는 생산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차근차근 생산하다보면 어느새 나는 부농!


이 모든 과정이 어렵다고? 걱정말라, 퀘스트가 다 알려줄테니




클로버 아이콘인 '청정도' 는 마을의 구성에 매우 중요한 요소다. 자나깨나 환경보호





for kakao,

SNG의 약자는 Social Network Game. 즉, 소셜 네트워크라는 요소는 SNG에서 절대 빠져서는 안될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소셜이 없다면 SNG는 모두 경영 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로 분류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장르를 구분지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콘텐츠인 소셜은 바로 '친구' 라는 존재로 형성됩니다.

'카카오 게임' 들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 바로 이 '친구' 입니다. 굳이 친구들에게 이 게임이 이렇다 저렇다 설명하며 같이 게임을 하도록 끌여들이는 번거로운 방법에서 벗어나, 초대 메세지 몇 개 보내면 됩니다. 거기다 내 카카오 친구들이 이 게임을 하고 있나 없나 바로 확인할 수도 있어 한결 편하게 친구목록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친구 및 지인들 모두를 합쳐봐도 기십명에서 백명 가량 될까말까합니다. 거기다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만 추리고, 꾸준히 같이 SNG를 즐겨줄 사람들을 간추리면 그 범위는 정말 좁아집니다. 결국 우리는 다른 친구들을 찾아 떠날 수 밖에 없습니다.

고로, SNG는 실제 지인과 서로 모르는 유저들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소셜 네트워크 범위를 가져야 합니다. '에브리타운' 역시 카카오톡을 통해 친구들 모두를 게이머로 끌여들일 수도 있고 같이 즐길 수도 있지만, 서로 모르는 사람들끼리도 손쉽게 친구추가가 가능합니다.

SNG에서 '친구' 란 무슨 역할일까요? 보통은 내 마을에서 일손을 도와주고 생산물을 더욱 원활하게 수확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을 합니다. 소셜네트워크게임이라는 이름에 비해 너무 비중이 없는 듯 합니다. '에브리타운' 에서 친구의 비중은 이런 기본적인 정도에 그치지 않습니다. 친구들을 통해 얻는 '하트' 라는 화폐를 통해 오브젝트도 살 수 있고, 한결 편하게 작물을 수확하고 생산할 수 있습니다.



자주 애용했던 소셜플랫폼 '싸ㅇ월드' 를 생각나게 하는 Today 수치 및 친구목록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라도 친구관계를 맺고 방명록을 쓰며 우애를 다질 수 있다



친구와의 소셜활동을 통해 얻은 하트는 맵확장, 아이템구입 및 편리 기능에 두루 쓰인다





'에브리타운 for kakao' 는 완성도가 높은 SNG입니다. 본격적으로 파고들면 '기하 함수' 까지 나올 정도로 복잡한 게임이지만, 마을을 예쁘게 조성하고 꾸미고 가꾸는 간단한 방식으로도 쉽게 즐길 수 있습니다. 주관적인 제 기준에도 충분히 합격점을 받을 만한 SNG입니다. 여유가 사라진 바쁜 요즘, 봄냄새 물씬 나는 '에브리타운 for kakao' 로 간편하고 평화로운 전원생활을 한 번 누려보시는 건 어떠하신지.



'에브리타운' 인벤 소모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