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재천 교수(사진: 엔씨 블로그)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가 엔씨소프트 사외이사로서 "ESG(환경, 사회, 기업 지배구조) 문제에 있어 회사가 통섭적 시각에서 합리적으로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지난 3월 29일 엔씨소프트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최재천 교수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엔씨는 추천 사유로 "환경에 대한 학식과 애정, ESG에 대한 이해, 다양성과 공생의 가치를 HR 차원으로 융합하여 전하는 통합 전달력 등 ESG 경영을 실현함에 있어 중요 역량을 겸비한 인물로 판단했다"라고 소개했다.

최 교수는 하버드대학교에서 생물학 박사를 마치고 미시간대학교와 서울대학교에서 생물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로 재임 중이다. 그는 다양한 생명과 서식지 보전, 연구를 위해 2013년 생명다양성재단을 설립했다. 또한 통섭아카데미 대표와 국회기후변화포럼 공동 대표를 역임했다. 아울러 26일 기준 구독자 51.5만 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최재천의 아마존'을 운영하고 있다.

엔씨가 서비스하는 MMORPG에 대해 최 교수는 옥스퍼드대학교 인류학과 로빈 던바(Robin Dunbar) 교수가 고안한 '던바의 수' 개념을 제시했다. 150이라는 숫자는 사회학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최대한의 개인적인 숫자이며, 인류 역사에 존재했던 부족 크기도 150명 정도였다는 개념이다. 최 교수는 "놀랍게도 게임 안에 존재하는 동맹도 약 150명 선에서 분할(split)이 일어난다는 것을 발견했다"라며 "나는 이것을 MMORPG가 인간의 삶을 상당 부분 구현할 수 있다는 가능성으로 여겼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람이 만들어 낸 가상공간의 삶에서도 어쩌면 실제 삶의 모습이 재현되는 것 아닐까"라며 "만약 그렇다면, 사회생물학의 여러 현상과 이론이 게임 안에서도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의견을 냈다.

다양성 측면에서 최 교수는 엔씨 사외이사 역할에 대해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는 조직은 미래가 밝지 않다. 그런데 인간 사회는 왠지 다양성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지 않다. 그에 비해 대자연은 무한히 다양하다. 나는 거기에 분명 어떤 뜻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 늘 조직 내 다양성을 강조해 왔다"라며 "엔씨는 더 높은 차원의 다양성을 구현해 낼 수 있는 조직이다. 콘텐츠를 생성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엔씨는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다양성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심어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게임을 즐기면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삶의 다양성을 자연스럽게 구현해 낼 수 있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라며 "다소 엉뚱하거나 쓸데없어 보이는 새로운 시각을 화두로 던지는 것이 사외이사로서 나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