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 발표 이후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내 왔던 유럽 연합 집행 위원회(European Commission, 이하 EU 집행위원회)가 결국 인수 제안을 승인하며 마이크로소프트의 손을 들어주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2022년 11월부터 진행되었던 예비 조사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할 경우 멀티 게임 구독 서비스와 클라우드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를 포함한 콘솔 및 PC 비디오 게임 시장에서 이뤄지는 유통 경쟁에 해를 끼칠 수 있을 우려가 있으며, PC 운영 체재 공급에도 피해를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이후 EU 집행위원회는 현지시각으로 15일, 면밀하고 심층적인 시장 조사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가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게임을 독점하거나 경쟁사인 소니에 배포하는 것을 막을 동기가 없음을 최종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마이크로소프트의 687억 달러(한화 약 91조 6천억 원) 규모에 달하는 인수를 승인한 것이다.

EU 집행위원회 역시 앞서 영국 경쟁시장청(CMA)이 밝힌 우려와 같이 해당 인수가 클라우드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를 포함한 PC 및 콘솔 게임의 유통 경쟁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마이크로소프트는 10년간 유럽경제지역(EEA)의 소비자들이 모든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에서 액티비전의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하고, 경쟁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게임의 품질, 콘텐츠를 다운그레이드 하지 않을 것을 제안했고, 이것을 받아들여 이번 승인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 MS의 브래드 스미스 부사장 역시 이번 결정을 SNS를 통해 소개했다

EU 집행위원회의 발표 이후, 마이크로소프트가 내놓은 해결책이 부족하다는 입장을 유지해온 CMA 역시 이번 결정에 대한 답변을 게시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인수가 클라우드 게임의 경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는 영국과 미국, 유럽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고, 클라우드 게임이 빠르게 진화하고 혁신을 주도하기 위해선 자유롭고 경쟁적인 시장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할 것이며, EU 집행위원회와는 다른 견해를 취할 권리를 여전히 가지고 있지만, 그 결정 자체는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액티비전 블리자드 인수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영국과 유럽, 미국 규제 당국의 승인이 꼭 필요하다. EU 집행위원회의 최종 승인이후에도 미 연방거래위원회(FTC)와 CMA 등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이 남아있으며, 두 기업의 동행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