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변과 흥미로운 대진으로 지난 주말을 뜨겁게 달군 롤챔스 섬머의 16강도 어느덧 그 막을 내렸습니다. 롤드컵을 향한 각 팀의 마지막 질주가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이번 주부터 바로 8강 경기가 시작되는데요. 16강 도중 진행된 4.11 패치가 8강부터 대회용 클라이언트에 적용돼 많은 변화가 기대되고 있습니다.

4.11 패치에서 주목할 점은 대세 챔피언이었던 케일, 직스, 잭스, 브라움의 하향과 신규 정글 아이템으로 초식 정글러들의 실험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유저들 사이에서 '관짝 파괴자' 악명이 자자한 렝가의 글로벌 밴이 풀렸습니다.

메타의 흐름과 패치로 대회에서 활약이 기대되는 라인별 챔피언을 알아보는 시간을 준비해 보았습니다.



▣ 투 AP 체제는 유지될 것인가? 기회를 노리는 용과 악어

탑 라인하면 스프링부터 노잼톤과 또바나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저 둘의 전성기는 길지 않았습니다. 라인 스왑과 철거 메타에서 철거의 극한을 보여준 불도저 메타, 불도저 메타의 카운터로 삼성이 들고 나온 라인 프리징과 경험치 메타로 스프링 시즌만 하더라도 많은 변형 메타가 존재했습니다.

탑 라인에서 저 둘을 제외하고 등장한 챔피언은 트런들, 잭스, 룰루, 라이즈 등이 있습니다. 잭스의 경우에는 정글로도 활용할 수 있었기에 밴픽률이나 승률에서도 상당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섬머 시즌을 전후로 AD 캐리가 팀 화력의 중심으로 다시 재조명받으면서 탑 탱커 챔피언의 브루징보다는 유틸성이 뛰어난 AP 챔피언이 주목받기 시작합니다. 라이즈, 룰루, 케일로 대표되는 탑 AP 챔피언들이 최근 탑 밴픽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특징은 뛰어난 유틸성으로, 룰루나 케일의 궁극기는 적의 집중 공격에서 효율적으로 아군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탑에서 AP 챔피언이 등장하자 다시 고개를 든 챔피언이 있습니다. 바로 문도 박사입니다. 챔피언 특성상 마법 방어력 아이템을 구비하는 것에 큰 거부감이 없는 문도 박사는 한타 교전에서 뛰어난 탱킹 능력으로 AP 챔피언의 딜을 받아내며 팀을 승리로 이끌어 냅니다. 하지만 이번 4.11 패치에서 케일의 너프로 인해 케일의 사용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카운터 픽으로 등장한 문도 박사 역시 픽률이 동반 하락할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그렇다면 이번 8강에서 탑 라인에 다시 쉬바나와 레넥톤이 복귀할 수도 있을까요? 아니면 생존기보다 화력을 중시하는 원딜러를 노리는 암살자 챔피언이 등장할까요? 물론, 유틸성이 뛰어난 챔피언과 프로들의 반응 속도를 생각한다면 암살자 챔피언의 등장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이번 섬머 시즌 8강에서 탑 라인의 구도는 유틸성을 강화한 AP, 뛰어난 탱킹을 자랑하는 문도 박사, 기존 용과 악어, 새로운 암살자 챔피언의 등장 가능성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 만능 미드라이너 직스 너프! 직스를 대체할 주류 픽은 존재할까?

최근 들어 탑 라인보다 더 외로운 싸움을 하는 미드 라인은 주류 챔피언들의 연이은 너프로 하향 평준화가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 때문에 오히려 신선한 픽을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은 라인 중 하나입니다.

섬머 시즌 미드 라인은 어쩌면 새로운 뉴 메타 챔피언을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스프링 시즌부터 꾸준히 사용된 니달리, 르블랑, 직스가 패치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존 미드 라이너 중에서 패치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은 오리아나만이 외로이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최근 16강 경기에서 등장해서 스프링 최강자 삼성 블루에게 일격을 날린 IM의 럭스나 세체미를 넘어 존재감 자체가 '핵?!'인 페이커의 제라스는 새로운 미드 챔피언을 기대할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이번 올스타전에서 포킹과 누킹으로 새롭게 존재감을 확인한 '신드라'는 스프링 시즌을 거치며 상대 미드라이너에 따라 카운터 픽으로 등장하는 조커 카드로 활용되고 있으며, 북미와 유럽에서 등장하기 시작한 미드 암살자 '피즈' 같은 챔피언의 등장을 한번 쯤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하나 더 관전 포인트가 있다면 삼성 갤럭시의 커스텀 챔피언 '야스오'의 등장 여부입니다. 4.11 패치에서 야스오 역시 너프를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검의 명가 삼성에서 야스오를 기용할까요?



▣ 격변의 정글계, 초식 정글러 다시 대회 등장하나?

이번 4.11 패치로 초식 정글러의 반란이 기대되며 가장 기대감이 높은 정글 챔피언 부분입니다. 특히 진에어가 초식 챔피언인 스카너나 워윅을 기용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3시즌이후 모습을 감춰버린 여러 초식 정글 챔피언의 반란을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제는 거의 모든 프로게이머 정글러가 사용하는 '리 신'을 제외하면 육식 챔피언 중에서 너프를 당하지 않은 챔피언은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물론, 관짝파괴자 렝가는 이번에도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 중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렝가의 태생적 한계인 버그로 인해 글로벌 밴까지 당했었는데요. 4.11 패치로 사자의 봉인이 다시 한 번 풀려났습니다.




기존 정글러 중에서 은신의 이블린, 유틸성의 엘리스는 지금도 꾸준한 밴픽률을 자랑합니다. 하지만 고대 골렘의 영혼의 변경으로 엘리스의 아이템 빌드는 변화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또한, 최근 대규모 너프를 당하고도 1티어 정글러의 위엄을 지키고 있는 카직스도 있습니다.

물론 카직스의 자체 성능은 1티어라고 부르기엔 약간 무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현역 선수들의 숙련도를 생각한다면 1티어 자리를 쉽게 내주지 않을 챔피언입니다. 이번 섬머 리그에서 렝가와 카직스의 이스터 에그를 한 번 더 기대해볼 수 있을까요?




이번 8강에서 투 AP 라이너를 상대로 등장을 기대해봄 직한 챔피언은 마오카이입니다. 챔피언 패치는 물론이고 정글링 아이템, '고대 골렘의 영혼'을 프로게이머 레벨에서 어떻게 해석했는지 알아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등장 가능성이 크지도 작지도 않은 함정이 존재합니다.



▣ 봇라인은 오늘도 맑음. 신규 서폿 아이템 사용될까?

스프링 시즌 말기 홀연히 나타난 배고픈 괴수, 코그모가 왕좌를 지배한 원딜러 세계는 오늘도 평화롭습니다. 4.11을 마지막으로 긴 암흑기가 예정된 루시안과 암살자 원딜러 트위치가 뒤를 받치는 형국인 원딜 챔피언 풀은 어떤 새로운 메타나 챔피언 조합이 아니라면 다른 원딜러가 등장할 여지가 적어 보입니다.




서포터 역시 원딜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요. 신규 서포터 브라움과 쓰레쉬, 나미, 레오나, 모르가나의 물고 물리는 상성 싸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단, 최근 프로 레벨의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키 플레이어인 정글러와 서포터는 챔피언 풀도 중요하지만 프로게이머에 따라 어떠한 움직임을 보이고 맵을 장악해 나가는 과정이 더욱 중요합니다. 그래서 오늘도 바텀 라인 챔피언들은 평화로운 일상을 누리고 있습니다.




4.10 패치에서 새롭게 등장한 서포터 아이템 '불타는 향로'가 있는데요. 아직 프로레벨의 경기에서 등장한 적이 없던 만큼 이번 8강에서 새로운 아이템의 활용법을 기대해 볼 수 있을까요? 아니면 TOP3 원딜러를 대체할 새로운 조합의 등장을 기대해 보는 것이 바텀 듀오의 관전 포인트입니다.



▣ 상향 평준화된 프로게이머계, 과감성을 기대한다!

롤드컵이 얼마 남지 않은 섬머 시즌입니다. 새로운 시도보다 안정적인 플레이를 선호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패치로 일어난 새로운 바람에 자신의 기량을 녹여내는 것 역시 팬들의 기대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이번 롤챔스 섬머는 16강부터 상향 평준화된 프로게이머의 기량으로 많은 볼거리와 이야깃꺼리를 만들어 주었는데요.

진에어 형제팀의 파란과 아쉽게도 16강 이상의 성적을 내진 못 했지만 다시 한 번 윈터를 기대하게 하는 IM팀의 약진에 박수를 보냅니다. 이들이 보여준 신선한 챔피언 픽을 8강에서 한 번 더 기대해볼 수 있을까요?

4.11 패치로 조금 더 새로워진 롤챔스 섬머 8강전, 정글과 미드에서 새롭게 등장할 슈퍼스타를 기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