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의 정승호가 대학 생활의 시작과 끝을 함께한 롤을 못 잊을 것이라고 말했다.

3일 강남 인벤 스튜디오에서 열린 삼성 노트북-인텔 인사이드® 2016 리그 오브 레전드 대학생 배틀 서머 시즌 4강 1일 차 2경기에서 고려대학교의 'Hey내가누군지안암'이 전남과학대의 '팀원도 모르는 팀명'을 2:1로 제압해 결승 한 자리를 꿰찼다. 1세트에서는 탄탄한 팀워크와 한타 능력으로 승리를 거뒀고, 마지막 3세트에서는 피즈가 제대로 하드 캐리를 선보였다. 하지만 고려대의 승리에는 1, 3세트 모두 안정적으로 화력을 담당해준 정승호의 보이지 않는 공헌이 컸다.


다음은 고려대학교의 원거리 딜러 정승호의 인터뷰 전문이다.


Q. 먼저 결승에 진출한 소감부터 듣고 싶다.

전남과학대를 꺾어서 너무 기분이 좋다. 다들 전남과학대가 이길 거라고 했는데, 그 예측을 뒤집어서 더욱 만족한다. 나의 마지막 LCB인데, 꼭 우승으로 매듭짓고 싶다.


Q. 오늘 1세트에서는 루시안으로 맹활약을 펼쳤는데?

내가 원래 시비르만 한다. 그래서 상대방이 시비르를 밴 할 것으로 예측했다. 1주일간 루시안을 정말 열심히 연습했는데, 예상대로 상대가 시비르를 밴하더라. 그래서 루시안을 골랐다. 연습한 보람이 있다.


Q. 2세트에서는 압도적으로 라인전에서 밀렸는데?

사실 라인전에서 계속 말리다 보면, 소규모 교전에서 한 번 사고가 터질 거라는 불안감을 계속 가지고 있었다. 상대가 너무 라인전을 잘해서 정말 힘들었다. 쓰레쉬의 '사형 선고'를 잘 맞았다. 딜 교환에서 계속 손해를 봤고, 내가 적극적으로 딜교환을 하지 못했던 게 컸다. 포탑이 하나 깨지기 전까지 무난하게 가고 싶었는데, (김)승범이가 쓰레쉬가 없는 줄 알고 교전을 열어 아쉬웠다.


Q. 3세트에서 굉장히 게임이 잘 풀렸는데?

루시안을 밴한 것이 주효했다. 상대가 진을 할 것 같았다. 렉사이가 엘리스보다 훨씬 갱킹이 날카롭다. 쉔도 없었고, 갱킹의 위협도 크지 않아서 무난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는 cs를 많이 놓치더라도 한타 페이즈에만 도착하면 활약할 자신이 있다.


Q. 오늘의 MVP를 꼽자면?

당연히 탑 라이너다. 대회 시작하기 2달 전까지 롤을 한 판도 하지 않았다. 사실 학업 때문에 게임을 접으셨는데, 대회에 출전하자고 우리가 억지를 썼다. 저번엔 술을 마시고, 밤을 새우고 와서 힘들다고 하면서도 엄청나게 캐리를 하는 모습에 놀랐다. 역시 프로 게이머 출신은 다르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Q. 가톨릭대를 상대로는 어떤 준비를 할 생각인가?

우리 팀은 항상 내가 밴픽을 짜오는 편이다. 이번에도 내가 철저하게 밴픽을 준비해서 상대의 팔과 다리를 봉쇄하고 시작하면 이길 것 같다. 상대가 비주류 픽을 많이 하는 팀이라 경우의 수가 아주 많아서 까다로울 것 같지만, 열심히 준비할 것이다.


Q. 상금을 받게 된다면 어디에 쓸 생각인가?

우선 300만 원을 확보했는데, 내가 4학년 2학기라 한창 취업 준비에 바쁘다. 아마 학원비와 취업 준비에 대부분 돈을 쓸 것 같다.


Q. 결승전에 앞서서 각오 한마디 한다면?

형들과는 다르게 처음 팀을 구성할 때부터 우승을 목표로 해왔다. 그래서 밴픽도 철저하게 준비했고, 연습도 많이 했다. 그런 노력이 바래지지 않도록 우승하도록 하겠다. 거기다 우리 팀이 큰 대회 경험이 많다. 상대보다 이점이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


Q. 팀원조차도 전남과학대의 우세를 점할 때, 어떻게 혼자서 승리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을 가졌나?

상대 티어 검색을 해봤는데, e스포츠 학과에 굉장히 잘하는 분들이 많은데 그분들이 아니라 1학년 위주로 구성된 것을 확인했다. 이 멤버라면 우리도 충분히 승산이 있겠다고 봤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

대학교 입학 이후부터 롤을 계속했고, 끝날 때까지 롤을 하는데 롤을 하면서 얻은 것도, 잃은 것도 많다. 느낀 것도 정말 많다. 내 인생에서 못 잊을 게임이다. 내가 게임 회사에 취업하는 것이 목표인데, 이력서에 꼭 대학생 배틀 우승이라는 경력을 추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