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기획자는 어떤 일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이상한 사람들로 보이지만, 게임 제작에 필요한 것들을 생각하고 구체화해서 구현하는 직업이다."



넥슨의 신규개발본부에서 게임기획을 담당하고 있는 예정규 기획자가 게임 기획자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한 강연에서 게임 기획자를 이렇게 설명했다.





예정규 기획자는 '사무실에서 책상을 보면 이 사람이 어떤 일을 하는지 알 수 있는데 기획자의 책상에는 별의 별 것들이 다 쌓여 있어서 대체 뭘 하면서 보내는지 알 수 없고, 매일 회의만 하며 틈만 나면 게임이나 한다'라는 말로 게임 기획자가 필요없다는 인식을 농담으로 던져 강연장을 웃음바다로 바꾸었다.





그렇지만 게임 기획자는 게임 개발 단계와 서비스 단계를 따로 구분하여 준비를 해야 한다며, 각 단계별로 중요시해야 할 업무에 대한 본격적인 강연이 시작되었다.



▶ 개발 단계와 서비스 단계의 업무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개발 단계에서는 서비스 단계에서 구매자들에게 먹혀들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야 하므로 재미/퀄리티/경쟁력/전략을 강조하게 되고, 서비스 단계에서는 당장 직면한 문제인 다음 패치를 준비해야 하는 등 바로 해결해야 할 문제와 싸우게 된다.


또한 개발 단계에서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최적화 상태로 진행되나 서비스 단계는 언제나 전력질주라는 차이를 언급했다.





업무 차이가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현실이라는 환경이다. 일단 개발사와 개발자의 관계에서 시작된다. 개발사는 수입을 생각하고 개발자는 재미를 생각하기 때문에 개발 초기에는 개발자 주도로 작업이 진행되나 후반에는 개발사의 입김이 강력해진다는 것.


두 번째는 개발자의 상상을 뛰어넘는 게이머들의 게임 파악 능력을 들 수 있다. 개발자도 못 찾은 버그나 헛점을 1분만에 찾아서 악용하거나 유료 아이템의 효율을 찾아내여 기획을 실패로 만드는 능력이다.


세 번째는 현재 개발중인 게임으로, 서비스 단계까지 진행된 게임을 뒤엎을 수 없어서 결국 만들어 놓은 게임 자체가 족쇄로 변하는 등 여러 이유로 게임 기획이 바뀌기 때문에 게임 기획의 역할이 변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 만능 기획자를 필요로 하는 게임 개발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 중 하나는, 기획자가 모든 업무를 다 한다는 내용이다. 서비스 단계에 돌입하면 기획자는 게임의 기획 뿐 아니라 게임 홍보 등 다양한 업무를 동시에 맡게 된다. 게임사 입장에서는 마땅히 할 사람이 없으니 결국 기획자에게 전부 맡기고, 기획자는 업무를 시키는 입장에서 당하는 입장으로 바뀐다.



오늘 한 일이 패치 준비고 내일 해야할 일이 패치 준비가 되는, 현재 상황을 해결하기 급하고 업무가 과다하게 몰리는 탓에 재미있는 시스템을 넣고 싶어도 포기해야 한다. 기획자는 경험이 없는 업무를 하느라 전문성 결여→문제 발생→의욕 감퇴→현실에 맞지 않는 기획 속출로 점차 게임에서 멀어져간다.





그럴 경우 기획자를 바꾸면 되지 않나 하는 의견도 나오게 된다. 그러나 만약 기획자가 바뀌면 지금까지의 경험과 노하우가 소멸하므로 더욱 비용과 시간이 소모되며, 게임 존망의 위기가 닥쳐오기 때문에 결국 모든 업무를 잘 하는 만능 기획자가 필요한 세상이 되었다.





▶ 서비스 전환시 환경의 변화 격차를 줄인다

누구나 만능 기획자를 원하지만 처음부터 만능 기획자가 존재할 리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예정규 기획자는 서비스 전환시점에 변화되는 환경을 격차를 줄여보는 방법을 시도해 보았다고. 사전에 고려하기/구조를 만들기/자료화/최적화/전문화를 통해 격차를 줄여보는 중이라고 노하우를 밝혔다.





아래의 박스는 환경의 변화 격차 줄이기 5가지 방법


- 사전에 고려하기 : 각 서비스 단계를 미리 고려하여 인원 충원이나 운영, 해외서비스 등을 준비
- 구조 만들기 : 일정과 다른 부서 눈치 보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기획에서 프로그램까지 한 방에
갈 수 있는 업무 구조
- 자료화 : 모든 업무를 기록으로 남기고, 수시로 갱신하여 신뢰도 높은 자료로 만들기
- 최적화 : 회의 시간 조정이나 정보 공유 등으로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여 시간 낭비를 줄인다
- 전문화 : 업무를 세분화하고 비전문 분야는 전문가에게 맡긴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은 업무 효율을 높이는 것과 문제가 벌어질 요소들을 미리 없애는 것이다. 그렇지만 예정규 기획자는 전문가에게 업무를 맡긴다고 하더라도 기획자 자신도 공부를 게을리 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