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서울 한복판에 외계인이 침입한다면!? 이런 발상에서부터 게임 기획이 시작되었습니다."


2012:서울 개발자 정봉재씨와 윤석주씨는 위와 같은 멘트로 NDC 2011, 멀티플랫폼과 소셜게임에 대한 강연을 시작했다.


이번 강연에서는 넥슨의 멀티플랫폼 게임인 2012:서울 개발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와 에피소드,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깨달았던 노하우에 관련된 이야기가 진행되었으며 강연에 참석했던 청중들과의 간단한 Q/A 시간도 진행되었다.


2012:서울을 개발한 넥슨의 정봉재씨와 윤석주씨는 NDC 2011 본격적인 강연에 앞서 "올해 2월, 굉장히 많은 우여곡절 끝에 개발한 게임인만큼 정말 큰 애정을 가지고 열심히 만들었습니다." 라며 자신들이 개발한 게임에 대한 애정을 다시 한 번 드러내기도 했다.




▶ 2012 : 서울을 개발하며...




4명이라는 소수의 인원이 일심단결해 6개월의 개발기간을 거쳐 개발했다는 2012:서울.


정문재씨는 아이폰 시장이 점차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예측했고 안드로이드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주저없이 개발에 돌입할 수 있었다고 한다.


"모바일게임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굉장히 커지던 시점, 징가의 성공스토리을 통해 용기를 얻을 수 있었죠."


그들은 징가의 성공스토리가 널리 알려지며 수많은 개발자들이 희망에 부풀었을 바로 그 시점, 성공할 수 있다는 막연한 희망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개발을 시작했다.


'스크린만 다를 뿐, 언제 어디서나 똑같은 UI 환경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하자!' 라는 초심을 잃지 않았던 그들. 그들이 선택한 원칙은 다름아닌 '플랫폼별 개발 책임제'였다.


그러나 '개발 책임제를 두고 각자의 분야에서 열심히 개발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이 원칙은 제각기 진도가 달리 나가기 시작하면서 예상치 못한 새로운 문제점을 발생시키기도 했다.


개발 도중 기획 방향성이 2번에 걸쳐 크게 바뀌게 되면서 플래시가 바뀌었고 뒤따라오던 모바일 쪽도 바뀔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작업을 2번 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을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깨달은 것




막상 6개월의 시간을 거쳐 개발을 완료하니 예상치 못했던 문제들이 엎친데 덮친격으로 연달아 터지기 시작했다.
웹적인 측면에서는 넥슨 자체의 노하우가 풍부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었지만 스마트폰에 관련된 문제들이
하나, 둘 생겨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개발초기단계에 비해서 기획이 많이 변경되어서 리소스를 엄청나게 늘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막상 게임을 돌려보니 디바이스가 많은 CPU로 인해 발열 현상이 심하게 발생하더군요. 발열이 일어나면 자연스럽게 프레임 저하가 일어나고 프레임 저하가 일어나는 현상이 지속되니 기기가 다운되는 현상까지 벌어졌습니다."


정봉재씨와 윤석주씨는 테스트 도중 갤럭시s의 온도가 약 70도에 육박하며 뜨겁게 달아올랐던 아찔한 순간을 잊을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3개의 플랫폼을 세계 최초로 오픈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세계 최초라는 것에 너무 중독된(?) 나머지 지나치게 얽매였던 것 같다며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세계 최초란 타이틀에 너무 얽매이다 보니 실수를 저질렀던 것 같습니다. 차후 이런 형태의 멀티플랫폼 게임이 출시된다면 시장의 반응에 따라서 플랫폼별로 출시일 차이를 두는게 좋은 것 같습니다."




▶ 멀티플랫폼 서비스의 특징





넥슨은 본래 온라인게임을 서비스하던 회사이다. 또한 온라인게임 쪽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온라인게임과는 다른, 멀티플랫폼 게임의 서비스를 개발하면서 느꼈던 특징에 대해서도 간략한 이야기가 오고갔다.


"저희 게임은 넥슨닷컴에서 오픈했기 때문에 넥슨 주 이용층 유저들이 훨씬 많이 유입될 줄 알았어요. 그러나 굉장히 놀라웠던 사실은 웹에서 접속한 유저랑 모바일에서 접속한 유저가 거의 동등하더군요."


한편 넥슨닷컴을 연동하는 과정에서 유저를 쉽게 확보할 수 있었다는 장점도 있었던 반면 넥슨의 주 이용층인 10대 유저들이 대부분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애로사항도 많았다고 한다.


다시 말해 유저들이 자유자재로 오가면서 놀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싶었던 반면 스마트폰 자체가 10대에게는 널리 이용되지 않았던 것에서 비롯된 마이너스 효과도 컸던 것이다.


이런 시행착오 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3개의 플랫폼'을 어떻게 동시에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해야 하는가'였다. 역시나 3개의 플랫폼을 동시에 업데이트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많이 힘들었기에 하나씩 엇갈리기 시작했고 안타깝게도 수많은 유저 이탈을 경험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사실 멀티플랫폼 게임 개발의 한계라고도 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지속적인 유지 및 보수를 위해서는 리소스 투입이 굉장히 많이 되야 합니다. 그러나 과연 현 시점에서 모든 인력과 자원을 최대로 투입했을 때 우리에게 돌아오는 보상, 유저들의 반응, 추가 매출이 있을까 다소 회의적인 생각이 들었던 적도 있었죠."




▶ 멀티플랫폼 게임의 미래




모바일 게임시장이 꾸준히 성장하면서 미래에 필수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 될 것이라는 멀티플랫폼.


정봉재씨와 윤석주씨는 앞으로 어플리케이션에 의존하지 않는, 웹상태에서도 모바일 디바이스에 최적화 된 UI를 제공한다면 모든 유저들이 손쉽게 멀티플랫폼 게임을 즐기는 그런 세상이 1~2년 안에 도래할 것이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사실 기술적인 요인보다 '사람'이 항상 문제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게임을 개발해 오면서 많은 사건사고가 일어났지만 그 중 대부분은 기술적인 문제가 아닌 인재였습니다. 아마도 앞으로는 온라인게임 기획을 하는 마인드에서 탈피해 언제 어디서든 즐길 수 있는 멀티플랫폼 기획에 맞는 마인드, 보다 오픈된 마인드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만약에 우리가 멀티플랫폼이 아닌 단순히 웹게임으로만 진행했더라면 기획 단계에서 멀티플랫폼으로 인해 제한되는 부분도 훨씬 덜했을 것이고 더욱 풍성한 기획안과 빠른 업데이트로 인해 현재와 같은 가난한 개발팀이 아닌 부자 개발팀이 되었을 것 같아요. (웃음) 하지만 저희같은 새로운 시도와 도전, 시행착오를 거치는 팀들이 있어야 저희 팀의 사례를 통해서 다른 팀들이 보다 발전할 수 있는 것 아닐까요?"


정봉재씨와 윤석주씨는 앞으로 넥슨뿐 아니라 세상 밖으로 진출하여 네이트, 네이버와 같은 로컬 엔진, 각 대륙별 언어별로 세분화 되어있는 세계 시장으로 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멀티플랫폼 소셜 게임 개발과 서비스' 강연을 마쳤다.


수많은 우여곡절과 시행착오를 거쳐 완성할 수 있었다는 2012 서울. 과거의 시행착오를 거쳐 더욱 개선된 버전을 반드시 선보일 것이라는 그들의 열정 속에서 멀티플랫폼 소셜 게임의 밝은 미래를 찾아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