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및 문화콘텐츠 규제개혁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규제개혁위원회)의 송년 후원의 밤 행사 '해피해피 중독파티'가 홍대 인근의 카페 '무대륙'에서 열렸다.

젊음의 장소 홍대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공간에서 펼쳐진 이번 행사는 결연하고 비장한 분위기의 토론이 아닌, 굳이 게임이 아니더라도 어딘가 깊게 빠져들었던 '중독'경험담을 털어놓으면서 서로를 이해해보고자 하는 분위기의 토크쇼였다.

'중독이 잘못됐나요?' 라는 주제로 진행된 토크콘서트의 내용을 간략히 요약해보았다.



서강대 언론문화연구소 강신규 연구원

초등학교때 오락실로부터 시작해서 20대초반에 스타크래프트를 만났고 최근 mmorpg장르까지 다양하게 즐기고 있다. 특히 05년부터 지금까지 b모사의 w모 게임을 하고 있다. 문화연구를 전공하고 있어서 논문에 활용하기 위해 시작했다. 2년차쯤 됐을때 플레이타임을 체크해봤는데 190일이 나오더라. 2년동안 잠자고 밥먹고 학교가고 나머지 시간은 게임만 한 셈이다. 정책 입안자들의 생각에 따르면 난 지금쯤 뇌기능도 파괴되고 일상생활에 피해가 있어야 될 상황인데 전혀 그렇지 않다.

연구자 입장에서 난 대체 왜 게임을 이렇게 오래했는가, 그리고 그게 무슨의미를 갖는가 생각해 봤다. 게임이 날 이끌었던건 사실이다. 매력적인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캐릭터가 점차 성장해나가는 느낌, 그리고 상위권에 랭크됐을때의 기쁨, 하지만 이게 다는 아니다.

일본의 사회학자 '아즈마 히로키'에 의하면 게임에 몰두하는 사람들이 현실과 가상세계를 결코 구별 못하지 않는다. 다만 둘 사이에서 치밀하게 저울질 한 결과 가상세계를 현실세계보다 우위에 두는 선택을 하는 것이다. 왜? 현실세계가 제대로 기능을 못하기 때문이다.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활동가 공현

나는 20대이고 청소년단체에서 고등학생때부터 활동을 쭉 해오고 있다. 취향이 고전게임이나 패키지쪽이라서 주류 mmo를 많이 한건 아니지만 학생때 마비노기나 포트리스, 스타크래프트는 많이 했었다. 돌이켜보면 사교목적이 컸다. 친구들 대화에 따라가고 학교밖에서 같이 뭔가 한다는 느낌도 받고. 친분을 이어가기 위해서였다. 근데 얼마전에 게임중독 체크리스트가 있기에 그 시절의 나를 대입시켜봤는데 중독자에 해당되더라.

하지만 나는 어렸을때 학교성적도 좋았고, 지금도 청소년단체에서 잘 활동하고 있다. 결과가 어떻든 게임 하는것 자체를 문제시 하는 경우가 많고 특히 청소년이 게임하는 것에 대해 편견이 심한 것 같은데, 나는 그냥 게임도 삶의 일부분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엔씨소프트 장현영 차장

게임업계에 종사한지 15년이 됐는데, 해를 더해갈수록 규제가 많아졌다는 생각이다. 아무래도 게임이 기존 주류문화들 사이로 들어오는 와중에 기존미디어, 문화들과의 충돌을 겪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게임업계 특성상 매우 자유로운 분위기가 깔려있는 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셧다운제부터 시작해서 중독법에 이르기까지 이슈들이 이어지면서 업계 종사자들의 사기가 많이 저하된 것이 사실이다. 사내게시판이나 직원들 휴식시간에 대화하는걸 보면 그런 위축된 모습들이 종종 보인다. 그래도 많은 분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도와주시고, 이렇게 공대위를 만들고 서명도 해주시니 일종의 대리만족과 감사함을 느낀다. 업계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감사한다.

뭔가에 '중독'됐던 경험을 이야기하자면, 나도 게임을 무척 좋아했지만 7, 8살때부터 오랫동안 중독됐었던게 있다. 바로 야구다. 어렸을때는 하루에 스포츠신문을 다섯 개씩 보고 나중에는 인터넷을 훑어보며 빠져들었다. 그런데 게임회사에 입사해서 게임이 일이 되고 엔씨소프트에서 야구단을 창단하면서 다시 야구가 일이 되다보니 참 쉽게 벗어나게 되더라.




한국예술종합학교 이동연 교수도 "나는 축구를 매우 좋아한다. EPL을 챙겨보고 리버풀 팬이다. 시차때문에 새벽 4시에 중계를 하는데, 알람을 안맞춰놔도 자다가 눈 떠보면 딱 3시 42분 43분이었다." 라고 경험담을 털어놓으며 참석자들의 이야기에 공감을 표했다.


이날 행사에는 토크쇼 외에 아티스트 야마가타 트윅스터, 싱어송라이터 김목인의 공연도 있었으며, 현장에서 경품이 걸린 즉석게임대회도 열렸다.

▲ 싱어송 라이터 김목인



▲ 야마가타 트윅스터 공연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