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몇 시? 여긴 어디지? 눈을 떠 보니 몸이 천근만근 무겁고 어깨가 쑤신다. 어제 테츠카브라를 잡느라 진을 뺐나 보다. 밖에서는 사람들의 북적이는 소리로 가득차 있다. 모든 것이 풍족한 '바르바레' 마을이니 이 정도의 소란스러움은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좀 더 잠을 청하고도 싶었지만, 프로방스 풍의 라임 소스가 곁들여 진 스테이크 냄새에 눈이 떠졌다.

우선은 나가서 노점 요리장에게 신선한 우유와 빵을 부탁해야 겠다. 금전적으로 여유가 없으니 스테이크는 향기로 맛본 것에서 만족해야 한다. 어짜피 몇 년 후면 전문 헌터가 되어 수입도 짭짤할테니, 지금의 고생은 노후를 위한 저축이라 생각하고 더 힘을 내야지. 어제 돈 좀 벌어보겠다고 무리해서 몸을 던져 테츠카브라를 포획했더니 어디 하나 성한 곳이 없다. 오늘 하루는 쉬면서 체력을 회복하고, 처음 헌터가 되었을 무렵을 회상하면서 마음을 다잡아야 겠다.

나는 어릴 적부터 수 많은 헌터들을 보면서 자라왔다. 집채만 한 몬스터를 때려잡는 선배 헌터를 지켜 보면서 '나도 어른이 되면 저런 멋진 헌터가 돼야지'라고 다짐하며 꿈을 키웠다. 그리고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20세가 됐다. 이제 헌터로써 정식으로 등록하고 퀘스트를 수주받을 수 있는 나이가 된 것이다.

헌터들을 올려다보며 그들에게서 느껴지는 늠름함을 부러워하던 아이는 이제 없다. 지난 12월 14일에 부모님의 걱정을 뒤로 하고 집을 나섰고, 사람과 물건, 정보 등 모든 것들이 모이는 대도시 '바르바레'에서 정식 헌터로 임명됐다. 헌터가 되면서 나의 삶은 지금까지와는 크게 달라졌고, 새로운 동반 아이루 '복슬이'를 만나면서 색다른 경험들을 공유하고 있다.

[▲ 제각기 미적 취향은 다르니까... ]

헌터로써의 활약상을 보여주기 전에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를 하겠다. 내 이름은 카엔(KaEnn). 헌터라는 직업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외모의 소유자이다. 뽀얀 피부에 서구적인 얼굴, 붉은 눈동자가 나의 매력 포인트라 말할 수 있다. 맹수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날렵한 움직임이 필요하기에 과감하게 오랫 동안 길러왔던 머리를 잘랐다. 새로운 출발을 기념하는 의미의 변화이기도 하고. 이제는 커트머리의 헌터리스라 불러주기를.

오늘로써 정식 헌터가 된지 딱 한 달째다. 모든 일에는 정기적인 반성과 성찰의 시간이 필요한 법. 그래서 헌터로써의 한 달동안의 삶이 어떠했는지 스스로 돌아보기 위해 지금껏 써오던 헌터일지를 다시 펼쳐보았다. 아직 한 달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제 헌터로 입문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글들도 상당히 도움될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부끄럽지만 솔직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나의 일지를 이 자리에서 공개한다.


[ ■ 나의 첫 헌터 일기 (2013년 12월 14일-헌터 1일째) ]


정식 헌터가 되기 위해 바르바레로 향하는 연락선에 올라탔다. 사람과 물건, 정보 등 뭐든지 모여드는 곳, '바르바레'로 향하던 연락선 안에서 나의 헌터로써의 첫 도전이 시작된거다. 캐러밴 '아뉴단'에 합류해 줄 3명의 동료를 찾아 나선 단장 무리와 함께 선박에 올라탔고, 그렇게 헌터로써의 나의 여정이 시작됐다.

그런데 뭔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정식 헌터가 되기 위해 바르바레의 집회소로 가는 신성한 길이거늘, 어찌 이리 부산스럽단 말인가? 아, 하늘을 날고 있는 가브라스 무리들 때문이었나보다. 가만 있어보자. 그런데 가브라스들이 소란스럽다는 건 무언가 일이 있다는 건데? 그런 생각이 들자마자 눈 앞에는 배를 집어 삼키고도 남을 엄청난 스케일의 '다렌 모란'이 등장했다.

어릴 적 잠에 들기 전에 할머니가 해주시던 옛 이야기 속에나 존재하던 몬스터였는데. 실제로 볼 거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 현실에서 만난 '다렌 모란'의 느낌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그의 몸집과 햇빛에 반사되어 빛나는 단단한 비늘을 보고 있으니 공포심을 넘어 경외감 마저 들었다.


하지만 감탄할 때가 아니다. 뭐가 그리 불만인지 우리 배를 씹어 먹을 기세로 캐러밴을 향해 돌진해 왔다. 배 곳곳이 부서져 나갔고, 사람들이 배 안에서 중심을 잃고 나뒹굴었다. 맛있는 사과와 비축해 둔 술통들은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아깝게도 바다 속으로 빠져 사라졌다. 애주가인 나로써는 용납할 수 없는 광경이었다. 하지만 당장 눈 앞의 술통을 챙기다가 배가 가라앉으면, 이후 몇 십년 동안 즐길 수 있는 그 여흥을 잃는 거다.

어떻게 하면 '다렌 모란'을 진정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던 찰나, 선원들에게 목청 터져라 외치는 단장의 모자가 휘몰아 치는 바람에 날아가 다렌 모란의 등 비늘에 걸렸다. 당황한 선원들에게 단장은 "저딴거 중요하지 않아. 그냥 버려!"라고 소리 질렀지만, 그 순간 내 속에서 끓어오르는 알 수 없는 열정이 치솟았다. 헌터 지망생이 이 정도도 못해서야 되겠나. 한번 더 나에게 질풍같은 용기를!

약수터에 가면 아주머니들이 나무에 등을 대고 등마사지를 하듯이, 캐러밴을 등지고 가려운 비늘을 긁으려는 듯 '다렌 모란'은 계속해서 선박마사지를 받았다. 마찰이 일어나는 그 순간, 날렵한 점프로 그의 등으로 몸을 던졌다. 안전하게 안착할 수는 있었지만, 등 비늘이 너무 딱딱해서 배가 무진장 아프다. 슬금슬금 다가가 민첩하게 단장의 모자를 낚아채고, 다시 살금살금 기어서 캐러밴으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다.


꺾이지 않는 맹렬한 기세로 캐러밴을 공격하는 '다렌 모란'을 제압하기 위해 선박 위에 장착되어 있는 대포에 대포알을 넣고 쏘았다. 제 아무리 거대하고 힘 센 몬스터라도 이 정도 위력의 무기에 타격을 받으면 휘청거리는 법. 몇 대 맞으니 정신차렸는지 '다렌 모란'의 눈가가 촉촉해진 것 같았다. 기를 죽이려면 확실하게 끝까지 꺾어야 한다. 대포를 버리고 바로 캐러밴에 달려 있는 거대한 징으로 달려가, 있는 힘껏 내리쳐 징을 울렸다. 확실히 기선을 제압한 것 같다.

힘겨운 사투를 벌이다보니 어느 새 모든 것이 집결하는 도시 '바르바레'가 코 앞에 보였다. 우리는 승리자다! 거대 몬스터 '다렌 모란'을 제압한 것이다. 이를 지켜보던 마을 주민들도 배를 타고 나왔고, 그렇게 나온 배 수 척이 '다렌 모란'을 함께 생포했다. Game Over. 퀘스트 클리어다. 그리고 캐러밴에서의 공적으로 나는 '아뉴단'의 헌터로 고용됐다.



아니다. 이건 아닌 것 같다. 아무리 철 없을 때 쓴거라지만 이런게 자료로 남아서 떠 돈다면, 이후에 내가 엄청난 헌터가 됐을 때 나의 손발을 없앨 장애물이 될 지도 모른다. 지금 생각해보면 개인적인 일기를 타인에게 공개한다고 말한 순간 내가 내 무덤을 스스로 파기 시작한 거다. 그래서 일기 대신에 초보 헌터 시절에 알아두면 좋을 '생존을 위한 필수 요인 5가지'를 보여주겠다.

이미 전문 헌터로 퀘스트를 의뢰받고 일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자기 전에 양치질을 해라' 수준의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초보 헌터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지침서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사실 이 지침서는 나의 오리지널 작품은 아니다. 선대부터 물려오던 '헌터 지침서'에서 일부 내용을 발췌했고, 여기에 내가 경험했던 바를 첨가해 만든 짜집기 이력서, 아니 지침서다.

긴 글을 읽기 싫어하는 헌터들도 있을 테니 본론을 공개하기에 앞서 간단하게 요약해서 기재해 놓겠다. 내가 한 달간 헌터로써 활동하며 느꼈던 생존포인트 크게 5가지. '민첩성', '채집 본능', '요리', '동반자 아이루', '통신환경'이다.


1. 머리도 몸도 날렵하게! 생존을 위한 민첩성 기르기

빠른 행동만을 민첩성이라 말하진 않는다. 매의 눈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빛의 속도로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것 역시 민첩성을 가늠하는데 있어 중요한 척도다. 몬스터를 토벌하다 보면 매번 다른 곳에서 포획을 하게 되는데, 민첩한 판단력과 날렵한 액션이 있어야 짧은 시간과 적은 코스트로 그를 제압할 수 있다.

훈련은 크게 3단계로 나누어 진행한다. 1번째 단계는 몬스터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 어떠한 속성의 몬스터인지, 공격을 할 때 움직임이 어떠한지 행동 패턴 등을 면밀하게 파악해야 한다. 초보 헌터들은 패기로 무작정 달려드는 경우가 있는데, 물론 운이 좋아서 요령 없이 다가가서 제압할 수는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근거없는 자신감에는 엄청난 양의 물약과 아이템이 동반되야 할 지어다.

처음 헌터생활을 시작하면 필요한 기본 장비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쥐꼬리만한 보수로는 생계를 이어가기도 빠듯한데, 거기에 아이템에도 많은 돈을 쏟아야 한다면 얼마나 힘들까. 귀찮다고 무작정 퀘스트를 이행하고 몬스터와 싸우다 보면, 분명 돈은 열심히 벌었는데 통장에는 잔고가 0인 모습을 볼 수도 있으니 주의하자.

[▲ 새로 도입된 '타겟 카메라' 기능. L만 누르면 몬스터의 위치를 바로 잡아준다.]

2단계는 주변 지형을 살펴보고, 이를 적절하게 활용해 전투에 임하는 것. 같은 몬스터라도 항상 같은 위치에 있는 건 아니다. 도스재기라고 하더라도 무리와 함께 어울려 있을 때도 있고, 풀밭에서 뒹굴고 있을 때도, 냇가에서 물을 마실 때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헌터들은 타겟이 어떠한 형태의 지형 내에 있는지를 미리 파악하고 전투로 돌입해야 한다. 같은 지역이라 할 지라도 언덕이 있는 곳인지, 평지인지에 따라 헌터가 세워야 하는 전략이 달라져야 한다.

특히 지형의 높낮이가 있는 곳이라면 적절한 타이밍에 뛰어 내려 몬스터의 등에 올라타는 것을 머리 속에 담아 두고 싸우는 것이 좋다. 잘만 올라타면 연속 공격을 통해 몬스터를 넘어트릴 수도, 특정 부위를 파괴할 수도 있다. 이 방법은 내가 고안해 낸 헌터 역사상 최초의 전투 방식이니 영광으로 알고 잘 활용할 수 있도록.

[▲ 힘이 다하면 낡은 수레에 실려오는 굴욕이 있을지어니]

적을 알고 지형을 파악했다면, 마지막 단계는 무기의 특성을 파악하고 최대한의 성능을 끌어내기 위한 최선책을 강구하는 것이다. 초보 때야 사실 어떤 무기든 자신이 쓰기 편한 한 가지로 사용하겠지만, 실력을 쌓고 전문 헌터가 되기 위해서는 많은 무기를 다룰 줄 알아야 한다. 왜냐고? 들어오는 퀘스트마다 각기 다른 몬스터를 잡아야 하고, 그 몬스터들의 특성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고난이도 미션으로 점점 올라가다보면 자신이 다루지 않았던 무기를 써야 효율적인 사냥을 할 수 있는 때가 온다. 그 때 가서 '아 미리 건랜스 연습 좀 해둘껄' 하면서 후회하지 말고 미리 준비해두면 좋다. 그래도 자신의 성향과 가장 맞는 무기를 선택해서 사용하는 것이 기본이다. 빠른 공격과 연계공격을 좋아한다면 쌍검, 속도는 느릴지라도 한 방이 강력한 공격을 원한다면 대검을 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 외에도 헌터들이 사용할 수 있는 무기는 태도와 건랜스, 수렵피리, 활, 보우건, 슬래시엑스 등 14개이다. 원래는 12개 무기만 이용되어 왔는데, 내가 헌터로 등록되었을 무렵 조충곤과 차지액스라는 2가지의 신규 무기가 추가되었다. 아직 나 역시 사용해본 적은 없으나, 버프와 단차를 활용한 전투를 좋아하면 조충곤, 가볍고 빠른 공격과 강력한 한 방까지 원한다면 차지액스를 써보라고 하더라.

[▲ 이번에 새로 도입된 차지엑스와 조충곤]



2. 티끌모아 풀셋? 채집을 생활화하라!

훌륭한 헌터라는게 무엇인가? 이름을 널리 알리는 것? 명성을 드높이는 것? 혹은 돈을 많이 버는 것? 제각기 그 정의가 다르겠지만, 훌륭한 헌터가 저급 장비를 사용하지 않음은 누구라도 알고 있다. 그렇다면 훌륭한 헌터에 걸맞는 고급 장비를 갖추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를 역으로 생각했을 때, 초보 단계에서 할 수 있는 건 채집을 열심히 하는 것이다.

어디를 나가더라도 주변을 잘 살펴보고, 채집거리는 모두 주워 담아야 한다. 평소에 부지런하지 않으면 나중에 꼭 필요할 때 특정 재료가 없는 그런 불상사를 맞이할 지도 모르니 말이다. 상점에서 일부 재료들은 구매할 수 있지만 종류가 한정적이라 그다지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평소에 틈틈히 약초나 버섯, 꿀, 광석 등을 채집해 두어야 적금에 붓는 돈을 늘릴 수 있으니 잘 염두해 둘 것.

가장 먼저 약초와 푸른버섯, 꿀은 눈에 보이면 무조건 채집해 두어야 한다. 가장 기본적인 회복약에 쓰이기 때문이다. 필드에 널렸다고 그냥 무시하고 지나쳤다가는 나중에 정작 필요할 때 없어서 지갑을 열어야 하는 사태가 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그리고 광석도 항상 캐두어야 한다. 광석은 다양한 아이템 제작 및 도구 제작에 사용되는데, 약초와는 달리 돈이 있다고 해서 상점에서 구매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항상 곡괭이를 항상 5개씩 파우치에 담아두고 다녀야 한다.

[▲ 벌어서 남주는거 아니다. 보일 때 마다 틈틈히~]

개인적으로 채집에 맛을 들이게 된 계기는 낚시다. 가끔 탐험을 하다보면 물고기들이 몰려 있는 곳을 발견할 수 있는데, 그 광경을 보면 숨겨 왔던 나의 낚시 본능이 발동한다. 바로 찌를 던지고 물고기가 이를 물면 연타를 통해 끌어 올린다. 그 때의 그 손맛은 정말이지 잊을 수 없다. 조합에 필요한 아이템을 구하기 위해서도 낚시를 하지만, 그 손맛 때문에 낚시를 하는 헌터들도 상당히 많다.

특히, 도스먹보다랑어가 찌에 걸리면 힘겨루기를 하면서 들어다 놨다 하는데, 적당한 기대감과 적당한 긴장감이 겹쳐서 최고로 즐겁다. 물론 건져 올린 이후에 바로 해 먹는 회 맛은 그 이상이다. 낚시대는 별도로 챙기지 않아도 되지만, 보다 효율적인 낚시를 원한다면 미끼는 몇 개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 쫙쫙 붙는 요 손맛!]

헌터의 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토지가 부족해지자 헌터협회 차원에서 지금까지 운영해오던 농장시스템을 폐지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약초를 키우고 버섯과 광물을 캐고 낚시를 하면서 자산을 늘려왔던 방식은 이제 쓸 수 없다. 다만, 농장이 없어지면서 용인족 상인들이 활발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을 통해 약초나 버섯, 곤충 등의 재료를 맡기면, 다른 지역에서 수량을 늘려서 가져다 주기 때문에 잘 이용한다면 힘 들이지 않고 자산을 늘릴 수 있다.

[▲ 창고가 꽉 찼지만 고급 재료는 사실 없다. 그래도 마음만은 부자]



3. 즐겨라~마셔라~! 사냥을 북돋워주는 진미요리

사람마다 인생에서 추구하는 바는 제각기 다르다. 그 중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 바로 식(食)이다. 살기 위해 먹는 것이 아니라 먹기 위해 살고 있는 자칭 미식가 헌터인 나에게 있어서는 요리를 빼고는 인생을 논할 수 없다. 사심을 제외하더라도 헌터라면 요리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건 당연지사. 요리는 단순히 배를 채우기 위한 목적이 아니며, 무엇을 먹고 사냥을 나가느냐에 따라 헌터들이 발휘할 수 있는 능력치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바르바레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노점 요리장의 의뢰를 해결하면, 그가 '아뉴단'의 요리장으로 합류하며 어느 마을로 가던 간에 요리를 즐길 수 있다. 여단 마스코트걸에게 퀘스트를 받고 장비와 아이템을 체크했다면, 필드에 나가기 전에 꼭 맛있는 요리를 먹고 가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소액을 투자하고 거액의 퀘스트 보상을 보장받는 방법이니 꼭 염두해둘 것!

[▲ 어떤 식재료를 조합하느냐에 따라 버프가 달라진다.]

섭취할 수 있는 식재료로는 가시고기와 여제새우, 점보빵, 도깨비양파, 투우버터 등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날마다 재료의 신선도가 다르므로, 가급적 신선한 재료를 조합하여 요리를 주문하는 것이 좋다. 특히, 재료 중에서 별표시가 되어 있는 것들이 있는데, 이를 먹게되면 체력이 상승하기 때문에 근접 전투를 선호하는 헌터들에게 제격이다.

두 가지 재료를 선택하면 볶을 것인지 삶을 것인지, 쪄서 먹을건지 튀겨서 먹을건지 선택해야 한다. 뭐 일반인이라면 그냥 입맛대로 아무거나 고르겠지만, 전문헌터 쯤 되면 요리 방식 역시 전략적으로 골라야 한다. 어떻게 조리를 하느냐에 따라 자기 자신과 동반자 아이루의 향상 능력이 달라지기 때문. 재료를 모두 고르면 노점 요리장의 화려한 퍼포먼스가 시작되고, 경쾌한 음악과 함께 따끈따끈한 요리가 완성된다.

맛있는 요리도 먹고 능력치도 향상되니 그야말로 일석이조다. 나아가 이런 고퀄리티 음식을 50z의 저렴한 가격으로 먹을 수 있다는게 어딘가. 다양한 퀘스트를 완수하고 다양한 지역을 개척하면 보다 신선한 재료들을 가지고 요리를 부탁할 수 있으니, 맛있으면서도 건강을 챙기는 그런 음식을 원하는 미식가 헌터들은 열심히 퀘스트를 이행하길 바란다.

[▲ 그래! 이 맛이야!]



4. 내 아이가 최고+ㅡ+! 평생의 동반자 아이루

예전에 헌터 생활을 하다가 다시 복귀하는 이들에게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몇 가지 있을 건데, 그 중 하나가 아마 동반자들의 장비 업그레이드 부분일 거다. 다양한 몬스터를 토벌하고 아이템을 획득하면, 헌터들이 맞출 수 있는 장비가 늘어남은 물론 동반자들의 신규 아이템까지 가공소에서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요즘은 아무리 퀘스트를 하고 보스 몬스터로부터 아이템을 채집해도 아이루의 새로운 장비가 추가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당황한 복귀 헌터가 있을 것이다.

놀랄 것 없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이루의 신규 장비는 초보 단계에서는 불가능한 사항이다. 즉, 생각할 필요도 없는 사항이다. 치코마을이라는 곳에 도달하여 일정 퀘스트를 수행해야지만 동반자의 갑옷과 무기를 만들어줄 수 있기 때문에 서두를 것 없다.

[▲ 캐릭터 생성 단계서 가능한 아이루 커스터마이징. 다소 와일드한 아이도 있다.]

계속해서 퀘스트를 받고 미션을 수행하다보면, 이후에는 참가 동반자 수를 늘릴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나 역시 새로운 동반자들을 만나게 되었고, 현재 총 5명의 후보 동반자를 거느리고 있다. 다양한 공격 패턴을 위해 한 명은 원격공격술을 지닌 아이, 또 한 명은 타격공격술을, 마지막 한 명은 폭탄공격술을 보유한 아이로 묶어서 그룹을 만들어 주었다.

이번 퀘스트에 참전하지 않는 아이루 그룹 '몬냥대'를 만들어 그들을 별도로 여행 보내주려 한다. 별도의 여정을 떠날 수 있도록 헌터가 경로를 지정해 주어야 한다. 근거리만 보낼 것인지 혹은 원거리까지 보낼 것인지에 따라 아이루들의 일정이 달라지며, 거리가 멀어지면 멀어질 수록 많은 식량이 요구된다.

다만, 예전에는 한 번 보내면 돌아올 때까지 손놓고 기다려야만 했지만, 이제는 디지털 시대 아닌가. 그들이 누구와 맞닥뜨리며 전투시 어떤 스킬을 발동시킬지 나의 스마트폰을 통해 2D로 구현되어 뜨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 없다. 나아가 그들에게 무선으로 공격 패턴을 지시할 수도, 자유롭게 싸울 수 있도록 전투 방식을 맡기는 것도 가능하니 그것은 헌터 당신이 판단할 몫이다.

[▲ 언제 어디서나 함께하는 내 동반자 아이루들♡]

어찌되었던 무사히 돌아오면 '편린'이라는 아이템을 구해 온다. 이걸 가지고 다양한 능력치의 동반자의 장비와 무기를 만들 수 있다. 예전과 동일하게 헌터가 퀘스트를 다녀올 때마다 1번씩 몬냥대를 출전시킬 수 있기 때문에, 내가 힘내야만 아이루들도 그만큼 빠르게 성장할 수 있다. 진정으로 동반자를 사랑하는 헌터라면 이를 게을리 하지 말지어다.

나아가 따끈따끈섬에서 내 아이루들과 함께 투망을 이용한 낚시를 할 수 있다. 아이루마다 제각기 다른 능력을 소지하고 있으며, 먹이를 주고 개시하면 보다 효율적인 낚시를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투망을 잘 조준했다가...땅땅땅 빵! 투망을 발사해 최대한의 많은 물고기를 올려야 한다. 아이루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물고기들이 모이는 그 찰나의 순간을 캐치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5. 문명의 이기를 누려라! 디지털 시대의 통신환경

자고로 사람은 주어진 환경을 최대한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불을 발견하고 집을 짓고 농작을 하면서 인간은 문화를 발전시켜 왔다. 이제는 디지털 시대이다. 모든 것이 전자화 되었고,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다. 스마트한 인간이라면 문명의 이기를 누려야 하는 법.

예전에는 집회소에 방문하여 근처에 있는 헌터들과 팀을 구성해 전투에 나가는 것이 전부였으나, 이제는 인터넷을 활용해 멤버를 모을 수 있다. 로컬 통신이 아니라 인터넷 통신으로 헌터들을 소집할 수 있게 된 것은 엄청난 기술의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멀리 있는 헌터들 중 같은 퀘스트를 원하는 자가 있다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바로바로 팀을 짤 수 있으니 이 얼마나 편리한 세상인가.

[▲ 집회소에서 다양한 유저들과 만나 최대 4인 파티까지 구성할 수 있다.]

클리어하고 싶은 미션을 집회소에 등록해두면 실시간으로 누가 이 퀘스트를 함께 하고 싶어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고, 최대 4명까지 모아서 몬스터 토벌을 위한 여정을 함께 할 수 있다. 잘 생각해야 하는 부분 중 하나가 그룹에 들어오고 싶은 헌터들이 있다고 무작정 다 받아주어서는 안된다는 거다. 4명으로 팀원 수가 한정되어 있다 보니 각기 서로 다른 특성의 공격패턴을 가진 헌터로 팀을 구성해야 한다. 그래야만 가장 효율적인 전략을 세울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처음 집회소를 가게 되면 하위 퀘스트만 가능하나, 이를 수행하고 클리어 한다면 이후에는 상위 퀘스트도 의뢰받을 수 있게 된다. 물론 상위 퀘스트로 가면 더 강력한 몬스터가 등장하지만, 그만큼 높은 보수를 지급하니 돈을 빨리 모으고 싶은 자들은 잘 활용하는 것이 좋다.





헌터로써 맞이한 첫 마을 '바르바레'를 떠나, '나구리마을'에서 그들이 겪고 있는 문제점들을 함께 해결한 지 어느 덧 한 달. 선박을 만드는데 필요한 재료들을 구해다 주고, 그들의 길을 가로막고 있던 거대한 거미형 몬스터 '네르스큐라'를 토벌했다. 그 동안 나구리마을 사람들은 우리의 수고에 보답하기 위해 우리가 조달하는 재료를 기반으로 선박 한 척을 만들어 주었다.

드디어 우리 '아뉴단'의 첫 배가 탄생한 것이다. 나구리마을 촌장님은 새로운 선박의 탄생을 축하하며 '고래선'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 어딘가 모르게 고래밥을 연상시키는 애매한 이름이었지만, 뭐 어떤가. 이렇게 훌륭하고 튼튼한 배를 만들어 주었으니 고마울 따름이다.

[▲ 나구리마을의 주요 퀘스트를 수행하면 다음 목적지로 떠날 수 있다.]

필요한 물품들을 챙기고 새로운 곳인 '치코 마을'로 떠나기 위해 나구리마을 주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촌장은 자신의 딸이 우리와 함께 가는 것에 대해 대견하면서도 아쉬운지 연거푸 눈을 비볐다. 저 덩치에 닭똥같은 눈물이라니...겉으로 보기에는 철도 씹어먹을 것 같이 생긴 촌장이었지만 역시 자식 앞에서는 한 없이 약해지는가 보다.

잡담은 여기까지 해두고 이제 본격적으로 닻을 올리고 항해를 시작하자! 보다 다양한 몬스터를 맞딱드리면서 고성능의 장비를 기반으로 뛰어난 헌터가 되야지라고 마음 먹으며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다. 하늘이 다소 어두워지긴 했지만 '날씨가 항상 맑을 수는 없으니까'라고 생각하던 찰나, 우리 캐러밴 위로 무언가 빠르게 지나갔다.

[▲ '고어 마가라'는 헌터들의 자연 회복력을 저하시키는 광룡바이러스를 퍼트린다.]

뭐지? 본 적도 없는 검은 빛깔의 무시무시한 흑룡이 눈 앞에 나타났다. 포효를 하는 것만으로도 몸이 움츠러들고 공포감에 젖었다. 하지만 '아뉴단'의 정식 헌터로써 떠..떨면 안된다. 내 역량으로 무찌르는게 힘들지라도 고래선에는 발리스타와 격룡창이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으니, 이를 잘 활용하면 어떻게든 되겠지.

대피해 있던 한 일원이 알려준 정보에 따르면 우리 배를 덮친 몬스터는 '고어 마가라'. 그는 무시무시한 바이러스를 퍼트리면서 상대를 제압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험난한 길을 넘었다고 생각하니 또 다른 난관이 기다리고 있구나. 이게 헌터로써의 당연한 생활이라면 뭐 어쩔 수 있나? 즐기는 수 밖에! 뭐든지 패기 싸움이다. 이렇게 나의 새로운 사냥이 다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