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세 달간의 대장정 끝에 롤챔스 윈터 시즌이 어느덧 대망의 결승전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이번 윈터 시즌에는 시즌이 바뀌는 대격변을 거치며 챔피언 인기도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

롤챔스 결승전은 그야말로 최고의 선수들이 최고의 챔피언을 선택하는 자리입니다. 때문에 롤챔스 결승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챔피언은 그 후 너프 패치 되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높은 승률을 기록 중인 인기 챔피언만 롤챔스 결승전에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외면받던 챔피언이 깜짝 활약을 펼쳐 재조명받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리그 인벤에서는 다가오는 롤챔스 결승전을 맞이하여, 과거 롤챔스 결승전에서 어느 선수와 챔피언이 인상 깊은 활약을 펼쳤는지 되짚어 보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 팀을 우승으로 캐리한 챔피언들



미쳐 날뛴 '래퍼드'의 잭스, 2012 롤챔스 스프링 결승전

최근 선수 은퇴를 발표해 아쉬움을 샀던 '래퍼드' 복한규 선수(2012년 우승 당시 소환사명 '판타지스타'). 그는 2012 롤챔스 스프링 결승 1세트에서는 오공을 픽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준 데 이어 2세트부터는 잭스를 선택해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습니다.

2012 롤챔스 스프링 시즌에서 잭스는 단 4번밖에 등장하지 않았을 정도로 하락세에 있던 챔피언이었습니다. 그러나 복한규 선수는 가장 중요한 무대인 롤챔스 결승전에서 과감히 잭스를 선택해 의외의 활약을 펼쳤습니다.

그는 '건웅' 장건웅 선수의 럼블을 상대로 라인전에서 솔로 킬을 포함해 두 차례나 킬을 기록하며 성장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5대 5 교전에서는 상대 원딜을 순식간에 제압하면서 게임 흐름을 유리하게 바꿔놓았습니다. 게임 중후반에는 잘 큰 잭스의 엄청난 존재감을 과시하며 교전 때마다 잭스무쌍을 보여줬습니다.

3세트에서도 잭스의 활약은 이어졌습니다. 탑 라인에서 솔로 킬을 포함해 또다시 상대를 두 차례 잡아내며 우위에 선 것입니다. 그 후에도 준수한 활약을 펼친 끝에 결국 3세트도 승리하며 롤챔스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결승전에서 신의 한 수였던 잭스 픽이 잘 짜여진 치밀한 전략이 아닌 즉흥적인 복한규 선수의 선택이었다는 점입니다. 결승 2세트 밴픽이 진행되면서 이대로 무난한 챔피언을 선택했다가는 일방적으로 패배하겠다는 생각에 캐리력이 강한 잭스를 선택했다고 경기 후 인벤과의 인터뷰에서 복한규 선수가 직접 밝힌 것입니다.

영상 출처 - 온게임넷




'매드라이프'의 분신 블리츠크랭크와 알리스타, 2012 롤챔스 섬머 결승전

블리츠크랭크와 알리스타 중 '매드라이프' 홍민기 선수를 대표하는 챔피언은 무엇일까요. 마치 엄마, 아빠 중 누가 더 좋냐는 질문처럼 이 질문에도 답을 내리기 힘듭니다. 그만큼 그는 블리츠크랭크와 알리스타, 두 챔피언 모두 잘 다루는 선수로 유명합니다.

2012 롤챔스 섬머 결승전에서 홍민기 선수는 '패패승승승' 대역전 드라마의 주역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대역전극의 서막을 알린 결승 3세트에서 럭스로 좋은 모습을 보여준 그는 결승 4세트와 5세트에서 각각 블리츠크랭크와 알리스타를 선택해 역시 놀라운 활약을 이어갔습니다.

홍민기 선수는 마치 챔피언과 하나가 된 것처럼 블리츠크랭크와 알리스타를 능수능란하게 다뤘습니다. 블리츠크랭크를 꺼내 든 4세트에서 그는 혼령 질주를 사용하는 아리를 예측 그랩으로 잡아내는 신기에 가까운 컨트롤을 보여주며 5세트까지 경기를 끌고 갔습니다.

섬머 우승을 놓고 펼쳐진 마지막 5세트 블라인드 픽에서는 그의 또다른 아이콘인 알리스타를 사용해 상대 미드라이너의 딜로스를 유발하는 서포터 플레이의 정석을 보여주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습니다.

영상 출처 - 유투브 AzubuVideo




'와치'의 신 짜오, 육식이 무엇인지 보여주겠다! 2012-2013 롤챔스 윈터

2012-2013 롤챔스 윈터 결승전 첫 번째 세트는 초식 정글러와 육식 정글러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육식 정글러 신 짜오를 사용한 나진 소드의 '와치' 조재걸 선수와 반대로 초식 정글러인 아무무를 사용한 아주부 프로스트의 '클템' 이현우 선수가 맞붙은 것입니다.

경기 초반 나진 소드는 레넥톤과 신 짜오가 힘을 합쳐 탑 라인에서 아무무를 처치하고 승기를 잡았습니다. 아무무의 시련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신 짜오가 이블린과 힘을 합쳐 아무무를 또다시 잡아낸 것입니다.

물론 아무무가 1레벨에 붕대 던지기를 배운 여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이 모든 것은 게임 초반 아무무에 비해 월등히 앞서는 신 짜오의 화력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습니다.

조재걸 선수는 결승전에서 신 짜오를 3번 연속 선택한데 반해 이현우 선수는 아무무, 쉔과 같은 초식 정글러를 고집했습니다. 신 짜오는 초반 갱킹과 소규모 교전에서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며 스노우볼을 굴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영상 출처 - 온게임넷(이하 동일)




'다데'의 제드, 2013 롤챔스 스프링 우승의 견인차

2013년 롤챔스 스프링 결승전에서 먼저 눈에 띈 챔피언은 엘리스였습니다. MVP 오존(현 삼성 오존) '댄디' 최인규 선수의 엘리스가 사용하는 족족 고치를 적중시켜 연달아 갱킹에 성공한 것입니다. 결승전 첫 번째 세트에서 엘리스의 놀라운 활약 덕분에, 나머지 2세트와 3세트에서 연달아 엘리스가 밴되는 결과까지 낳았습니다.

하지만 가장 놀라운 활약을 펼친 챔피언을 하나 고르라면 역시 제드를 꼽을 수 있습니다. '다데' 배어진 선수는 결승전에서 세 경기 연속 제드를 선택했는데요. 폭발적 대미지를 이용해 상대 챔피언을 끊어내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습니다.

사실 제드는 2012년 말 110번째 신규 챔피언으로 등장한 이후, 별다른 빛을 보지 못한 챔피언이었습니다. 하지만 버프 패치 후에는 양상이 달라졌습니다. 특히 제드가 세 번 연속 등장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 롤챔스 스프링 결승 이후에는 필밴 리스트에 이름이 올라갈 정도로 인기가 급상승했습니다.

제드는 2013년 스프링뿐만 아니라 바로 이어 열린 2013년 롤챔스 섬머에서도 좋은 활약을 이어가며 두 시즌 연속 각광받는 챔피언이 되었습니다.





'페이커'의 제드, 2013 롤드컵 섬머의 마지막을 장식한 챔피언

SKT T1 K와 KT 불리츠가 맞붙은 지난 2013 롤챔스 섬머 결승전에서는 5세트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습니다. SKT T1 K가 기적의 스코어 '패패승승승'으로 롤챔스 우승컵을 차지하며 전성기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SKT T1 K가 역전 드라마를 쓸 수 있었던 밑바탕에는 바로 바이가 있었습니다. SKT T1 K '벵기' 배성웅 선수는 바이를 선택해 적극적으로 갱킹을 시도하며 결승전 3세트에서 팀을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이후, 우승을 결정짓는 마지막 5세트에서도 배성웅 선수는 바이를 활용해 좋은 활약을 펼쳤습니다.

바이가 대역전극의 기반을 마련해줬다면, 2013 섬머 결승전에서 마지막을 장식한 챔피언은 제드라 할 수 있습니다. 제드는 쉔과 함께 결승전 밴픽율 100%을 기록했으며 블라인드픽으로 진행된 5세트에서는 양 팀 모두 미드 라이너로 제드를 선택했을 만큼 많은 인기를 얻었습니다.

특히 5세트 SKT T1 K '페이커' 이상혁 선수와 KT 불리츠 '류' 류상욱 선수의 제드 미러전에 이목이 집중되었는데요. 이상혁 선수는 현저히 낮은 체력으로 류상욱 선수의 제드를 잡아내는 놀라운 컨트롤을 보여줘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화제를 모았습니다.





롤챔스 최초 2회 우승으로 인도할 선수와 챔피언은?

이번 롤챔스 윈터 결승전에 맞붙는 SKT T1 K와 삼성 오존은 모두 롤챔스 우승을 한 번씩 경험한 팀입니다. 특히 양 팀의 미드라이너인 '페이커' 이상혁 선수와 '다데' 배어진 선수는 모두 지난 롤챔스 결승전에서 인상 깊은 활약을 펼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끈 경험이 있습니다.

'페이커' 이상혁 선수는 리그오브레전드 계의 메시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현재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SKT T1 K를 전승으로 이끌며 지금 롤챔스 MVP 포인트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상혁 선수. 과연 이번 결승전에서도 이름값을 해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롤드컵 때의 부진을 딛고 다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다데' 배어진 선수 또한 결승전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입니다.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해왔던 좁은 챔피언 풀을 넓히기 위해 연습량을 늘렸다고 인벤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는데요. 실제로 이번 롤챔스 윈터에서 이상혁 선수와 똑같은 개수인 7가지 챔피언을 사용하며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두 선수가 이번 결승전에서 선보일 챔피언은 무엇일까요. 만약 블라인드 픽으로 진행되는 5세트까지 간다면 제드 맞대결이 아닌 야스오 맞대결을 볼 수 있을까요. 과연 롤드컵 윈터 결승전에서는 어떤 챔피언이 등장할지 벌써 기대됩니다.

▲ 다데와 페이커의 야스오 맞대결을 볼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