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붉은 기사단 업데이트 이후 두 번째 공성전이 진행됐다.

이번 공성전은 라인과 반왕 모두 중요한 공성이다. 붉은 기사단이 또 다른 성을 공격함과 동시에 지난주에 점령한 성을 수성하는 상황이기 때문. 라인은 이번 공성전을 전환점으로 전세를 역전시키거나 탈환에 성공해야 하고, 반왕은 더 거세게 라인을 몰아붙여야 한다.

일반 유저들은 성 던전 개방과 세금 분배가 목적이지만, 라인과 반왕은 혈맹의 자존심과 전투의 구심점인 '성'이 걸려있는 것. 그렇다면 이번 공성전의 결과는 어땠을까?




■ 쓰라림은 이미 맛보았다. 수성 포기 사태

몇몇 서버에서는 공성전이 시작하자마자 수호탑이 파괴되었다. 붉은 기사단이 외성 문을 지나기도 전에 상황이 종료 된 것. 다수의 유저들이 공성전에 참여하지 못해 소수의 유저들만 세금을 나눠 받는 서버도 있었다.

자세한 내막은 이렇다. 다섯 수호성은 그림리퍼 급이라 평가되고 있고, 붉은 기사단은 개개인이 맑은 물약으로 무장한 75레벨 이상 캐릭터와 비슷하다. 게다가 이들의 위력은 지난주 공성전을 통해 이미 검증되었다. 붉은 기사단의 전력을 막아내려면 최소 100명 이상의 인력이 필요한데, 그만한 인력과 지원을 1시간 동안 유지하기 힘들다는 게 성 혈맹의 입장이다. 이에 수성을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 수성 측은 보이지 않고, 외성 문은 이미 파괴된 상태.


어레인 서버의 불멸의해적 혈맹은 지난주 붉은 기사단의 공격을 막기 위해 모든 혈맹원을 집합시켰고, 내성문에서 가까스로 수성에 성공했다. 이때 참여한 인원은 약 200명 이상으로 유추되며, 2선과 3선에서 지원할 수 있는 요정과 마법사 수가 많았기에 수성이 가능했다고 알려졌다.

이 때문에 '어차피 내줄 성이라면 깔끔하게 포기하자.'는 혈맹이 많았다. 수지타산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고 한다. 게다가 공성 측은 적 혈맹의 외부 공격까지 고려해야 하기에 성문을 뚫기는커녕, 외성 주변에서의 전투만 지속되었다.


▲ 공성전이 시작되기 전, 이미 수호탑 주변을 점령한 유저들.



■ 수성보다 탈환? 막는 게 어렵다면 뚫어 보이겠다.

수성을 포기하고 탈환에 올인한 것일까? 몇몇 서버는 붉은 기사단의 성을 탈환하기 위해 전 병력을 집중했다. 대표적으로 커츠 서버의 똘끼 혈맹은 붉은 기사단의 기란 성을 1시간 동안 공략을 시도. 하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붉은 기사단이 공격할 때는 폭풍 같았고, 수비할 때는 철옹성 그 자체였다.

붉은 기사단 NPC는 쇼크 스턴과 미티어 스트라이크, 파이어 스톰 등의 마법으로 거세게 저항했다. 근접 붉은 기사단은 맑은 물약까지 복용하는데, 마법사의 디케이 포션 등의 디버프 스킬도 면역이라 오로지 화력으로만 처치할 수 있었다.

공성전에서 공격 측은 근접 클래스보다 원거리 공격을 펼치는 요정들, 활피단의 화력이 매우 중요하다. 커츠 서버의 똘끼 혈맹은 1진부터 4진까지 구성한 활피단이 외성 입구를 지키는 NPC를 하나씩 일점사하여 뚫을 것 같은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적 혈맹의 지속적인 후방 교란과 진영 붕괴, 마법사 계열 NPC의 미티어 공격 등으로 결국 외성조차 뚫지 못했다.


▲ 커츠 서버의 똘끼 혈맹은 활피단으로 외성 문을 뚫으려 했다. 출처 : BJ 똘끼


초반 양상만 보면 뚫는 것조차 불가능하게 보였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붉은 기사단 NPC 수가 줄어들면서 외성 문을 뚫는 서버가 늘어났다. 소수의 정예 기사들이 선봉에서 활 공격의 집중포화를 이뮨 투 함과 힐로 버티면서 후방 요정들의 트리플 애로우 일점사로 처리한 것이다.

수성 NPC의 군주 캐릭터를 공격하는 버그도 큰 영향을 끼쳤다. 붉은 기사단 NPC가 관전석에 있는 군주 캐릭터에게 공격을 시전. 관전석이라 아무런 피해를 받지 않는 군주 캐릭터는 마법사, 활 NPC의 온갖 어그로를 끌 수 있었던 것이다.


▲ 군주 캐릭터가 관전 포인트 자리에서 마법사의 시선을 끌 수 있다.


이에 25분~35분 사이에 외성 문을 뚫는 서버가 다수 발생. 곧장 내성문으로 진격했다. 내성문 바로 뒤는 성의 주인을 결정하는 수호탑이 위치하고 있다. 내성문만 뚫으면 공성전에 승리할 수 있는 것.

내성문을 지키는 모든 NPC를 처리할 필요 없이 수호탑까지 가는 길목만 확보하면 된다. 대부분 기사, 다크엘프 등 근접 클래스가 내성문 좌우 바리케이드를 뚫고 수호탑으로 진격하여 성을 점령하기도 했다.


▲ 내성문 바로 뒤는 수호탑!



■ 수성률은 낮지만, 공격 성공률은 높다!

이번 공성전은 50개의 서버중 32개의 서버가 공성에 성공했다. 전체 서버를 놓고 볼 때 약 64%의 공성 성공률이다. 조우 서버는 백년고독 혈맹이 붉은 기사단의 수성을 뚫고, 켄트성을 탈환. 케레니스 서버는 비 혈맹이 기란 성을 탈환했다. 켄트 서버의 Blackteam 혈맹도 기란 성을 되찾았다.

지난주 9% 채 안됬던 수성 결과에 비해 높은 확률로 붉은 기사단의 철옹성을 뚫는 데 성공했다. 오랫동안 축적되온 전투 감각과 공성 노하우는 하루아침에 얻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박수받아 마땅한 결과였다.


▲ 기란 성은 외성과 내성을 뚫어야 수호탑에 도달할 수 있다.


수성은 하딘, 조우, 케레니스, 오웬, 발센, 아인하사드, 글루디오, 그랑카인 서버만 성공했다. 8개의 서버가 붉은 기사단의 진격을 막아낸 것. 약 16%의 수성률로 7% 상승했다. 하딘 서버는 2주 연속으로 수성에 성공했고, 기란 성의 경우 무려 44억 아데나가 누적되었다.

지난주는 붉은 기사단의 전력을 확인하는 정찰 단계였고, 이번 주는 빼앗긴 성을 탈환하는 공성도 함께 진행되었기에 앞으로 수성률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 수성에 성공한 조우명품 혈맹의 오크성 공성 현장. 출처 : BJ 알포


반면, 2주 연속 붉은 기사단에 성을 내준 서버도 있었다. 듀크데필, 로엔그린, 파푸리온, 기란, 하이네, 판도라, 아덴, 아우라키아, 할파스, 바포메트, 커츠 서버는 붉은 기사단이 2개의 성을 점령하고 있으며, 다음 주 남은 성을 내주게 될 시 붉은 기사단이 3성을 통일하게 된다.

앞서 말한 11개의 서버는 라인의 명예와 자존심이 걸려 있는 상황이기에 다음 주 공성과 수성이 매우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 라인의 시대는 끝났다. vs 더 이상의 반전은 없다. - 향후 공성전의 흐름은?

라인은 전력을 2개로 양분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공성과 수성을 동시에 하기는 벅찬 일이다. 성 혈맹 대부분이 같은 라인을 형성, 연합의 형태를 띠고 있다. 때문에 수성에 여유가 있는 혈맹은 연합, 동맹 측 수성에 지원 병력을 보낼 수 있다.

그러나 지금 형태로는 연합까지 총 동원하여 수성하거나 공성에 올인 해야 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반왕과 적대 라인의 공격, 잦은 방해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기존에 있던 적 혈맹 외 붉은 기사단과 공성에 참여하는 일반 유저도 상대해야 한다.


▲ 외성 밖에서의 교란은 공격 측에게 매우 부담이다.


반대로 반왕이나 반 성혈 라인은 매 공성전이 여유롭다. 성을 얻을 목적이 아니라면, 공성에 성공해도 그만, 실패해도 그만이다. 대부분의 반왕은 라인의 세금 독식, 사냥터 통제 등 제약적인 측면에 맞서기 위한 집단이므로 라인의 세금 지원만 끊어도 필드 전투를 유리하게 진행할 수 있기 때문.

반왕은 보통 세금 등 지원 없기에 개인 비용으로 물약값을 충당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라인은 세금과 작업장 지원, 보스 몬스터 독식을 통한 물약 값 충당이 더 원활하다. 그러므로 세금 지원이 끊긴 라인이 필드 전투나 향후 공성에서 기존보다 약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것이다.


▲ 한 차례도 붉은 기사단에게 성을 내주지 않았던 하딘 서버.


붉은 기사단의 혁명 전쟁의 윤곽은 거의 드러났다. 붉은 기사단의 공성, 수성 형태와 전력은 대부분 노출되었다. 웬만한 서버의 라인들은 2주에 걸친 수성과 공성을 통해 대응법을 마련할 수 있었다. 다음 주 공성은 이러한 정보를 토대로 정돈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 이상의 반전은 없다고 외치는 라인들, 그리고 라인들의 시대는 끝났다며, 유저들을 대변하는 붉은 기사단의 심판을 받으라고 말하는 반 라인과 반왕들. 과연 다음 공성전은 어떤 양상이 펼쳐질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