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성전에 대한 혁명과 3성 통일이 모토인 데포로쥬의 붉은 기사단. 라인의 오랜 독식을 견제하여 균등한 힘의 분배가 주목적이다. 하지만 붉은 기사단의 하향 패치 이후, 2번에 걸친 공성전을 통해 그 힘이 무색해졌다. 혁명가 데포로쥬와 함께 통제, 독식을 막으려는 일반 유저들의 이상은 멀고도 험했다.

하지만 몇몇 서버에서는 반왕이 성을 점령하거나 공성전이 진행되는 동안 성주가 여러 번 바뀌는 등 이변이 일어나기도 했다. 매주 수성과 공성이 진행되면서 점점 명확해져 가는 공성전의 양상. 이번 주는 과연 어땠을까?




■ 누가 라인이고, 누가 붉은 기사단인가?

라인들은 여러 혈맹의 집합체로 연합 형태를 띠고 있다. 수성에 부족한 인원이나 물자를 연합 혈맹이 지원해줄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이러한 장점은 지난주에 이어 이번 공성전에서도 매우 크게 작용했다. 수성 혈맹은 외성 문을 견고히 하고, 동맹 혈맹은 외성 문밖에서 붉은 기사단을 교란시켰다.

이는 반왕과 반라인 혈맹들에게 유효타로 적중했는데, 그 이면에는 붉은 기사단의 첩자 역할을 한 유저들이 큰 영향을 끼쳤다. 라인에 속해 있는 소수의 기사가 붉은 기사단에 가입하여 무차별 공격을 한 것. 지난 패치로 붉은 기사단 간 공격 패널티가 없어졌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 발라카스 서버의 오크 성 공성전. 붉은 기사단에 가입한 라인들이 동맹 혈맹과 함께 후방에서 공격중이다.


붉은 기사단에 가입할 시 수호성이나 붉은 기사단 NPC의 공격을 받지 않는다. 게다가 버프까지 받기에 이 상태로 공격 측의 핵심 전력인 요정, 법사단의 진영을 무너뜨리고, NPC까지 정리하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게다가 후방을 교란하는 라인 기사들은 카운터 베리어로 무장한 최강 멤버들이라 그 위력이 대단했다.

문제는 붉은 기사단에 위장 가입한 라인 캐릭터들의 바리케이드였다. 같은 붉은 기사단이 외성 문 입구를 막고 있으니, 수호성을 포함한 붉은 기사단 NPC들이 공격할 대상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게다가 커츠 서버의 기란 성 공성 현장에서는 수호성이 유저와 유저를 통과하지 못하는 오류가 발생. 이에 수호성을 필두로 외성 문을 뚫는 데 성공했으나 내성 문은 뚫지 못했다.


▲ 붉은 기사단에 가입한 라인들이 바리케이드를 친 모습. 심지어 이실로테의 버프까지 받게 된다.


질리언, 어레인, 캐스톨, 데컨, 로데마이, 발라카스 서버는 이러한 붉은 기사단의 약점을 정확히 이해하고, 완벽하게 이용하는 데 성공. 3개의 성 모두 수성에 성공했다. 공격 측을 위한 붉은 기사단의 일원 버프가 독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이유불문 무차별 공격을 받는 일반 유저들과 반왕들은 버프가 있어도 라인들의 전투력을 따라잡기는 매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게다가 붉은 기사단 NPC의 개체 수 감소로 더 불리한 상황에 직면했다. 앞서 말한 6개의 서버와 모든 성을 탈환에 성공한 조우, 하딘, 오웬, 아스테어 서버는 한결 편안한 마음으로 다음 공성에 임할 수 있게 되었다.


▲ 아인하사드 서버의 켄트 성. NPC들이 공격 대상을 찾지 못하고 있다.




■ 역습의 반왕들. 위기부터 입성까지.

오크, 바포메트, 커츠 서버는 전투 특화 서버로 필드 및 공성 전투가 매우 치열하다. 매주 전투 특화 서버에 걸맞게 최고 규모로 공성전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오크와 커츠 서버는 매 공성전마다 무수히 많은 인원이 참여한 탓에 극심한 렉이 유발될 정도.

이러한 가운데 오크 서버의 반왕인 '정자왕과친구들' 혈맹이 오크 성 공략에 성공했다. 오크 서버의 붉은 기사단은 강한 라인의 '선기가잘못했네' 혈맹이 소유 중인 기란 성을 공격했다. 이에 반왕인 '정자왕과친구들' 혈맹은 붉은 기사단이 수성하고 있던 오크 성을 공략한 것이다.

통칭 '유령' 혈맹이라 불리는 정자왕과친구들은 구 똘끼, 좀비 혈맹으로 얼마 전 군주와 BJ를 포함한 다수의 인원이 커츠 서버로 이전하여 세력이 많이 약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실질적인 필드 구도가 강한 라인에 유리하게 진행되었으나 오크 성에 입성하여 무성한 소문을 일축, 건재함을 알렸다.

평소 강한 라인과 필드 관계인 여러 단일 혈맹이 기란 성을 공격한 것도 큰 영향을 끼쳤다. 이에 오크 성에 입성한 '정자왕과친구들' 혈맹을 필두로 반 강한 라인을 구축하자는 의견도 들리고 있다.


▲ 오크 서버의 기란 성 공성 현장 - 출처 : BJ 스타




■ 라인의 무리수? 반왕과 중립이 탄력받는 서버들.

켄트 서버는 총군 연합과 반왕 연합, 그리고 총군을 탈퇴한 혈맹의 난타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립 혈맹까지 필드에 참여하면서 필드 구도가 매우 복잡해졌다. 켄트 서버 유저들은 아군도 적군도 없는 이례적인 필드 구도라 말하고 있다.

게다가 라인들의 사냥터 통제가 거의 없고, 라인과 반왕, 중립 혈맹의 비율이 엇비슷하여 전투 축 서버라 불리고 있다. 또한, 이번 공성전에서 악동 혈맹의 소유하고 있던 오크 성을 붉은 기사단이 함락하여 필드 구도가 더 복잡해질 전망이다.

이 밖에도 쥬드, 캐스톨, 데포로쥬, 아덴, 듀크데필 서버 등도 반왕이 라인을 거세게 압박하고 있다. 듀크데필 서버는 라인이 모든 중립 혈맹에게 필드를 선포하여 BJ 체린을 포함한 중립 혈맹의 적극적인 공성, 필드 양상을 띠고 있다.


▲ 캐스톨 서버의 켄트 성 공성 현장 -출처 : BJ 석이님




■ 붉은 기사단 보다 중요한 건 라인에 대적하는 유저들

라인들은 수성의 이점을 살리고, 붉은 기사단의 취약점을 완벽하게 파악하여 붉은 기사단에 가입하는 처세술을 발휘했고, 성을 빼앗으려는 반왕과 세금을 얻으려는 일반 유저들에게 라인의 저력을 보여줬다.

라인들의 막강한 힘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고, 이들이 보여준 단합과 전략, 전투 능력은 뛰어났다. 이들의 전투 감각과 공성 노하우는 박수받아 마땅한 결과였다.

몇몇 서버의 반왕은 성을 탈취하고, 반격에 성공하여 라인의 힘을 약화하는 데 일조했다. 하지만 라인들의 물자 보급력과 전투 지속력을 따라가긴 힘든 상황이다. 공성에 참여하는 인원 부족의 문제도 있고, 결국 성을 가지고 있다 보면 붉은 기사단의 공격을 막아야 하는 상황도 오게 된다.


▲ 붉은 기사단에 가입하여 손쉽게 수성에 성공하는 모습. 수호성의 버프까지 받아 철옹성이나 다름 없다.


결국, 필드 구도가 복잡한 서버, 흔히 말하는 '전투 축 서버'를 제외하고는 다음 공성전도 이번과 같은 양상일 가능성이 높다. 실질적으로 일반 유저들은 세금 분배가 목적이지 라인의 전력 약화, 성 탈취가 목표가 아니다. 듀크데필 서버처럼 일방적으로 필드 선포를 당하거나 척살 대상이 될 바에 공성전을 포기하는 게 낫다는 의견이다.

라인들의 붉은 기사단 가입 후 후방을 교란하는 전술은 다음 공성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공격 측의 대처와 붉은 기사단의 향후 변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