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서버 다운으로 공성전이 진행되지 않아서일까? 이번 공성전은 시작 전부터 치열한 신경전이 지속된 서버가 많았다. 외성문 밖에서 보라돌이 된 캐릭터를 정리하는 모습과 메스 텔레포트, 트루 타켓을 이용한 활피단의 치고 빠지는 '와리' 전술까지.

'반드시 뺏고야 말테야.'라는 각오로 임하는 반왕 등의 공격 측과 '넘볼 생각 하지 마라.'라고 말하는 수성 측의 신경전은 그 어느때 보다 대단했다. 특히, 전투 특화 서버인 커츠 서버는 밀고, 밀리는 상황이 지속되었다. 공성전이 끝나자 소속된 세력을 떠나 서로 "수고했어요."라고 서로를 존중해줄 정도였다.




■ 역대 최고의 참여율? Non-PvP 서버의 공성전

기존 붉은 기사단 공략에 실패했던 하이네 서버는 오크 요새 공성전에서 '무극'혈맹이 시작부터 동맹 혈맹들과 공성 존을 빠르게 장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견고한 바리케이드를 쌓는듯했다.

하지만 결과는 크리스터를 앞세운 붉은 기사단의 승리로 끝났다. '젠젠젠젠틀맨이다' 혈맹이 외성문 좌, 우를 틀어막고, 주변을 완벽하게 봉쇄했으나 중앙에 뭉쳐있는 일반 유저들의 수가 워낙 많았다. 게다가 크리스터를 앞세운 붉은 기사단의 일점사를 수성 측인 '무극' 혈맹이 버티지 못하면서 수호탑까지 내주게 되었다.





외성문이 뚫리자 무극, 젠젠젠젠틀맨이다 혈맹은 곧장 기란 성을 공격했다. 기란 성은 'RIVER' 혈맹이 수성중이던 상황. 붉은 기사단의 도움 없이 순수 혈맹 vs 혈맹 구도가 펼쳐졌고, '젠젠젠젠틀맨이다' 혈맹이 기란성을 차지했다.


▲ 투석기의 '에어리어 오브 사일런스 ' 공격의 빛났던 기란 성 현장.


아인하사드 서버의 붉은 기사단 공성전도 오크 요새에서 진행되었는데, '종결자입니다' 혈맹이 차지하고 있던 오크 요새를 붉은 기사단이 점령하는 데 성공했다.

2차전은 붉은 기사단이 수성하고 있는 기란 성에서 계속되었다. 성혈 라인인 '크래쉬', 'Max' 혈맹 등과 반왕인 '천국의이름으로' 혈맹 등이 외성문 앞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인 것. 결국, 중앙 외성문 좌, 우측의 1인 외성문 주변을 점령하던 성혈 라인이 붉은 기사단이 수성하던 기란 성을 탈환했다.


▲ 중앙 외성문 좌, 우의 1인 공간을 공략이 핵심.

▲ 거대 드레이크를 소환하여 유저들의 시선을 돌리기도 했다.




■ 붉은 활피단의 등장? 마지막에 무너진 발라카스 서버의 켄트 성

10분마다 소환되는 '붉은 기사단 지원 NPC'의 위력은 실로 굉장했다. 이들의 가장 무서운 점은 붉은 기사단 NPC의 수가 누적된다는 것. 특히 공성 시작 30분 후에 등장하는 30마리의 NPC와 종료 10분을 앞두고 등장하는 40마리의 수를 합치면 무려 70마리나 된다. 이는 개체수 감소 패치 전보다 더 위력적인 셈.

게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더 강해지는 붉은 기사단의 특성 때문에 수성 측은 공성전이 완전히 종료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공성 시작 후 30분 동안은 견고한 수비가 가능할지 몰라도 종료 10분 전에는 붉은 기사단 물량 공세로 인해 성을 빼앗길 수 있기 때문이다.


▲ 종료 10분 전을 앞두고 소환된 붉은 기사단. 그 수가 어마어마 하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발라카스 서버에서 일어났다. 켄트 성을 수성중이던 '최강영웅'은 40분 동안 적 혈맹과 붉은 기사단 연합의 공격을 굳건히 막아냈다. 평소라면 무난한 수성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공성 종료 10분 전. 40마리의 붉은 기사단 NPC가 소환되면서 약 4분만에 외성 문을 지키던 바리케이드가 뚫렸고, 곧장 수호탑으로 진격한 붉은 기사단 연합은 순식간에 켄트 성을 점령했다. 후방을 지원하던 마법사, 요정들의 긴장이 풀렸던 것도 한몫했다.

이는 개체 수 감소로 널널한 수성을 가능하게 했던 상황을 뒤집어 놓은 결과라 볼 수 있다. 그동안 공성 시작 직후 서로 간만 보다가 후퇴, 혹은 공격을 포기하는 상황이 많았으나 앞으로는 공격 측이 유동적으로 다양한 공성 전략을 펼칠 수 있게 되었다.


▲ 종료 4분을 앞두고 외성 문이 뚫렸던 켄트 성.




■ 수호탑 점령 직전까지 갔던 접전의 커츠 서버 - 똘끼 vs 낭랑

전투 특화 서버인 커츠 서버의 '똘끼' 혈맹은 점령 중이던 오크 요새를 과감하게 포기하고 '낭랑' 혈맹이 점령중인 기란 성을 치는 전략을 선택. 공성 시작 전부터 기란 성 외성 문 밖을 점령하며, 기란 성에 올인 하겠음을 예고했다.

붉은 기사단의 타겟팅이 된 성은 오크 요새였고, 똘끼 혈맹이 수성하지 않은 탓에 2분도 채 안되서 붉은 기사단이 점령했다.

똘끼 혈맹은 모든 병력을 기란 성에 올인, 외성문을 지키는 낭랑 혈맹의 바리케이드를 공격했다. 하나씩 낭랑 혈맹의 전진 캐릭터를 일점사한 똘끼 혈맹은 공성 시간 15분경, 외성 바리케이드를 거의 뚫는 듯했으나 낭랑 혈맹의 연이은 지원으로 번번이 막히고 말았다.


▲ 낭랑 혈맹의 견고한 바리케이드. - 출처 : BJ 원재


공성 시간 33분경, 똘끼 혈맹이 외성 바리케이드를 뚫고 내성문 앞까지 진격, 낭랑 혈맹은 재빠르게 내성문 입구 쪽에 2차 바리케이드를 쌓았다. 이후 낭랑 혈맹은 채팅 도배로 똘끼 혈맹의 시야를 차단했고, 내성문 밖에서 낭랑 혈맹을 지원하던 '더혈' 혈맹은 '오렌지'로 변신하여 렉을 유발하기도 했다.


▲ 똘끼 혈맹이 내성 바리케이드를 공격하는 모습. - 출처 : BJ 원재


결국, 똘끼 혈맹은 내성문을 뚫지 못하고, 공성전이 종료되어 다음 주를 기약했다. 외성문이 뚫리고도 인간 바리케이드를 쌓아 똘끼 혈맹이 진입을 늦춘 낭랑 혈맹의 인해전술이 돋보인 전투였다.


▲ 공성전이 종료되기 직전의 모습, 승리의 세레머니를 펼치는 낭랑 연합. - 출처 : BJ 원재




■ 종료될 때까지 예측할 수 없는 공성전

붉은 기사단의 지원군으로 인해 수성에 변수가 생겼던 탓일까? 현재 판도라, 할파스 서버는 붉은 기사단이 기란 성과 켄트 성을 점령한 상태다. 다음 주 오크 요새까지 빼앗긴다면 '붉은 기사단의 3성 통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시간이 지날수록 등장하는 붉은 기사단 지원군은 공성전이 완전히 종료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도록 만들었다. 연이은 밸런스 조절로 시시각각 변하는 공성전. 또 어떻게 조정될지는 모르지만, 당분간 공격 측이 더 탄력받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