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자는 아직 죽지 않았다. 얼마 전, 폴란드 카토비체에서 많은 외국 강팀들을 꺾고 전승 우승을 거두었던 KT 불리츠. 한껏 기세를 올린 팀이었지만, 한동안 그들의 행보는 불안했다. 삼성 블루와 나진 소드를 상대로 두 경기 모두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SKT T1 K와 함께 항상 두 손가락에 꼽히던 팀 치고는 굉장한 슬럼프를 겪는 것으로 보였다.

SKT T1 K가 탈락의 위기를 맞게 되자, KT 불리츠 역시 그 자리가 불안해졌다. 다른 일도 아니었다. 그냥 기존의 서열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 그 자체로 KT 불리츠는 서열 변동의 증거와 같다는 말을 듣곤 했다. 그리고 치른 진에어 팰컨스와의 경기. KT 불리츠는 진에어 팰컨스를 2:0으로 잡아내며 8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한번 강자는 비록 흔들릴지언정,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KT 불리츠. 경기가 끝난 후, 1세트와 2세트의 MVP로 선정된 미드라이너 '류' 류상욱 선수와 '마파' 원상연 선수와의 짧은 인터뷰를 진행했다.

▲ KT 불리츠의 '류'류상욱(좌), '마파' 원상연(우) 선수


Q. 8강 진출이 유력해졌는데, 승리한 소감은?

원상연 : 부담감이 항상 있었다. 부담감을 가진 채로 경기하면 더욱 떨릴 것 같았다. 그래서 최대한 생각하지 않고 경기를 치렀다. 그럼에도 2승을 거둬 기분이 좋다.

류상욱 : 조금 불안했다. 그래도 오늘 2:0으로 승리해 많이 홀가분해졌다.


Q. IEM을 우승하고 와서 롤챔스에서도 기세를 이어갈거라 생각한 이들이 많았다. 그 이후 무승부를 두번 연속으로 했는데, 그 이유는?

원상연 : 체력 문제도 없잖아 있었다. 또한 강팀들을 두 번 연속으로 만났기 때문에 무승부가 나온 것 같다. 두 팀 모두 충분히 우리를 꺾을 수 있는 팀이었다고 생각한다.

류상욱 : 동감하는 바다.


Q. 8강 진출의 고지를 점령한 것은 사실이지만, 최악의 경우 재경기가 펼쳐질 수도 있다.

원상연 : 삼성 블루와 나진 소드 두 팀 모두 비슷한 실력이라 생각한다. 삼자 재경기가 나올 확률 역시 높다고 생각한다.

류상욱 : 나 역시 재경기가 나올 확률이 크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걱정은 하지 않는다.


Q. 걱정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준비를 했다는 뜻인가?

원상연 : 경기를 하다 보면 감이 생긴다. 이길 수 있다는 감이 생긴다.


Q. '인섹' 최인석의 정글 복귀는 어땠나?

류상욱 : 포지션 변경을 한 지 얼마 안되서인지, 섬세한 부분에서는 조금 부족한 모습이 보이긴 한다. 그래도 갈수록 제 실력을 찾아가고 있는 것 같다.


Q. 오늘 경기에서 코르키-레오나 조합만 두 번을 선택했는데, 미리 준비를 해 놓았었나?

원상연 : 준비는 여러 가지를 해 놨었다. 그런데 상대 픽을 보다 보니, 코르키-레오나 조합이 공수에서 두루 사용될 수 있을 것 같아 사용했다.


Q. 코르키에 대한 팀 내 평가는 어떤가?

원상연 : AD 캐리인 '스코어' 고동빈 선수가 좋은 챔피언이라 말한다면, 좋은 챔피언이라고 생각한다.

류상욱 : 사실 난 코르키 선택할 줄도 몰랐다(웃음).


Q. 류상욱 선수는 상대가 하이머딩거였는데, 상대하기 어땠나?

류상욱 : 왠지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두 판정도 연습을 했었다. 그다지 상대하기 어렵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실제로도 아직 별로 좋은 선택 같지는 않다.


Q. 원상연 선수는 이번 시즌 첫 MVP를 받았는데, 하고 싶은 말이 많았나?

원상연 : 중요한 경기였는데, MVP를 받게 되어 기쁘다. 지난 나진 소드전에 '제로' 윤경섭 선수가 출전했다. 당시 내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데, 윤경섭 선수가 내 몫을 충분히 해줘서 고마웠다. 덕분에 위험한 상황이 오지 않은 것 같아 다행이다.

Q. 애증의 상대이던 SKT T1 K가 탈락 위기다.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류상욱 : 크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았다. 그래도 떨어지는게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웃음).

원상연 : 반반이다. 떨어트리더라도 우리 손으로 탈락시키고 싶었는데. 만약 탈락하더라도 우리가 꺾은 것이 아니라 조금 아쉽다.

Q.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하자면?

류상욱 : 응원해주시는 사무국 분들과 서포터즈 분들에게 감사드리고 싶다. 그리고 같이 연습해 주는 A팀과 요즘 힘듬에도 힘내 주시는 코치, 감독님께도 감사드리고 싶다.

원상연 :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