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우패밀리 박정주 대표]

스노우패밀리 박정주 대표는 유나이트 2014에서 "한국에서 게임 개발자로 살아가기 네트워크론"이란 제목으로 강연했다. 그는 이번 강연에서 게임을 개발하는 개발자나 총 책임을 맡는 대표로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다고 했다.


"게임을 개발하다 보면 화가 나는 상황이 자주 일어난다. 그런 고통을 겪으면서도 게임을 개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자에게 인기가 없고, 오타쿠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게임 개발자로서 게임을 개발하는 이유는 '게임 개발'이 재밌고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꿈을 가지고 달려들기 때문에 이 일을 하고 있다."

게임을 개발하는 이유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개발자로 지내는 것이 쉽지는 않다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심지어 7년 동안 개발되던 프로젝트가 중단되는 경우가 있다."며 프로젝트가 중단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고 설명했다.

2007년도 게임을 개발할 당시의 모습을 이야기하며 창업을 하는 것은 더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책상 하나에 에어컨도 없는 작은 방에서 게임을 개발했었다고. '1박2일' 프로그램처럼 카펫위에 침낭에서 잠을 자면서 지냈던 생활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서울에 있는 회사를 다닐 때에는 제대로된 잠자리도 못 구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가 "KFC가 창업하기 위해서 1009번을 시도를 했다"며, 자신의 어려웠던 과거를 이야기 하는 이유는 창업이 쉬운 것이 아니기 때문. 지금은 지원금을 받기도 더 힘들어졌으며, 퍼블리셔와 계약을 하는 과정도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 마디로 멘땅에 헤딩하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다.

시장 상황을 설명하면서 창업이 어려운 이유를 추가했다. 국내 모바일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이며, 해외 진출을 목표로 해도 조그만 개발사가 경쟁력을 갖추기가 힘들다. 창업을 하기 보다 큰 회사에 들어가 실력을 키우고 좋은 멤버들과 좋은 작품을 만들라고 권했다.


"게임 개발도 해야하고, 투자자도 찾아야 하는데 이 일이 쉬운 것이 아니다. 누군가 한 명은 이 과정을 준비해야하 한다. 개발팀만 모여 게임을 출시하는 것은 힘들다. 사업, 서버, 클라이언트, 기획, 그래픽 등 각 분야를 담당하는 사람을 구할 수 있을 때 창업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이와 더불어 게임 개발자의 향후 방향성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향후 피디급의 리더로 갈 것인가, 혹은 대표로 자리잡을 것인가. 혹은 개발을 아주 잘하는 특출한 스페셜 리스트가 될 것인가. 그는 그 중 자신이 걸어온 길 중 하나인 대표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개발사 대표라는 직업은 상당히 외로운 직업이다. 어느 누구에게 기대기가 쉽지 않다. 대표라는 자리가 어깨에 힘을 줄 수 있는 괜찮은 직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정작 괜찮은 개발사 대표들은 다 겸손하고 많은 일을 처리하는 사람들이다. 게임 개발사 대표는 항상 여러 문제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절벽과 같은 장애물을 만나게 된다. 직원의 급여가 밀리거나, 게임이 잘 나가지 않거나. 개발사 대표는 그런 문제들을 떠맡는 자리이다."

막상 대표가 되어보니 개발자였을 때와 달랐다. 3~4년 혹은 그 이상 게임을 기다리다 보면 초조해진다. 게임을 기다리는 느낌이 망망 대해에서 월척을 낚는 느낌이랄까. 그는 이런 상황에서 무조건 빨리 게임을 만들라고 개발자에게 강요하는 것이 정답이 아니라, 서로 대화를 하면서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했다.

"게임이 오래 준비되다 보면 조급해진다. 이때 개발자들을 지나치게 몰아붙여 결과를 내놓을 수는 있겠지만, 그 결과가 좋지 않게 될 경우 집단이 와해될 수 있다. 좋은 팀은 사람을 잃지 않는다. 대표는 개발팀보다 높은 지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개발 팀원을 도와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개발자들은 이에 맞춰 자기 관리를 꾸준히 하여 좋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그는 게임 시장이 암울해보이기도 하지만, 기회는 찾아올 것이라고 했다. 2002년 월드컵의 예를 들면서, 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무엇인가를 이루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강연이 끝나고 질의 응답도 이어졌다. 그 중 게임 개발을 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포기했던 부분에 관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게임을 개발하다 보면 이 게임이 우리 게임인지, 외주 게임인지 모르게 되는 패닉을 겪기도 한다. 비록 원치 않는 게임이라도 그 과정을 거쳐야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다. 만약 중간에 포기하게 된다면, 원하는 게임을 개발하는 것도 힘들다. 장난 말로 '하고 싶은 것을 하려면 빌딩 한채는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한다. 현실과 이상의 괴리감이 있더라도, 현실을 직시하고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