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막히는 미러전 끝 갈린 희비

나진 실드가 블라인드픽 경기에서 KT 불리츠를 꺾고 세트 스코어 3:2를 달성, 4강 대열에 합류했다.



약 8개월만에 치러진 블라인드픽 매치. 나진 실드와 KT 불리츠는 무려 세 명의 챔피언을 겹치게 선택해 세미 미러전을 만들어냈다. 그 주인공은 정글러인 리 신과 서포터인 쓰레쉬, 그리고 미드 라이너 르블랑.

KT 불리츠는 전략적인 선택을 시도했다. 봇 듀오를 미드로 보내 '꿍' 유병준의 르블랑를 압박했고, '류' 류상욱은 탑 라인으로 보내 '세이브' 백영진의 쉬바나와 1:1로 싸우게 만들었다. 하지만 나진 실드는 그 빈틈을 파고들어 봇 라인을 압박했고, 빠르게 1차 타워를 파괴했다.

미러진인 만큼 곳곳에서 재미있는 장면도 많이 연출되었다. '인섹' 최인석과 '와치' 조재걸은 서로 용의 분노를 쓰고 멀어지는가 하면, 양 팀의 쓰레쉬는 나란히 사망해 친구처럼 누워있곤 했다. 초반의 접전 결과는 KT 불리츠의 살짝 우위. 그 틈은 최인석의 리 신이 조재걸의 리 신을 잡아내면서 만들어진 틈이었다.

하지만 나진 실드도 금방 이 기세를 따라잡았다. '류' 류상욱의 르블랑을 집단 린치 끝에 잡아낸 나진 실드는 드래곤을 확보하며 일보 전진했다. 그러나 이 또한 잠깐의 우위. 양 팀은 엎치락 뒤치락 싸움을 이어갔고, 경기의 흐름은 아슬아슬한 외줄타기처럼 이어졌다.

경기는 화려했다. 리 신과 쓰레쉬, 르블랑 모두 장거리 이동에는 일가견이 있는 챔피언들. 양 팀은 높은 수준의 입체기동을 선보였다. 그러던 와중, 경기의 흐름은 드래곤 앞 한타에서 급격히 뒤틀렸다. '스코어' 고동빈의 트위치가 쉬바나에게 물려 사망했고, 미러전 승부의 반을 잡아먹는 이른바 '선빵'을 맞은 류상욱은 유병준의 손에 산화했다. 결국 KT 불리츠는 큰 손해를 보았고, 나진 실드는 골드 차이를 벌리며 앞서갔다.

벌어진 차이는 약 3천 골드. 하지만 뒤쳐지던 KT 불리츠에게도 기회는 찾아왔다. 시야가 없는 지점. 오로지 감으로 날린 '마파' 원상연의 사형 선고가 유병준에게 적중했고, 제대로 선타를 날린 KT 불리츠는 무려 세 명의 챔피언과 바론을 가져오며 경기를 동등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바론 버프가 끝나는 순간, 또다시 나진 실드의 재반격이 시작되었다. 공격을 준비하던 KT 불리츠에 먼저 선공을 가해 '레오파드' 이호성의 레넥톤을 잡아낸 나진 실드는 그대로 묵직한 공격을 감행해 두 명의 챔피언을 더 처치했다. 결국 또다시 차이는 3천골드. 경기는 다시 나진 실드의 페이스였다.

기세를 잡은 나진 실드는 계속해서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단단한 쉬바나를 앞세운 나진 실드의 공격은 굉장히 효과적이었고, KT 불리츠는 체계적인 방어를 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르블랑을 쥔 유병준은 말 그대로 사신. 40분이 되어가는 시점, 그의 스코어는 5/1/6을 기록하는 중이었다.

차이는 점점 벌어졌다. 마침내 양 팀의 골드 차이는 1만골드에 육박했고, 두 팀의 차이는 너무나도 벌어져 있었다.

KT 불리츠는 끝까지 역전을 위해 노력했지만, 나진 실드의 한방 공격에 무너졌고, 지난 섬머 시즌 결승에 이어 또다시 승승패패패를 기록하며 패배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