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 게임즈는 PBE서버 업데이트를 통해, 신규 소환사 협곡에 적용될 정글 타이머를 공개했다.

유저들은 정글 타이머를 통해, 푸른 파수꾼(기존 블루 버프), 붉은 덩쿨 정령(기존 레드 버프), 내셔 남작, 드래곤 리젠 시간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정글 타이머는 일반 화면에는 표시되지 않으며, Tab 키를 통해 불러올 수 있는 ‘전투 상태창' 상단에서 확인할 수 있다. 몬스터가 죽는 순간을 자신 혹은 팀원의 시야로 확보해야만 카운트가 시작된다. 만약, 시야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몬스터가 죽어버린 장소를 본다면, 시간은 표시되지 않는다.


▲ PBE 서버에 새롭게 등장한 정글 타이머 (By Ynouk)


라이엇 게임즈는 ‘몬스터 생성 타이밍을 채팅창에 기록하는 작업은 게임 플레이를 만족스럽게 해주지 않는 너무 단순한 반복 작업’이라고 밝히며, 정글 타이머 개발의 이유를 설명했다. 더불어, '주입식 패턴 암기, 단순 수치 기록은 리그오브레전드 플레이에 꼭 필요한 능력은 아니다'며, '정글 타이머의 등장은 단순 수치 기록 측면에서 접근했다.'고 밝혔다. 결국, 정글 타이머의 등장으로 정글 몬스터의 킬 시간과 리젠 시간을 채팅창에 기록했던 번거로움은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날 공개된 개발자 노트에는 정글 타이머를 포함하여, 소환사 협곡 리뉴얼의 핵심 키워드인 '직관성'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언급되었다. 특히, 포탑과 챔피언 스킬을 예로 들어, 다소 모호할 수 있는 직관성의 개념을 쉽게 설명했다. 새롭게 공개된 프리뷰 영상과 개발자 노트는 아래와 같다.



새롭게 공개된 소환사 협곡 프리뷰 영상 및 개발자 노트






소환사 여러분,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 기획 기본 원칙을 하나씩 자세히 설명드리는 코너입니다. 얼마 전 저희 게임 기획에 있어 기준이 되는 가치가 무엇인지 살펴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각 원칙을 하나씩 상세히 짚어보는 시리즈를 연재할 예정이라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오늘 만나볼 개발자는 리그 오브 레전드 배경 및 직관성 담당 기획자 Richard ‘Nome’ Liu입니다. 게임 플레이에 있어 직관성이란 무엇인지, 어째서 중요한지 알아보고 저희가 정글 타이머를 개발하기로 결정한 배경에 대해 말씀드린다고 합니다. 그럼, Richard를 만나보세요!





직관성이란 무엇인가요?

1) 팀 전투가 벌어졌을 때 자신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나요?
2) 점수판을 흘끗 보기만 해도 자신과 공격로 상대 중 누가 더 많은 미니언을 사냥했는지 3초 안에 알 수 있나요?
3) 툴팁을 읽지 않고 스킬을 한 번 사용해보기만 하면 그 스킬이 어떤 스킬인지 완전히 이해할 수 있나요?
4) 더 깊이 들어가면, 플레이어가 의미 있는 전략적 선택을 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양의 정보가 필요할까요?

게임 플레이가 표면에 드러나지 않는 수치를 확인하고 기억하는 작업이 아니라 의미 있는 전략적 선택이 되려면 정보를 어떤 층위에 노출시켜야 할까요? 정보가 어디에 표시되는가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쉬바나가 업데이트 되었을 때, 기본 공격 관련 효과가 각 스킬 툴팁으로 옮겨졌죠. 그 위치가 더 직관적이니까요.

방금 드린 네 가지 질문이 저희 게임 플레이 직관성 팀에서 해결하고자 매일같이 노력하는 문제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저희는 이런 측면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를 더욱 발전시켜나갈 수 있는 부분이 아직 많다고 믿고 있습니다. 게임 기획 원칙에 대한 글에서 말씀드렸듯, 리그 오브 레전드가 계속해서 진화해 나가는 데 있어 직관성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며, 저희의 사명은 플레이어가 게임 자체와 씨름하지 않고 상대와 실력을 겨룰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게임 플레이에 있어 직관성이란 무엇일까요? 직관성은 그래픽, 게임 플레이, 게임 기획, 배경 등 광범위한 요소에 걸쳐 있는 문제입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에선 게임에서 어떤 정보가 보여지고 어떤 정보는 드러나지 않는지의 문제와 관련이 있죠. 미니언 공격 파티클을 업데이트해서 공격 방향이 더욱 잘 드러나게 하는 등, 간단히 눈에 띄는 개선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시간에는, PBE(Public Beta Environment) 테스트 서버에 정글 타이머가 추가되는 것과 때를 맞추어, 저희가 지금까지 게임 플레이 직관성 측면에서 살펴보지 않았던 부분과 함께 앞으로 소환사 여러분의 게임 플레이를 어떻게 개선하고자 하는지 말씀 드리겠습니다.


정글 타이머 – ‘실력 향상’이라는 가치

지난 글에서 말씀드린 내용을 간단히 돌아보자면,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길은 세 가지입니다. 개인 역량과 팀워크, 그리고 적응력이죠. 이번에 살펴볼 측면은 주로 개인 역량과 관계가 있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개인 역량은 여러 가지 능력이 복잡하게 얽혀 있지만, 대체적으로 컨트롤, 상황 파악 능력, 게임 이해도가 핵심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능력들은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 플레이의 모든 부분에 관여하며, 맵이나 게임 모드, 챔피언 선택과 무관하게 발휘되죠. 물론 여러분의 취향에 따라 이 중 몇 가지에만 집중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에 저희가 보기에 리그 오브 레전드 플레이에 꼭 필요한 능력이 아니라고 생각되는 부분들도 있는데요, 동시에 여러 유닛을 컨트롤하는 능력, 주입식 패턴 암기, 단순 수치 기록 등입니다.




이번에 도입되는 정글 타이머는 화면 상단에 위치합니다. 이 타이머가 표시하는 정보는 새롭거나 숨겨졌던 정보가 아니죠. 기존의 정보를 시각적으로 표시해줄 뿐입니다.

정글 타이머는 방금 말씀드린 ‘단순 수치 기록’에 해당되는 내용입니다. 중요한 정보가 실용적이지 못한 방법으로 표시되었던 사례라고 할 수 있죠. 지금까지 이 수준의 정보를 표시해야 하는지 아닌지에 대해 내부 논의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어떤 관점에선 맵 상의 주요 목표 상황을 살피는 능력은 게임 실력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맵을 보는 능력은 당연히 중요합니다. 따라서 저희는 전장의 안개 속에서 적이 바로 곁으로 튀어나온다고 경고를 출력하거나, 적 스킬의 재사용 대기시간을 계산해주는 시스템을 결코 만들지 않는 것이죠. 플레이어 사이의 상호 작용은 절대 방해받아선 안 됩니다.

그러나 다른 관점에서 보면 정글은 게임 플레이에 있어 변화가 전혀 없는 요소입니다. 이것이 저희가 방침을 바꾸어
정글 타이머를 개발하기로 결정을 내린 이유이기도 하죠. 다시 말씀드리면, 챔피언과는 달리 중립 몬스터는 항상 정해진 위치에 있으며, 스킬 재사용 대기시간과는 달리 중립 몬스터 재생성 시간에도 변동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채팅창의 타임스탬프 기능을 활용하면, 중립 몬스터 생성 시간을 체크하는 작업은 단순히 까먹지 않고 타이핑을 해두는 일에 지나지 않게 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외부 프로그램으로 인해 정글 타이머에 관한 논의가 더욱 활발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해당 기능을 도입하는 것이 저희 게임 기획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고 도입하기로 하였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짧은 시간에 채팅창에서 산수를 하며 몬스터 생성 타이밍을 기록하는 작업이 게임 플레이를 더욱 만족스럽게 만들어줄 것인가, 라는 문제였습니다. 결국 여기에 중요한 게임 플레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보기에는 너무 단순한 반복 작업이라는 판단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포탑 – 직관성 적용의 예

정글 타이머가 직관성 이야기를 하기에 가장 적절한 예이긴 하지만, 그 이야기만 하기엔 아쉬우니 다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저희가 언제나 모든 정보를 드러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직관성이란 사려깊은 설계에 바탕을 두어야 하며, 너무 많은 정보를 전면에 쏟아내면 플레이어가 게임을 제대로 즐길 수 없게 되고 반대로 모든 정보를 숨기면 매 순간 실력을 발휘하는 게임이 아니라 단순 기억력 게임이 되어 버립니다. 게임 기획자는 정보를 적절히 드러내고 숨겨서 재미있는 상황을 연출해야 합니다.




자신이 포탑의 공격 대상이 되었을 때 이를 알아차리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반면 적을 유인해 포탑 공격을 맞출 수 있는 여지를 남겨놓는 것도 중요하죠.

드러나는 정보량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은, 포탑을 예로 들면 알기 쉽습니다. 자신이 포탑의 공격 대상이 되었을 때 알아차리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포탑 공격은 특히 강력할 뿐 아니라 방어력의 일정 비율을 무시하며, 연속 공격을 받으면 피해량이 늘어나는 등 몇 가지 예외적인 규칙이 적용되기 때문이죠. 따라서 포탑 공격에는 강조 효과가 붙어 있습니다. 공격 대상을 가리키는 ‘레이저 포인터’가 나타나며, 공격 대상이 되었을 때 특유의 알림음이 들립니다. 그리고 포탑 공격 투사체도 밝은 에너지의 구체로 눈에 잘 들어오게 되어 있죠. 하지만 (초보 AI 상대 협동 플레이를 제외하면) 포탑의 공격 범위는 표시되지 않습니다.

물론, 공격 범위를 표시하면 포탑 관련 정보를 좀 더 직관적으로 드러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한 플레이어가 다른 플레이어를 포탑 아래 몰아넣고 견제하고 있는 상황을 예로 들어보죠. 게임 기획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풍부한 게임 플레이가 가능한 지 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범위가 표시되면 게임은 공격자와 수비자 사이의 대결이 아니라 공격자와 범위 표시와의 게임이 되어 버립니다. 모든 맵에 포탑 공격 범위가 표시된다면 포탑 공략은 누가 더 아슬아슬하게 선을 잘 밟느냐는 문제에 지나지 않게 되어, 궁극적으로 더 흥미로운 플레이를 즐길 여지가 사라져버릴 것입니다.


직관성의 원칙

정보를 드러내야 할 때와 감추어야 할 때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이번에는 정보가 주어지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런 상황의 좋은 예라면 최근에 업데이트된 카서스의 황폐화 스킬을 들 수 있겠습니다. 업데이트 되기 전의 스킬 효과는 피해 범위가 매우 부정확하게 나타났죠. 파티클 효과가 업데이트되며 정확한 피해 범위가 표시되도록 변경되었습니다. 이런 업데이트에 대해 정확하지 못한 스킬 효과를 활용해 상대를 기만하는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주장도 있을 수 있지만, 이러한 플레이는 게임 기획의 핵심 가치인 직관성에 정면으로 상충됩니다. 다시 말씀드리면, 게임이 플레이어를 속여서는 안 된다는 뜻입니다. 플레이어를 속일 수 있는 것은 플레이어뿐입니다.




과거에는 스킬 효과를 숨기기 쉬웠지만, 이를 이용한 플레이는 정당하지 않습니다. 업데이트된 스킬 효과는 게임 상황을 분명하게 반영합니다.

의도적으로 잘못된 정보를 표시하여 게임 플레이 요소를 만드는 것은 게임에 깊이를 더하지도 않고, 플레이어의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도 않습니다. 전략적으로 전술적으로 더 뛰어난 카서스 플레이어가, 스킬 범위 표시가 정확하지 않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에 그보다 못한 플레이어에게 진다면 이 승부는 실력으로 결정된 것이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직관성이란 게임에 대한 지식을 잘 정리하여 양쪽 모두가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승부는 한 플레이어가 지식이나 컨트롤이 부족하여 치명적인 실수를 하고 다른 플레이어가 그보다 뛰어난 플레이를 펼침으로써 결정되어야지, 스킬 범위 표시가 실제 타격 범위와 다르다든가 하는 게임 규칙의 일관성 부족으로 결정되어선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앞으로의 모습을 기대해주세요!

저희는 리그 오브 레전드를 좀 더 알기 쉽고, 이해하기 쉽고, 편리한 게임으로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노력은 또한 플레이어 개개인의 실력 향상을 중심에 두기 위해 이루어 집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까지 노력해온 만큼 앞으로 더 개선할 여지가 많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가 더욱 직관적인 게임이 될수록, 플레이어여러분의 실력도 계속해서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언제나 처럼 이 글의 내용에 대한 여러분의 의견을 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희가 실수한 부분도 따끔하게 지적해주시고, 질문, 의견, 제안 사항 등을 이 글에 답글로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정의의 전장에서 승리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