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지 않는 곳에서 만나버렸다. 지난 시즌 '카카오' 이병권의 폭탄이 SKT T1을 강타했다면, 이번 시즌은 '스코어' 고동빈의 폭탄이 나진 형제팀에게 떨어졌다. 승점 3점으로 기분 좋게 내전을 치를 수 있는 나진 소드에 비해, 전 시즌 준우승팀 나진 실드는 승점 1점을 보유한 상황. 두 팀 모두 좀 더 높은 곳에서 만나고 싶었을 테지만, 피할 수 없는 대결이 6월 27일(금)에 기다리고 있다.



■ 1무를 기록 중인 나진 실드,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지난 B조 경기에서 진에어 팰컨스에게 일격을 당한 나진 실드. 승점 3점을 생각하고 경기장을 찾았겠지만, 2세트를 내주면서 승점 1점에 만족해야 했다. 그렇기에 이번 형제팀과 대결은 더욱 물러날 수 없다.

'꿍' 유병준과 '세이브' 백영진을 필두로 경기를 지배하며, '고릴라' 강범현이 맵을 장악하고 이니시에이팅을 담당했다. 특히, 강범현의 좋은 이니시에이팅이 나진 실드의 승리 공식인 셈. 하지만 이 셋으로는 부족하다. '와치' 조재걸이 부활해야 한다.

커버형 정글러로서 최상급 플레이어로 꼽히는 조재걸이지만, 지난 경기에서 그는 찾아볼 수 없었다. 가장 중요한 경기의 주도권을 가져오지 못했고, '빈' 신민재에게 끌려다녔다. 무엇보다 한타에서 그가 빛나지 않았다.

※ '와치' 조재걸의 롤챔스 섬머 2014 기록
6/21 vs 진에어 팰컨스 1세트 : 2킬 0데스 5어시 KDA 8.4
6/21 vs 진에어 팰컨스 2세트 : 0킬 5데스 3어시 KDA 0.6


'제파' 이재민도 마찬가지다. 캐리 할 때는 확실히 팀의 주력 딜을 담당하는 이재민이지만, 중요한 시점에 너무 쉽게 물리면서 제대로 된 활약을 하지 못했다. 특히, 진에어 팰컨스와 펼친 2세트에서 몇 차례 좋은 위치를 잡았지만 한타에서 챔피언이 아닌 미니언을 때리는 장면이 나왔다.

모든 팀에 정신적 지주가 있다. 나진 실드의 정신적 지주는 조재걸과 이재민이다. 이 둘이 흔들린다면 팀 전체가 흔들리는 셈. 비록 형제팀을 상대하지만 절대 물러날 수 없는 경기이기에, 조재걸과 이재민의 활약이 나진 실드의 핵심 포인트가 될 것이다.



■ 성공적인 리빌딩의 나진 소드, 8강을 향해 쏴라!

3시즌 연속 롤챔스 16강 탈락 이후 대대적인 리빌딩을 거친 나진 소드. 이번 시즌 나진 소드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팬들 앞에 나타났다. 그리고 현재까지 보여준 모습은 매우 성공적인 리빌딩이었다. '카인' 장누리를 제외하고 바뀐 모든 선수들이 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나진 소드의 핵심은 바로 '오뀨' 오규민과 '쿠로' 이서행이다. '믿고 쓰는 제닉스산'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오규민은 나진 소드를 캐리하고 있다. 절묘한 무빙과 좋은 위치선정, 그리고 뛰어난 암살 능력까지 갖춘 오규민은 2세트 연속 MVP를 받을 만한 플레이를 보여줬다. 나진 소드는 원딜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오규민 역시 그런 팀 스타일에 매우 어울린다.

※ '오뀨' 오규민의 롤챔스 섬머 2014 기록
6/18 vs KT 불리츠 1세트 : 4킬 0데스 5어시 KDA 10.8
6/18 vs KT 불리츠 2세트 : 10킬 1데스 4어시 KDA 14


이서행 역시 IM시절부터 뛰어난 활약을 보여줬고, 나진 소드에서 그는 물 만난 물고기가 됐다. 튼튼한 라인전을 바탕으로 훌륭한 로밍을 통해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한타에서도 절묘하게 궁극기를 쓰면서 활약하는 이서행은 팀원들과 함께 최상위 클래스로 나아가는 중이다.

승점 3점을 획득한 상황에서 여유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3시즌 연속 16강 탈락의 한을 품은 나진 소드이기에, 비록 형제팀이더라도 양보하지 않을 것이다. 과연 나진 소드가 형제 팀을 제물로 B조에서 가장 먼저 8강 진출을 확정 지을 것인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 핫식스 롤챔스 섬머 2014시즌 6월 27일(금) 경기 일정

1경기 - SKT T1 K vs 삼성 블루
2경기 - 나진 실드 vs 나진 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