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주기관차 방태수가 대형 사고를 쳤다.

7월 8일, 강남 넥슨아레나에서 펼쳐진 SK텔레콤 프로리그 4라운드 결승에서 방태수의 활약이 단연 돋보였다. 단단한 엔트리를 자랑하는 SK텔레콤 T1을 상대로 조성주를 내는 승부수로 정면 돌파를 기획한 진에어지만, 어윤수에게 초장부터 고배를 마시면서 어려운 싸움을 헤쳐나가야 했다.

하지만 진에어를 구원한 것은 다름 아닌 방태수였다. 차봉으로 경기에 나선 방태수가 어윤수를 끌어내리고, 이어서 GSL 우승자 김도우와 정신적 지주 정윤종까지 내리 격침시키며 3킬에 성공했다. 김민철에게는 고배를 마시면서 아깝게 올킬은 좌절됐지만, 이미 팀의 승리에 혁혁한 공헌을 마친 뒤였다.

다음은 결승전의 주인공 방태수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Q. 팀의 우승을 견인한 소감은?

프로리그에서 가장 잘하고 있는 SK텔레콤을 상대로 이렇게 이겨서 정말 기쁘다.


Q. 오늘 출전은 예정되어 있었나?

감독님께서 저그전을 준비하라고 했다. 시간이 별로 없어서 저그전만 준비했다.


Q. 선봉으로 나선 조성주가 너무 쉽게 잡혀서 실망감이 있을 것 같다. 심정은?

성주가 오늘 경기 정말 자신 있다고 했는데 뚯대로 안풀린 것 같다. 성주와 유진이 콤보로 우승할 줄 알았는데 내가 팀에 보탬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Q. 어윤수가 쓴 빌드가 GSL에서 쓴 빌드와 같았다. 막힐 것이란 확신이 있었는지?

오늘도 당시와 똑같이 했다. 다만 GSL때는 내가 컨디션이 좋지 않았었다. 빌드가 갈렸는데 컨디션이 안 좋아서 대처가 좋지 않았다. 오늘은 경기장에 와서도 병렬이와 계속 연습을 했다.


Q. 김도우에게 쉽게 승리를 거뒀다. 저그를 잡고 GSL을 우승한 선수라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상황은?

상대가 둥지탑을 늦게 봐서 뮤탈 리스크에 대한 대응이 좋지 않았다. 뮤탈이 김도우의 본진에 가서 탐사정을 많이 잡았다. 이 뮤탈들이 살아서 계속 본진에 있었고, 김도우가 여기에 신경쓰느라 정면 지역의 역장이 늦게 쳐졌다. 운좋게 이겼던 것 같다.


Q. 정윤종과의 경기를 자평하자면?

맵이 저그에게 좋아서 상대가 한 방에 끝내려 한 것 같은데 내가 알아차려서 이긴 것 같다. 여기서 쓴 빌드는 예전부터 쓰던 빌드였다. 성공하기가 정말 힘들다. 하지만 운좋게 성공해서 윤종이가 말렸던 것 같다.


Q. 내심 올킬을 바랬을 것 같다. 김민철에게 패배해서 아쉽지 않았나?

마지막에 올킬할 것 같았는데 뒤에 유진이도 있고(웃음), 옆에서 물어보니까 자신있다고 하더라. 그렇다고 져준 것은 아니다. 빌드도 이기는 빌드라 '올킬하겠구나' 싶었는데 싸움이 좋지 않았다. 뒤에서 싸웠으면 이겼을 것 같은데 유진이를 믿고 패기를 부렸다가 진 것 같다. 정말 아쉽다.


Q. 사정상 SKT를 떠나야 했다. 오늘 승리는 어떤 가치가 있다고 보는지?

SKT는 항상 이기고 싶은데 긴장을 많이 해서 잘 안됐다. 나는 프로리그에서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다. 요새 긴장을 덜하는 법을 개인적으로 터득했다. 정확한 방법은 밝힐 수 없다. 프로리그를 계속 못하다가 지금 4년만에 좀 이기는 것 같다. 연습 때는 굉장히 잘하는 선수들이 많은데 그 선수들도 분발했으면 좋겠다.


Q. 통합 포스트시즌에서 KT 롤스터와 대결을 펼치게 된다. 본인의 각오는?

감독님과 코치님께서 내 장점에 맞게 잘 붙여줄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어렵사리 4라운드를 우승했다. 오늘까지만 좋아하고 내일부터는 마지막 1년 농사를 잘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팀원들과 똘똘 뭉쳐서 열심히 연습 하겠다. 그리고 아까 방송 인터뷰에 (김)태균이형 (김)택용이형에게만 고맙다고 말했는데 다른 형들도 잘해주셨다. 전부를 말하지 못한 것이 정말 아쉽다. 다들 너무 섭섭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