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이니시에이팅 방법

KT 애로우즈가 조금 더 변수를 만들어 내기 위해 블리츠크랭크를 선택했다. 블리츠크랭크는 경기 초반에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줬지만, 이득은 보지 못했다. 양 팀의 정글러는 섣불리 갱킹을 시도하지 않았다. 역갱킹을 한 번 당하면 경기가 바로 기울어지기 때문에 와드 싸움만 할 뿐, 라인 개입은 시도하지 않았다.



블리츠크랭크가 첫 번째 로켓 손에 성공했다. 나진 실드 '고릴라' 강범현의 나미를 끌었고, 점화까지 걸면서 잡아냈다. 하지만 뒤가 문제였다. 나진 실드의 그라가스가 순간이동으로 빠르게 합류했고, KT 애로우즈의 봇 듀오를 모두 잡아냈다. 블리츠크랭크의 절묘한 로켓 손이 독이 된 셈이다.

블리츠크랭크의 첫 번째 시도가 실패하면서 KT 애로우즈는 조급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봇 라인에 다수의 챔피언을 동원하며 갱킹을 시도했지만, 나진 실드 '와치' 조재걸의 이블린, '꿍' 유병준의 오리아나에게 뒤가 잡히며 큰 손해를 보고 말았다.

나진 실드는 KT 애로우즈의 변수 시도를 잘 막으면서 자신들이 준비해온 조합의 컨셉을 살렸다. 순간이동 그라가스는 중요한 순간마다 완벽한 궁극기 활용을 선보이며 한타에서 맹활약했다. 오리아나-이블린으로 이어지는 궁극기 콤보도 완벽했다. 화려한 플레이에 가려지긴 했지만 '고릴라' 강범현의 나미도 스킬 적중률이 좋았다.

KT 애로우즈는 확실히 흔들렸다. 잭스도 성장하지 못했고, 엘리스도 날카롭지 않았다. 중요한 순간마다 나미-그라가스에게 끊어먹혔다. 킬 스코어는 15대 5로 벌어졌다. 애로우즈는 16강에서 보여줬던 침착함을 보여주지 못했다. 확실히 급했다.

나진 실드는 미드 라인에서 또 큰 이득을 봤다. 나미는 '승천의 부적'으로 쉬운 이니시에이팅이 가능했다. KT 애로우즈는 뒤돌아서 역습을 하지도 못한 채 세 명의 챔피언이 쓰러졌고, 바론까지 내주고 말았다.

'와치' 조재걸의 이블린은 이제 단독으로 이니시에이팅을 시도할 정도로 잘 성장했다. 옆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이블린을 KT 애로우즈는 마크하지 못했다. 정면으로는 승천의 부적을 활용한 이니시에이팅, 측면에선 이블린, 후방에선 순간이동 그라가스까지. KT 애로우즈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비해야 했다.

결국, 3억제기를 파괴한 나진 실드. 2세트도 따내며 세트스코어 2대 0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