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틸리티 플레이어(Utility player)'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스포츠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여러 포지션을 두루 수행할 수 있는 만능형 선수'를 뜻합니다. 축구선수가 중앙 미드필더와 측면 미드필더를 겸한다거나, 야구선수가 외야수와 더불어 내야수까지 맡을 수 있는 경우가 좋은 예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런 능력을 갖춘 선수들은 선수 가치나 이적 시장에서 고평가 받습니다. 한 선수가 두 가지 능력을 갖추었다는 것은 단순히 두 가지 포지션에서 뛸 수 있다는 것만을 뜻하는 게 아닙니다. 다양한 부분에서 팀의 전술을 더 깊게 만드는 역할을 하죠.

소환사의 협곡에서도 유틸리티 플레이어처럼 다재다능한 역할을 수행하는 챔피언이 존재합니다. 하나의 라인이 아닌 복수의 라인을 선택하여 갈 수 있는, 즉 멀티 포지션 능력을 갖춘 챔피언의 경우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들은 전략적으로 상당히 높은 가치를 가집니다.

섬머 시즌 왕좌의 주인공을 가리는 결승전. 큰 무대에선 뜻밖의 작은 변수가 승부를 가르는 기점이 되기도 합니다. 하물며 큰 변수를 만드는 전술과 전략은 말할 것도 없죠. 멀티 포지션 챔피언이 만드는 전략적인 선택은 결승전에서도 분명 활용될것으로 예상됩니다. 결승전에 앞서, 이런 '전략적인 선택'의 그들을 살짝 엿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 '멀티 포지션 챔피언'이 가지는 전략적 가치

□ 사실상의 첫 교전! '밴픽교전'을 캐리하는 멀티 포지션 챔피언

전투의 시작은 '소환사의 협곡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는 멘트가 들린 후가 아닙니다. 본 게임에 들어가기 전의 밴픽단계부터, 양 팀은 치열한 전투를 시작합니다. 밴픽을 어떻게 푸느냐는 이후 경기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실제 '밴픽에서 이미 승부가 갈렸다'고 말할 수 있는 게임도 여러 번 나오니까요. 자신들에게 유리한 밴픽에 성공한다면, 이미 그것만으로 상대보다 몇 발자국 앞에서 시작하는 것과 같습니다.


▲ 사실상 여기서부터 전투의 시작! (영상 캡쳐:온게임넷)


이에 선수들은 밴픽단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애씁니다. 밴을 통해 상대에게 좋은 챔피언을 선택하지 못하게 하고, 높은 시너지를 가진 챔피언 조합을 갖추는 것을 방해 합니다. 그리고 효과적인 픽을 통해 자신들은 좋은 챔피언을 선택하고, 준비한 전술 의도를 숨기려 하죠. 이러한 서로의 의도가 맞물려, 밴픽단계부터 굉장히 치열한 교전이 펼쳐집니다.

이런 치열한 밴픽과정에서, 멀티 포지션이 가능한 챔피언의 선점은 밴픽 싸움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큰 힘이 됩니다. 기본적으로 리그오브레전드엔 챔피언간의 상성이 존재합니다. 선픽은 분명 OP라 불리는 대세 챔피언을 빠르게 선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챔피언이라도, 선픽으로 가져오는 것에 대한 리스크는 분명 있습니다. 흔히 대세라 말하는 챔피언의 선택은 예상하기 쉽기에, 그에 맞춘 전략이나 챔피언을 준비할 수 있으니까요. 이렇게 된다면, 먼저 선택한 입장에서는 난감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필살기성 전략이 언제든 등장할 수 있는 다전제의 경우, 이러한 리스크는 더 크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실제, 삼성 화이트와 SKT T1 K의 롤챔스 8강전에서도 이런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삼성 화이트는 당시 최고의 미드 챔피언이라고 평가받던 직스를 빠르게 선점합니다. SKT T1 K는 이러한 삼성 화이트의 챔피언 선택을 본 후, 마치 기다렸다는 듯 질리언을 선택합니다. 상대의 직스 선택에 대한 자신들이 준비한 카드가 있었다는 거죠. 실제로 질리언은 직스를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이며, 게임 승리에 크게 공헌합니다. 이렇게 아무리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챔피언이라고 할지라도, 밴픽 단계부터 대책을 세워온다면 그 위력은 크게 줄어듭니다.


▲ 아무리 OP라도 약점이 있기 마련! 준비된 전략의 맛을 봐라! (영상 캡쳐:온게임넷)


이러한 선픽의 부담을 최소화 하는 것이 바로 멀티 포지션 챔피언입니다. 그들은 굳이 한 라인을 가겠다는 상정하에 선택된 챔피언이 아니기에, 카운터를 맞는다고 해도 피할 수 있습니다. 카운터 챔피언을 피해 다른 라인을 택하면 그만이니까요. 그렇게 되면 상대의 '카운터를 위한 선택'은 무위로 돌아가게 되고, 사용한 픽 카드 한 장의 효율은 떨어지게 되는 셈이죠. 거기에 카운터 픽을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간게 아니라, 마치 '원래 이거 하려고 온 것'처럼 새로운 역할도 무리없이 해낼수 있기 때문에 상대 입장에선 카운터 픽을 하는 것에 큰 부담을 느끼게 됩니다.

카운터 픽을 제외 하더라도, 상대는 이런 멀티 포지션 챔피언의 포지션에 신경쓸 수 밖에 없습니다. 멀티 포지션 챔피언은 자신들이 준비한 전략의 의도를 감출 수 있기에, 밴픽 단계부터 주도권을 쥐고 나갈 수 있게 해줍니다. 상대 입장에서 밴픽 주도권을 잡지 못한다는 것은, 자신들이 준비한 전략을 발휘하기 힘들어진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죠.

멀티 포지션 챔피언은 상대를 혼란스럽게 만드는데, 이것을 잘 나타낸 것이 롤챔스 4강전에서 보여준 KT 애로우즈의 밴픽입니다.

kt 애로우즈는 상대 그라가스 선택을 본 후, 곧바로 엘리스를 선택합니다. 엘리스는 롤챔스에서 오랫동안 정글 챔피언으로 사용되었기에, 당연히 정글러인 카카오 '이병권'이 엘리스를 사용할 것이라 예상되었죠. 하지만 예상과 달리, 엘리스는 '썸데이' 김찬호가 탑 라인에서 사용합니다.


▲ 이 엘리스는 보통은 정글 엘리스로 생각되기 마련입니다 (영상 캡쳐:온게임넷)


엘리스의 선택은 자신들의 챔피언 조합 컨셉인 '돌진 조합'을 숨기는것과 동시에, 상대에게 자신들의 조합을 고민하게 만드는 효과를 낳습니다. 엘리스가 멀티 포지션이 가능하다는 점을 이용하여, 밴픽단계에서 우위를 점한거죠.

실제 섬머 시즌에선 이러한 멀티 포지션이 가능한 챔피언을 빠르게 가져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멀티 포지션 챔피언의 대표격이라고 할 수 있는 룰루의 경우, 양 팀 모두 앞다투어 첫 번째로 가져가려고 했었죠. 룰루는 분명 높은 성능을 가지고 있고, 현 메타에 적합한 챔피언임이 틀림없습니다. 거기에 룰루가 갖춘 멀티 포지션 능력이 곁들어져, 지금과 같은 흐름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멀티 포지션의 대명사 룰루는 평균 1.5번째로, 빠르게 선택됩니다



□ 선수 교체없이 선수 교체의 효과! 변화 무쌍한 플레이의 멀티 포지션 챔피언

프로 스포츠에서 유틸리티 플레이어가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경기 운영과 전략의 폭을 넓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모든 경기가 그렇듯, 항상 경기가 벤치와 팀의 의도대로 경기가 흘러가진 않습니다. 시합이라는 것은, 서로 상대가 그릴 그림을 망가뜨리는 경쟁의 장이니까 말이죠. 그렇기에 항상 시합에는 돌발적인 변수가 발생합니다. 이에, 각 팀은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 공격수가 많이 필요할 때도 있고, 수비수가 많이 필요할 때도 있죠. 유틸리티 플레이어는 이러한 상황에서 진면목을 보입니다. 선수 교체와 같은 벤치의 움직임 없이도 다양한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기에, 이러한 돌발상황 대처에 능합니다.

롤에서도 그러한 경우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위해 챔피언을 선택했더라도, 팀의 상황에 따라 공격 아이템보다 방어 아이템을 갖추는 게 이런 경우라고 할 수 있겠죠. 여기서 좀 더 전문성을 더한 것이 바로 멀티 포지션 챔피언들입니다.

복수의 라인에서 두 가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은, 상대의 전략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현재 상황에 알맞게 전략과 전술을 수시로 조정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른 스포츠와 달리 경기 중간에 챔피언을 교체할 수 없는 롤의 특성상, 이런 멀티 포지션 챔피언의 가치는 더욱 높아집니다.

상황에 따라 역할군을 변경하는 멀티 포지션 챔피언을 상대하는 입장은 까다로울 수밖에 없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때로는 정글러 두 명과 싸우는 기분이 들고, 때로는 두 명의 서포터, 두 명의 누커와 싸우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테니 말이죠. 이러한 변화는 상대하는 입장에선 상당히 까다로울 일로 작용할 것입니다.

상황에 알맞는 변화, 그야말로 '태세 전환'이 가능한 것이 바로 멀티 포지션이 가능한 챔피언이 가지는 진가입니다.


▲ 멀티 포지션 챔피언이 가지는 '스케일 큰' 우디르급 태세 전환!



■ 전략적인 그들! 결승전을 빛낼 멀티 포지션 챔피언

이러한 전략적인 선택의 그들은 결승전에서도 대활약할 것이라 예상됩니다. 결승전엔 과연 어떤 멀티 포지션 챔피언이 등장할까요? 현재 메타와 추세에 적합하여, 결승 출전이 유력한 챔피언을 뽑아 보았습니다.


▲ 우리가 바로 결승 출전이 유력한 멀티 포지션 챔피언들!



□ 그야말로 유틸 그자체! 모든 라인에 어울리는 챔피언, 룰루

리그오브레전드 전체 챔피언중에서도 룰루만큼 유틸리티한 챔피언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룰루는 특유의 뛰어난 유틸성을 바탕으로, 어떠한 라인에도 잘 어울리는 챔피언입니다. 다른 멀티 포지션 챔피언들은 보통 두개 정도의 역할을 수행하지만, 룰루의 경우엔 모든 라인을 선택 할 수 있는, 그야말로 '만능형 멀티 플레이어'에 가까운 챔피언입니다.

롤챔스에서 룰루는 '애매하면 일단 가져 오는 챔피언'이라는 인식이 있을 정도로 안정적인 선택으로 통합니다. 챔피언 자체의 안정성을 바탕으로, 어떠한 경우에서도 1인분을 해내는 챔피언이죠.

룰루의 선픽은 앞서 말씀드렸듯, 많은 프로팀이 하고 있는 선택입니다. 탑 라인과 미드 라인에서의 룰루는 이미 검증을 끝마친 상태입니다. 뛰어난 생존력, 준수한 라인 푸시, 상성을 잘 타지 않는 라인전은 이미 룰루를 상급 솔로 라이너로 위치시켰죠.

하지만 룰루는 솔로 라인뿐 아니라 서포터로도 괜찮은 능력을 보입니다. 사실 룰루는 탑이나 미드 라인에서 활약하기 이전엔, 원래 서포터로 사랑받던 챔피언이었습니다. 룰루는 그간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스킬 리워크와 같은 큰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실제 NLB 결승에서 '푸만두' 이정현은 룰루를 서포터로 사용, 다시 한 번 서포터로 활약할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 서포터로도 사용되는 룰루. 이로서 모든 라인이 룰루의 놀이터가 되다!
(영상 캡쳐:나이스게임TV)


룰루는 이미 탑, 미드 라이너 모두에게 교양으로 다룰 줄 알아야 하는 챔피언이 되었습니다. 프로게이머 대다수가 룰루는 기본 소양으로 플레이하고 있죠. 때문에, 기존에도 어느 라인을 갈지 쉽게 알기 힘들었던 룰루였습니다. 여기에 덧붙여서 서포터로도 활용된다면? 룰루의 선점은 상대를 더더욱 골치 아프게 만들것입니다.


□ 드디어 풀린 봉인! 미드 라이너와 AD 캐리, 루시안

루시안은 AD 캐리로서 오랫동안 사랑받던 챔피언입니다. 딱히 약한 구간이 없고, 특별한 약점이 없는 균형 잡힌 챔피언으로 롤챔스에서 자주 등장하죠. 하지만 루시안은 대규모 리워크로 인해 롤챔스에서 글로벌 밴 됩니다. 성능의 좋고 나쁨을 떠나, 롤챔스에서 볼 수 없는 챔피언이 되었죠.

롤챔스에선 글로벌 밴으로 등장하지 못했지만, 그 사이 루시안은 뜨거운 감자였습니다. 스킬 리워크에 사거리 감소가 있었기에, 루시안은 AD 캐리로 사용하기엔 힘들것이라는 예측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E스킬(끈질긴 추격)의 상향을 비롯한 여러 스킬의 변화로, 생존과 딜링 모두 잡는 챔피언이 되었습니다. 많은 팬은 리워크 된 루시안을 연구했고, 솔로 랭크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루시안의 가능성을 증명했습니다.


▲ 페이커가 보여준 루시안 OP성 플레이! (By Seind님)


페이커가 보여주었듯, 루시안은 원거리 딜러뿐만 아니라, 미드 라이너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챔피언입니다. 따라서 루시안은 AD 캐리 이외에도 미드 라인에서 사용될 확률도 높습니다. 스킬 리워크로 변화한 루시안은, 이제 AD 캐리보단 미드 라인에 더 어울린다는 평가마저 있을 정도니까요.

리워크 된 루시안이 너무 강했기 때문이었을까요? 4.13 패치로 E스킬이 조정됩니다. 이 조정으로 루시안은 패치 직후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약해진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솔로 랭크에서는 여전히 사용되고 있으며, 미드 라인과 AD 캐리로 나쁘지 않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결승전에서 맞붙을 양 팀의 원거리 딜러 모두 루시안을 즐겨 사용하는 데다가, 미드 라인에서도 활용될 가능성이 있는 지금. 어쩌면 루시안은 결승전의 승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카드가 될지도 모릅니다.


▲ 섬머 시즌 결승전. 루시안을 주목하라!



□ 내가 바로 세계수다! 탑 라인과 정글러, 마오카이

현재 롤에서 가장 뜨거운 챔피언을 꼽으라면 마오카이를 높은 순위로 꼽을 수 있습니다. '세계수 메타'의 중심에 있는 이 챔피언은, 혜성과 같이 등장하여 롤챔스를 비롯한 각종 프로 무대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마음껏 뽐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롤챔스 밴픽률에서도 잘 나타납니다. 마오카이가 본격적으로 사용된 삼성 화이트와 삼성 블루의 롤챔스 4강전부터, 마오카이는 그야말로 'OP의 성적표'를 보여줍니다.


▲ 본격적인 활용 이후의 마오카이는 밴픽률 100%와 승률 100%를 달성했다!


마오카이는 현재 유행하는 메타를 상대하기에 적합한 챔피언중 하나입니다. '더블 메이지'가 자주 사용되는 현 메타에, 안티 AP 챔피언으로 설계된 마오카이는 그야말로 안성맞춤입니다. 잘 성장한 마오카이가 한타에서 보여주는 탱킹력은, 이걸 어떻게 상대하면 좋을지 감이 안 올 정도로 엄청난 위용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마오카이가 처음부터 탑 라인 챔피언으로 설계되어 사용된 챔피언은 아닙니다. 사실 탑 라인에 등장하기 전의 마오카이는 주로 정글러로 사용됐습니다. 정글러로 활약하던 그때완 달리, W스킬(뒤틀린 전진)의 사정거리가 크게 너프 되어 정글러로는 힘들 거라는 의견도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오카이가 다시 한 번 정글러로 기용될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순 없습니다. 실제로 진에어 팰컨스의 '빈' 신민재는 마오카이를 정글러로서 활용하기도 했죠. 당연히 탑 라인으로 사용될 것으로 예상하던 상대 입장에서는, 의외의 선택이 될법했습니다.


▲ 빈은 마오카이를 다시 정글러로 사용했습니다 (영상 캡쳐:나이스게임 TV)


마오카이는 이미 탑 라인에서는 '승리의 보증 수표'라 불릴 정도로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롤챔스 결승까지 이어질 전망입니다. 하지만 마오카이를 탑 라이너로 단정 짓는 것은, 자칫 섣부른 판단이 될 수 있습니다.

결승 등장이 유력한 현 최강의 'OP 챔피언' 마오카이.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것처럼, 탑 라인에서 강력한 세계수의 힘을 보여줄까요? 아니면 모두의 허를 찌르고 정글러로서 예상치 못한 활약을 보여주게 될까요? 결승전을 보는 또 하나의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입니다.


□ 승리로의 길을 알아! 탑 라이너와 서포터, 알리스타

마오카이가 보여준 압도적인 힘에 놀란 가슴을 채 추스르기도 전에, 우리에게 또 한 번의 큰 충격을 준 한 마리(?)의 챔피언이 있습니다. 과거 서포터로 주로 봇 라인에서 만나던 알리스타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그 굉장한 덩치로 서포터를 보던게 답답해서일까요? 알리스타는 현재 탑 라인에서 그야말로 미쳐 날뛰는 중입니다.


▲ (서포터에서) 해방된 알리스타, 정말 강력하다!


알리스타는 아직 롤챔스에선 탑 라인에서 활용된 적이 없지만, NLB에선 이야기가 다릅니다. 아직 롤챔스에서 등장하지 않았다 뿐, 탑 라인의 알리스타는 현재 최고의 꿀챔프로 통할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NLB 결승 2세트에서 '임팩트' 정언영이 보여준 알리스타는, 어째서 알리스타가 OP인가를 확실히 보여주었습니다.


▲ 임팩트가 보여준 탑 알리스타의 위력 (영상 출처:나이스게임TV)


그렇다면 알리스타의 본업이었던 서포터로서의 알리스타는 어떨까요? 견제에 능한 견제형 서포터의 강세로 잠시 모습을 감추었던 알리스타는, 최근 들어 서포터로 종종 출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죠.

알리스타의 활용은 현 메타와 맞물린 결과입니다. 지금의 롤챔스는 AD 캐리 육성에 초점을 맞춘 운영을 하는 것이 대세입니다. 따라서 AD 캐리의 레벨링은 팀의 가장 큰 과제죠. 조금이라도 더 빨리 AD 캐리의 레벨을 올리기 위해, AD 캐리가 혼자서 라인을 유지하는 모습은 이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AD 캐리가 혼자서 라인을 서면 서포터는 그동안 무엇을 해야할까요? 네, 바로 로밍이 그 정답입니다. 서포터는 예전보다 더욱 활발하게 로밍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고, 알리스타는 그 로밍에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리는 챔피언이죠.

삼성 화이트와 SKT T1 S의 3/4위전에서도 이런 모습은 잘 나타납니다. 삼성 화이트의 서포터 '마타' 조세형은 알리스타를 서포터로 선택, 제2의 정글러처럼 활발하게 움직여 게임 전체를 이끌어 갑니다. 원래부터 좋은 센스로 상대가 예상치 못한 합류를 종종 보여주던 마타에게, 이러한 메타와 알리스타는 그야말로 날개를 달아준 격이었죠.


▲ 임프가 홀로 빠르게 성장할때, 마타의 알리스타는 정글러와 함께 게임을 풀어간다!
(영상 캡쳐:온게임넷)


알리스타는 탑 라인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이는 동시에, 봇 라인에서 역시 현재 메타와 잘 어울리는 챔피언입니다. 분명 유력한 '결승전 캐리 후보' 중 하나일 것입니다. 알리스타는 결승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요? 기대되는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