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시티즌(Star Citizen)은 많은 게임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작품이다. 크라우드 펀딩 결과가 4,300만 달러(약 443억)를 넘는 것이 그 기대감을 잘 나타내준다. 우주 탐험에 대한 사람들의 소망이 모인 결과물이다.

크리스 로버츠(Chris Roberts)와 마이크 로스(Mike Rose)는 Q&A 형식으로 강연을 진행했다. 클라우드 임페리움 게임스의 크리스 로버츠는 '스타 시티즌'을 만드는데 앞장선 사람이며, 마이크 로스는 영국 'Gamasutra'의 기자다.

이 강연은 '스타 시티즌'에 대한 내용보다 사람 크리스 로버츠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이었다.




Q. 80년대부터 게임을 만들었다. 계기가 있는지?

크리스 로버츠 : 어렸을 때부터 만화책을 보거나 컴퓨터를 만지는 일을 즐겼다. 당시 컴퓨터는 좋지 않았지만, 그것을 통해 이미지를 만들거나 게임을 했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항상 즐기는 입장에서 한 번 직접 만들어보고 싶었다.

시간이 지나 대학에서도 프로그램을 공부했다. 그곳에서 만난 친구들과 함께 게임을 만들었고, 교수님께서 우리의 재능을 높이 샀다. 잡지에 실어줄테니 게임을 만들어보라했다. 그렇게 처음 만든 게임이 '킹콩'(1985)이었다. 게임을 유통하지 않았지만, 잡지 회사에서 100파운드를 주더라. 그렇게 우리는 게임을 제대로 만들기 시작했다.


Q. 첫 회사에 대해 설명해달라.

크리스 로버츠 : 맨체스터에서 50명이 함께 만든 회사다. 대부분이 대학교 동기다. 같이 게임을 만들어보려고 '으쌰으쌰' 모인 친구들이다. 오랜 친구들로 구성되 회사다. 사실 초창기에 돈을 많이 벌지 못했다. 여러 게임을 만들었지만 매번 실패했다. 그래서 나는 친형에게 조언을 들었다. 형은 200명 정도 다니는 회사의 일원이었다.

약 1년정도 형과 함께 게임을 만들었다. 그러나 형이 마이크로소프트로 가면서 나는 영국으로 돌아왔다. 돌아온 뒤, 머리 속에 스쳐지나간 게임이 바로 우주 게임이었다. 당시 우주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누구라도 미지의 세계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시작한 게임이 '윙 커맨더' 시리즈다.


▲ '윙커맨더'는 많은 게임개발자에게 영감을 줬다.


Q. 현재 회사가 여러 곳에 분리되어 있는 형식이라고 들었다. 이유가 있는지?

크리스 로버츠 : 현재 회사는 약 270명으로 구성되어있다. 맨체스터, 텍사스, 로스엔젤레스, 몬트리올, 콜로라도 등 총 7곳으로 사무실이 나눠져있다.

처음은 5명이 시작한 회사였다. 혼자 프로그래머였기 때문에 정말 힘들었다. 하지만 회사가 성장하면서 새로운 직원이 많이 늘었다. 다양한 사람들이 합류했지만, 기쁨과 아쉬움이 동시에 느껴졌다.

너무 많은 사람이 회사에 합류한 것이다. 나는 모든 직원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었다. 하지만 마주쳐도 누군지 모르는 직원들이 많아지면서 나는 사무실을 팀별로 나누고 싶었다. 가족같은 회사 분위기를 유지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계 여러 곳에 팀별로 사무실을 만들었다. 물론 시간대가 맞지 않아서 힘들지 않냐는 이야기도 있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24시간 365일 일하고 있다고 본다. 또, 사무실끼리 협력만 잘 된다면 이가 더 효율적이다. 물론 아직까지 노력하고 있다.


Q. 게임을 만들 때, '저 게임 보다는 잘 나가고 싶다'라는 목표를 세우나?

크리스 로버츠 : 그런 생각보다 우주 게임에 집착이 심한 것 같다(웃음). 실제로 '윙 커맨더'이후 계속 우주 게임을 만들지 않았는가. 하지만 '윙 커맨더'를 만들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우리는 너무 한 시장만 공략했던 것이다. 그래서 세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많은 변화를 시도했다. 이제와서 고백하지만, '윙 커맨더'는 항상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우리의 실험작이었다.


▲ '윙 커맨더', '프리랜서'의 아버지 크리스 로버츠. 현재 그는 '스타 시티즌'을 개발하고 있다.


Q. 영화를 만들다가 게임 업계로 다시 돌아왔다.

크리스 로버츠 : 당시 게임 개발에 지쳐있었다. 비즈니스도 잘 되지 않았다. 마이크로소프트나 액티비젼같은 큰 게임 회사들이 등장하면서 내가 있을 자리가 없었다. 당시 작은 회사들은 도저히 큰 회사에 대항할 방법이 없었다. 사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제의가 왔었다. 그러나 내가 게임 개발에 흥미를 잃었다. 그래서 게임을 떠나 새로운 것을 배우고 경험하고자 영화 제작을 시도했다.

영화 쪽 연출도 결국 게임과 연관된다. 그런 연출을 배우면서 휴식기를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게임 업계에 다시 돌아온 것은 내가 게임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휴식기에도 집에서 홀로 새로운 게임들을 하고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을까 생각하게 되더라. 결국, 나는 게임없이 살 수 없었다. 그리고 마침 영화 '아바타'를 봤다. 저런 그래픽의 가상 세계에 또 다른 자신이 몰입되도록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단순히 한 번 클리어 한 뒤 버려지는 게임이 아닌, 새로운 세상을 게임 내에 구현하고 싶었다.


Q. 5,000만 달러를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벌었다. 말 그대로 '대박'이다. 그 돈으로 어떤 게임을 만들 생각인가?

크리스 로버츠 : 사실 4,000만 달러다(웃음). 게임이 이렇게 큰 관심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개인과 단체가 공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사회에서도 개인의 시간과 공동체의 시간이 존재한다. 하나의 사회를 게임에 반영한 것이 성공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이 돈으로 완전한 온라인 세계를 만들 계획이다. 사실 유저들이 만족할만한 게임을 만드는데 엄청난 돈이 들어간다. 그래픽 디자인, 시나리오, 음향, 서버 등 다양한 부분에서 큰 지출을 요구한다. 한번 업데이트 하는 데도 비용이 어마어마하다. 우리는 크라우드 펀딩으로 유저에게 받은 돈을 게임을 통해 그대로 유저에게 돌려줄 계획이다. 수익보다는 유저의 즐거움과 만족이 우선이다. 유저가 우리를 좋아하고 더 투자를 한다면 그에 걸맞는 세계를 추가해줄 계획이다.


Q. 반대로 말하면 크라우드 펀딩은 한 순간에 무너질 수 도 있다.

크리스 로버츠 : 나는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심하게 하는 편이다. 여기서 말하는 채찍질은 게임 개발에 대한 채찍질이다. 게임 관리와 추가 컨텐츠에 대해 엄청 신경쓴다. 우리는 모든 것을 유저들에게 공유하고 함께한다. 타 게임처럼 개발사에서 조용히 만들었다가 망하면 답이 없다. 그런데 우리처럼 모든 것을 공유하고 바로 피드백을 받으면 유저가 원하는 게임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무너질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Q. 게임 내 상품 결제 시스템은 왜 적용했는지?

크리스 로버츠 : 게임 내 상품 결제는 강요되는 부분이 아니다. 우리가 이 시스템을 만든 이유는 유저들을 평등하게 만들고 싶었다. 만약 20시간 게임을 즐기는 사람은 사회 생활로 인해 조금 밖에 게임을 못하는 사람보다 압도적으로 능력치 차이가 난다. 우리는 플레이 시간이 적은 유저라도 게임을 동등하게 즐길 수 있게 만들고 싶었다. 유저들간의 열등감이 존재하지 않기 위해서다. 하지만 하루 혹은 한달에 결제할 수 있는 금액에 제한을 둘 예정이다.


▲ 가마수트라의 '마이크 로스' 기자


Q. '스타 시티즌'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무엇인가?

크리스 로버츠 : 바로 '평등'이다. 유저들 사이에 열등감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는 유저들 간의 연결 고리를 강하게 만들 예정이다. 사실 이미 충분한 자금은 쌓여있다. 이제 유저들이 즐길 공간만 잘 만들면 된다. 크라우드 펀딩보다 유저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시스템은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만들지 못하면 유저들에게 바로 피드백을 받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유저들과 꾸준히 소통하면서 다음 목표를 찾기보다는, 현재 게임 관리와 소통에 신경쓸 예정이다.


Q. 타 지역에도 서비스할 예정인가?

크리스 로버츠 : 독일, 프랑스, 스페인은 음성까지 현지화해서 서비스할 계획이다. 그 외는 음성 현지화까지는 힘들 것 같다. 현재 목표로 둔 지역은 중국, 일본, 동남아다.

[기획] 게이머가 투자한 443억원 우주 MMO, ‘스타시티즌’,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게임스컴2014 인벤 특별취재팀
서명종(Lupin), 강민우(Roootz), 허용욱(Noctt)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