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롤로그

기사를 시작하기에 앞서 독자들에게 심심한 사과의 말을 전한다.




야심차게 '활동 지침서' 기사를 작성하던 그 때, 한 동료 기자가 선전포고(?)를 시전했다.


곧이어 그 동료 기자의 기사에 댓글이 달렸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갔다. 한껏 기대했을 독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하지만 피서철에 해운대에서 그런 음식점을 찾는 것보단 1분당 30 cs를 기록하는 유저를 찾는것이 더 가능성이 높았다. 음식맛도 기가 막히고 가격까지 싼 맛집을 기대했던 수많은 독자들에게 실망감을 느끼게 할 수도 있다는 점, 미리 공지하고 기사를 진행하겠다.


오는 16일 핫식스 롤챔스 섬머 2014시즌 대망의 결승전이 부산광역시에 있는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펼쳐진다. 리그오브레전드를 사랑하는 국내 팬이라면 누구나 직접 현장에 가서 결승 무대를 직접 관람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

으음? 윗 문단을 다시 한번 꼼꼼하게 읽어보자. 부산광역시...? 에 있는 해운대 해수...욕장...? 그렇다. 해운대 근처에 사는 팬들에게는 꿀맛같은 소식이겠지만, 그렇지 않은 팬들에게 해운대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 아닐 수 없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롤챔스 결승 무대 '직관'을 가지 않으면 하루종일 의욕도 없고 멍 때리게 되는 여러분은 이미 부산행 티켓을 끊어놓은 상황이다. 많은 팬들이 결승 무대가 시작되기 한참 전에 해운대 부근에 도착해 무료하게 시간을 보낼 것이 분명하고, 결승 무대가 끝나면 그냥 집으로 향하기 아쉬워 해운대 주변을 하이애나 무리처럼 어슬렁거리게 될 것이 뻔하다. 그러므로 해운대로 모여들 수많은 리그오브레전드 팬들에게 인벤이 약간의 팁을 주고자 나섰다.


◈ 일단 배부터 채워보자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 문장인가! 아무리 눈 앞에 빼어난 경치가 펼쳐져 있다고 해도 배가 고프면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법이다.

이번 결승도 마찬가지다. 롤챔스 결승 무대를 직접 관람한다는 사실에 들떠 밤잠을 설친 것은 이동하는 중에 해결하게 될 것이므로 넘어가도록 하자. 오랜 시간을 달려 도착한 해운대. 직접 결승 무대를 확인한 것까지는 좋았지만 어디선가 '꼬르륵'하고 민망한 소리가 들려온다. 그렇다. 당신은 배가 고프다. 부랴부랴 주변 음식점을 찾지만 마땅한 곳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에이~ 설마 음식점에 자리가 없을라고~"라고? 그렇지 않을 것이다. 결승 무대에 일찍 도착해 주린 배부터 채우려고 생각한 것은 당신뿐이 아닐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찌해야 하는가? 이 기사를 본 당신은 행운아다. 지금부터 해운대 주변에서 허기를 달랠 수 있는 음식점을 소개하겠다.


1. 붓싼하면 역시 떼지국밥 아입니꺼?

인벤이 추천하는 첫 번째 메뉴는 부산의 명물, 돼지국밥이다. 사실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에서만 살아온 독자들은 돼지국밥이라는 음식이 생소할 것이다.


부산에 사는 사람들은 이골이 나게 먹어봤겠지만,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는 이 같은 별미가 또 없다. 따끈한 국물에 쫄깃쫄깃한 돼지고기에 흰 쌀밥을 말아 먹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공기밥을 한 그릇 더 시키고 있을지도 모른다.

부산에서 돼지국밥집을 찾기란 사막에서 모래를 찾기보다 쉽지만 해운대 해수욕장 근처에 위치한 해운대 시장으로 들어가보면 맛나고 저렴한 돼지국밥 음식점을 여럿 볼 수 있을 것이다. 조금 더 멀리까지 갈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부산 평화시장까지 이동해 돼지국밥을 섭취해도 좋다.



▲ 여긴 솔직히 좀 멀긴 하다...


2. 바다에 갔으면 해산물을 먹는게 예의 아닌가요!

이번 롤챔스 결승은 시원한 바닷가에서 펼쳐진다. 우리는 여기서 한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우리는 왜 바닷가에 가는가? 차가운 바닷물에서 물놀이를 즐기기 위해서 바다를 찾기도 하지만, 싱싱한 해산물을 먹기 위해 바다를 찾는 사람들도 많다.

▲ 와.... 대박

해산물의 종류는 무궁무진하다. 쫄깃쫄깃한 식감이 일품인 회부터 기다린 시간만큼 엄청난 맛을 제공하는 조개구이, 매콤한 아구찜 등 하나같이 맛있는 메뉴들만 있다. 해수욕장에서 결승이 펼쳐지는 만큼 근처에는 많은 해산물 음식점이 있다. 하지만 자칫 피서철이므로 잘못하면 바가지를 쓸 가능성이 높으니 조심하도록 하자.


3. 평범한 음식이 가장 맛있는 법

부산이라고 무조건 돼지국밥만 먹는 것이 아니며 바닷가에서 해산물만 먹으란 법도 없다. 부산도 사람 사는 곳이니만큼 대한민국 어디에서나 판매되고 있는 평범한 음식이 있다.

해운대 근처에서 유명한 메뉴는 밀면이다. 어찌 보면 냉면과 비슷해보이는 음식이지만 부산의 향토음식으로 지정되어 있는 부산 특유의 음식이다. 요즘에는 밀면 자체가 유명해져 전국에 밀면 음식점이 많아졌다. 그래도 부산에 가게 된 만큼 밀면을 한 끼 정도는 먹어줘야 예의가 아닐까 싶다.

▲ 후루룩 짭짭 후루룩 짭짭 맛 좋은 밀면~ (출처 : 두산백과)


바닷가에서 고기를 먹으면 왠지 기분이 묘할 것 같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아무래도 결승전을 직관하면서 좋아하는 팀을 열심히 응원하려면 고기로 기력을 보충해두는 것이 좋아 보인다. 물론 메뉴가 고기이기 때문에 가격이 만만치 않겠지만 전철을 타고 한 정거장만 가면 나오는 중동역 부근에 꽤나 유명한 항정살과 황제살 집이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지갑이 두둑한 이들이여, 도전하라!

▲ 시간과 돈을 투자할 용기가 있는 자들이여, 모여라!


◈ 메인 이벤트는 역시 롤챔스 결승 무대!

먼 길을 달려 오느라 지친 몸과 마음을 맛있는 식사로 힐링하는데 성공했다. 그 어느 때보다 기쁘겠지만, 사실 그 날의 일정은 이제 시작이다. 롤챔스 결승을 직접 관람하기 위해 해운대에 갔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야외 무대, 그것도 해변가에서의 롤챔스 직관은 용산 e스포츠 경기장에서의 직관과는 큰 차이가 있을 것이 분명하다. 실내 경기장에 앉아 날씨에 상관 없이 선수들의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것과는 많이 다를 것이다.

하지만 굴복할 수 없다. 이렇게 쉽게 생각하려고 대학교 수강신청과도 같은 클릭 전쟁에서 승리한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기에 야외 무대에서 롤챔스 결승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꿀같은 팁을 인벤에서 제공하도록 하겠다.


1. 16일에 비 올지도 모른다며?

롤챔스 결승전이 16일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열린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많은 팬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태풍이 연이어 북상하고 있는 상황인만큼 팬들은 매일 일기예보에 귀를 기울이며 마음을 졸였다.

다행히 16일 부산 날씨는 흐리기만 할 뿐 비가 올 확률은 적다고 하지만 날씨라는 건 항상 그렇듯 예측하기 어려운 법이다. 만약 16일 결승 현장에 비가 내린다면 어떻게 결승 경기를 현장에서 즐겨야 할까?

비 오는 날씨와 우산은 언제나 찰떡궁합이지만 직관 중에는 별로 그렇지 않다. 우산을 펼쳐 들고 있는 사람에게도, 그 옆사람과 뒷사람에게도 우산은 불편하다. 우산처럼 불편하지도 않고 온 몸을 가려주는 우비가 적절하다.

바닷가에서 우비를 입고 결승 무대를 지켜보다 보면 아무리 여름 날씨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온 몸이 바들바들 떨려오는 것이 느껴질 것이다. 괜히 즐기러 간 결승 직관에서 감기 바이러스를 달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보다는 조금은 귀찮더라도 얇은 담요 등 체온을 유지해줄 수 있는 무언가를 챙겨가도록 하자.


2. 16일에 비가 오지 않는다며?

많은 이들의 기도가 통했을까? 일단 16일 부산 지역에는 비가 오지 않을 것이라는 일기 예보가 떴다. 일기 예보의 정확도가 최근 그리 높지 않은게 사실이지만, 이번 만큼은 믿어보고 싶다. 롤챔스 결승 무대, 야외 특설 무대, 해운대 해수욕장에 어울리는 날씨는 당연히 맑고 화창한 날씨일 것이다. 그렇다면 비가 오지 않는 날씨에는 롤챔스 결승을 어떻게 즐겨야 할까?

화창한 날씨에 바닷가를 거닐다 보면 눈부신 햇살에 저절로 눈이 찡그려질 것이다. 저녁에 결승 무대가 진행된다고 해도 바닷가에서 선글라스는 멋의 상징 아닌가? 일부러 구매할 필요는 없지만 집에 선글라스가 있다면 반드시 챙겨 시력 보호와 멋드러짐을 동시에 얻도록 하자.

사실 맑은 날씨에 치러지는 결승전은 실내에서 펼쳐지는 경기와 별반 다른 점이 없다. 규모가 엄청 크다는 것 정도? 그러므로 평소 롤챔스 직관을 보러올 때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해운대 해수욕장으로 향하면 될 것이다.



◈ 자네, 그냥 집에 갈텐가? 거긴 해운대라고!

이 기사를 읽는 많은 독자들 가운데 이미 성인이 된 사람들도 있겠지만, 미성년자 신분에서 벗어나지 못한 리그오브레전드 팬들도 많을 것이다. 만약 아직까지 이 기사를 읽고 있는 미성년자가 있다면, 조용히 뒤로 가기를 눌러주기 바란다.

▲ 거기, 미성년자님?


아침 일찍부터 부산을 떨며 도착한 해운대. 주린 배도 채웠고 결승전도 매우 즐거웠다. 이제 함께 했던 친구들과 집으로 향해야 할 시간. 하지만 뭔가 아쉽다. 그렇다. 지금 당신이 밟고 서 있는 땅은 다름 아닌 부산 해운대다. 여름 휴가의 메카, 해운대란 말이다! 심지어 다음 날은 일요일이다. 그런데 그냥 집으로 간다고? 말도 안되는 소리!


1. 명승부의 여운을 술로 털어내자!

명승부가 펼쳐진 끝에 롤챔스 결승이 끝난다면 그보다 더한 기쁨은 없을 것이다. 아침 일찍부터 해운대로 향하는 기차나 버스에 몸을 싣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해운대에 도착해 이리 저리 돌아다니며 겨우 식사를 해결하며 생긴 스트레스가 한 방에 날아가는 쾌감이 찾아오게 마련이다. 그럴 땐 역시 술이 제 격이다.

▲ 경기력에 취했으니 지금부터는 술에 취해볼까?

이러한 기쁨의 '엔도르핀'을 주체할 수 없다면 함께 해운대를 찾은 롤챔스 직관러들과 함께 해운대의 밤을 알코올로 촉촉히 적셔주는 것이 어떨까? 결승전이 끝난 후에도 지갑이 두둑하다면 해운대 근처 아무 곳에서나 술을 마셔도 상관은 없겠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내 한 몸 희생하더라도 돈을 아끼고 싶다면,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벗어나 대연역 근처나 경성대학교 근처 시내로 들어가보자. 여러분에게 맛있는 안주와 시원한 술을 제공해줄 가게는 많다.

▲ 어차피 밤 새고 집에 갈 거면


▲ 시내에서 음주가무를 즐겨보자!


2. 나... 나도 프로게이머가 될꺼야..!

평소에도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리그오브레전드지만, 특히 롤챔스 경기가 있었던 날에는 더욱 많은 팬들이 PC방을 찾아 리그오브레전드를 직접 즐긴다. 그만큼 롤챔스에서 선수들이 보여주는 경기력은 팬들에게 큰 자극제가 된다.

이런 현상은 롤챔스 결승전이 끝난 직후에 더욱 폭발적으로 나타나게 마련이다. 특히나 현장에 직접 찾아 열띤 응원을 펼쳤던 직관러들에게는 리그오브레전드에 대한 욕구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나 자신이 곧 '다데' 배어진이고 '카카오' 이병권이 된 듯한 느낌을 떨칠 수 없는 직관러들은 삼삼오오 모여 근처 PC방을 찾아가게 마련이다. 같은 PC방에 가게 된 다른 직관러 무리들과 '급 내전'을 펼치게 될 지 누가 알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