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든어택 여성부를 대표하는 퍼스트 제너레이션과 크레이지포유가 챔피언스 4강에서 만났다. 두 팀은 라이벌답게 접전을 주고받으며 명경기를 펼쳤지만, 규정을 숙지하지 못한 곰exp가 이를 '졸전'으로 망치고 말았다.

상황은 이렇다. 1세트 9라운드, 퍼스트 제너레이션은 렉으로 인해 정상적인 경기를 펼칠 수 없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경기 전부터 같은 증상을 얘기했던 만큼 규정대로라면 즉각적인 경기 중단이 이루어져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심판진과 팀 내부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하면서 경기는 속행됐고, 크레이지포유가 해당 라운드에 승리하며 5:4로 세트 포인트 상황을 만들었다.

9라운드가 끝난 후 퍼스트 제너레이션은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했다. 하지만 크레이지포유는 이미 상대방이 움직이며 경기를 할 의사를 보였고, 킬이 나온 만큼 재경기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펼쳤다. 양 팀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경기는 1시간 가량 지연됐다.

결국, 두 팀의 의견을 좁히지 못한 곰exp는 1세트를 무승부로 처리, 2세트와 3세트를 진행한 뒤 세트 포인트가 동률이 될 경우 추가로 한 세트 더 진행하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언뜻 곰exp가 정당한 결론을 내린 듯 했으나 실상을 들여다 보면 논란의 요지가 다분했다. 9라운드 당시 퍼스트 제너레이션의 우시은이 렉을 호소했을 때 이미 팀원인 조민원은 상대에게 잡히고 말았다. 서든어택 공식 홈페이지에 있는 방송 경기 규정에는 이와 같은 상황을 명시해 놓고 있다.

방송 경기 규정 9조 경기 규칙에는 '교전 후(사상자가 발생한 경우) 만일 양 팀 선수들이 고의가 아닌 문제로 서버연결이 실패했을 경우 그 라운드는 유효로 처리된다.'고 적혀 있다. 이에 따르면 9라운드는 크레이지포유의 승리로 마무리되는 것이 옳은 판단이다.

하지만 곰exp 측에서는 이와 같은 규정이 있다는 것을 숙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규정을 무시한 채 결론을 내리게 됐으며, 크레이지 포유는 억울하지만 이를 따를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이후 진행된 2세트에서는 골든라운드까지 이어진 접전 끝에 퍼스트 제너레이션이 승리를 거뒀으며, 3세트에서도 무력한 모습을 보인 크레이지포유를 손쉽게 제압했다. 최종 경기 결과는 1세트 무승부를 포함해 3:1로 퍼스트 제너레이션의 승리였지만, 만약 규정대로 경기가 진행됐더라면 세트 포인트 상황을 먼저 만든 크레이지 포유가 기세를 탔을 것이라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규정에 따라 정확한 판단을 내려야 할 곰exp가 내린 사상 초유의 오심을 놓고, 경기에 패한 크레이지 포유가 재경기 요청을 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날 경기를 둘러싼 논란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