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고 나른한 오후쯤 '새로운 게임을 출시하게 되어 취재 요청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메일을 받았다. 늘 다양한 인터뷰를 진행하는 직업이다보니, 정말 특이한 인터뷰가 아닌 이상 이 기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순 없었다.

궁금한 마음에 메일을 열어 확인해보니 내용 자체는 평이했다. 하지만 유독 메일 안에 적혀 있는 네 글자가 눈에 밟혔다. 바로 '스폰지 밥'이었다.

'스폰지 밥'은 1995년 니켈로디언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네모바지 스폰지 밥 (영어 원제 SpongBob SquarePants)'이라는 제목으로 알려졌다. 노란색에 구멍이 숭숭 뚫린 모습에 네모난 바지를 입은 스폰지 밥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으며 페이스북에 6천만 명의 팬이 있을 정도다.



기자가 어렸을 때 봤던 스폰지 밥은 그저 재미있는 만화였다. 하지만 성인이 된 지금은 스폰지 밥에서 나오는 그로데스크한 연출, 풍자 그리고 블랙 코미디를 보면 "이게 아이들이 볼 만한 만화가 맞나?"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어렸을 적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있기 때문에 스폰지 밥이라는 캐릭터가 어떻게 게임에 등장할지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역삼역 근처 ND게임즈의 문을 두드렸다. 스폰지 밥 효과 때문일까? 처음 눈에 들어온 것은 굉장히 밝은 분위기였다. 첫 게임을 출시한 회사치곤 다들 스폰지밥 캐릭터처럼 즐겁게 웃고 있다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하지만 회사 분위기만 봐서 100점 만점의 게임으로 평가할 수 없는 법! '스폰지 밥 for Kakao'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기 위해 ND게임즈의 황석윤 개발이사와 박장건, 박지혜 기획자를 만나봤다.

▲ 보기에도 화목해 보이는 ND게임즈 직원들




여러 가지 물어보고 싶은게 많지만 우선 간단한 회사 소개 부탁한다.

ND게임즈는 총 개발 인력이 13명 정도로 작은 회사다. 이전에는 다른 사명을 사용하고 있었는데, 최근에 '스폰지 밥 런 for Kakao'를 출시하게 되면서 새로운 마음가짐을 갖자는 의미로 ND게임즈로 변경하게 되었다.

이번에 니켈로디언에서 스폰지 밥 캐릭터의 판권을 위임하게 되어 스폰지 밥에 관련된 다양한 게임을 개발하게 됐는데, '스폰지 밥 런 for Kakao'를 시작으로, 스폰지 밥과 관련된 게임을 다양한 플랫폼 기반으로 꾸준히 선보일 예정이다.

▲ 황석윤 ND 게임즈 개발이사


'스폰지밥'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캐릭터다. 어떻게 스폰지밥 캐릭터의 판권을 가져왔나?

알다시피, 스폰지 밥은 미국 니켈로디언 사에서 제작한 유명 애니메이션 '네모바지 스폰지 밥'에서 등장하는 캐릭터다. 스폰지 밥이 워낙 세계적으로 유명한 캐릭터다 보니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도 판권 경쟁에 뛰어들었었다.

결과만 말하자면, 많은 기업 중 우리 회사가 판권을 가져오게 됐다. 제안서 안의 핵심은 '스폰지 밥 월드'를 웹과 모바일에서 동시에 즐길 수 있도록 구축하는 '크로스 플랫폼' 이라는 내용이었다. 아무래도 니켈로디언 측에서 이런 부분을 높이 산게 아닐까.(웃음)

특히 이번에 출시되는 '스폰지 밥 런' 뿐만 아니라 앞으로 출시할 스폰지 밥 관련 다른 게임들이 하나의 스토리로 연결 되어 있다. 즉, 스폰지 밥 런을 시작으로 SNG나 다른 장르들을 동시에 아우를 수 있는 세계관의 구축되는 것이다.

ND게임즈 입구에서부터 확인할 수 있는 스폰지 밥


왜 하필 런 게임을 가장 먼저 출시했나?

우선 런 게임이라는 장르가 사람들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고 대중적인 장르라고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을까?' 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했고 그 결과 런 장르를 선택하게 됐다.

하지만 '스폰지 밥'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게살 버거'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SNG 장르 쪽도 고려했다. 그러나 SNG장르를 좋아하는 유저층이 편향되어있다고 생각했다. 사실 SNG장르는 남성 측 보다 여성 분들이 더 좋아하지 않나?

▲ 좌측 부터 박지혜 기획자, 박장건 기획자



대부분의 런 게임을 살펴보면 횡스크롤 방식을 차용했다. 하지만 '스폰지 밥 런'에서는 종스크롤을 사용한다. 왜 이런 방식을 선택했는가?

많이 고민했던 부분이다. 종스크롤과 횡스크롤의 장단점은 극명하다. 이 중에서 가장 차이나는 점은 바로 한손으로 플레이가 가능한지에 대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는 사람들이 편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고, 고민 끝에 종스크롤 방식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

또한, 모바일 게임 시장을 잘 살펴보면 런 게임 장르가 이미 포화 상태라는 걸 알 수 있다. 성공한 런 장르의 게임들을 보면 대부분 횡스크롤 방식을 사용하고 있고... 그래서 유저들에게 '스폰지 밥 런'의 아이덴티티나 차별성을 강조하려면 그들과는 다른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 '스폰지밥 런'의 인게임 스크린샷


'스폰지 밥 런', 런 장르에서 가장 중요한건, 어려움과 쉬움 그 사이를 찾는거다. 스폰지 밥의 난이도는 어떻게 설정했나?

런 장르의 게임의 핵심은, 앞서 말한 것처럼, 쉬움과 어려움 사이를 찾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게임을 제작하면서 내부적으로 꾸준히 테스트를 진행했다. 짧게는 하루에서 이틀, 길게는 2주일 정도 플레이했을 때, 게임의 콘텐츠를 어느 정도 따라올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방식이었다.

처음에는 모든 직원이 게임이 어렵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게임에 익숙해진 여러 사람들이 함께 경쟁했고, 덕분에 상당히 어렵다고 평가하던 여성 직원들도 상위 랭크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 열혈 유저가 된 경우도 볼 수 있었다.

'스폰지 밥 런'은 누구나 가볍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췄다. 물론 유저가 게임에 정착하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유저를 확실히 정착시키기 위해선 도전 욕구를 자극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난이도를 계속해서 조절했고, 지금은 그때와는 다르게 조금 쉬워졌다. 사실 이보다 더 쉬우면 재미없지 않을까?(웃음)

▲ '스폰지 밥 런'에서 등장하는 캐릭터


타겟층이 누군지 궁금하다.

음... 우선은 스폰지 밥을 잘 알고있는 팬이나 학생들, 2차로는 여성 유저나 직장인들을 타켓층으로 고려하고 있다.

사실 출시하기전, 학생들이 주로 어느 시간에 게임을 플레이하는지 조사를 했었다. 주로 통학시간이나 쉬는시간, 점심시간에 플레이를 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알았고, 특히 대부분 빵 내기나 음료수 내기등 짧은 시간으로 플레이 할 수 있는 게임을 한다는 부분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스폰지 밥 런'의 플레이 타임을 짧게는 1분 30초 길게는 5분으로 조절해서 짧은 시간안에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스폰지 밥이라는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왔다는 점이다. 게임 안에 스폰지 밥과 관련된 콘텐츠가 궁금하다.

우선 메인 캐릭터는 스폰지 밥, 뚱이, 징징이가 있으며 이후 '집게 사장', '다람이' 등 다양한 캐릭터를 추가할 예정이다. 또한, 실제 애니메이션에서 입고 나왔던 코스튬을 그대로 재현해 유저가 직접 원하는대로 캐릭터를 꾸밀 수 있다.

게임 내 스토리는 보스 '플랑크톤'이 게살 버거를 훔쳐가는 내용으로 진행된다. 보스 '플랑크톤'이 여러 가지 기구를 타고 플레이어를 공격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후 출시될 게임에서 스토리가 이어져가는 에피소드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그리고 '스폰지 밥 런'만에서는 유저들의 수집 욕구를 채워주는 카드 시스템이 있다. 카드 시스템은 원작에서 나온 장면들을 그대로 구현했으며 일정 이상 수집하면 보상을 얻는 방식으로 구성되어있다. 아마 이런 콘텐츠가 '스폰지 밥 런'만의 차별성이 아닐까 생각한다.

▲ '스폰지 밥 런'을 플레이하면 다양한 카드를 얻을 수 있다.


출시 이후의 계획이 궁금하다.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목표가 있는가?

비록 '스폰지 밥'이라는 캐릭터가 등장한 지는 오래되었지만, 이 캐릭터를 하나의 장소에 모아주는 커뮤니티 역할을 하는 곳이 지금까지 없었다. 따라서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스폰지 밥'이라는 캐릭터를 한곳에 묶어주는 장소를 만드는 것이다.

이번에 출시하는 '스폰지 밥 런'을 필두로 일정 유저 수를 확보하고, 그 유저들을 서로 만나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이후 더 나아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스폰지 밥'을 사랑하는 유저이 모일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다.



세계 유저를 한 곳에 모을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는데, 왜 국내에서 가장 먼저 런칭을 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국내 유저들이 상당히 스마트하고 분석력이 뛰어나 게임에 대한 순도 높은 피드백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가장 먼저 런칭을 하게 됐다. 또한, 한국에서 성공하게 되면 다른 국가에서도 충분히 통한다는 점도 한몫한다.

국내 출시 이후 글로벌 런칭을 계획하고 있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정하지 않았지만, 북미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에 우선적으로 런칭을 할 생각이다. 북미의 경우 '스폰지 밥'이라는 캐릭터가 태어난 곳이고, 그만큼 스폰지 밥 마니아가 많기 때문에 다른 나라의 반응을 살펴본 뒤 런칭을 할 예정이다.


이제 남은 건 유저의 냉정한 평가뿐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한마디 부탁한다.

사실 '스폰지 밥 런'이 우리 회사의 첫걸음이니 만큼 많은 기대를 하고 있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출시 후 유저들의 반응을 담담히 받아들일 생각이다.

하지만 오랜 시간과 노력이 녹아든 만큼 하루빨리 많은 유저들에게 선보이고 싶은 마음이 있다. 이번 게임이 잘돼서 앞으로 출시할 모바일이나 웹 게임을 통해 더 많은 '스폰지 밥' 관련 스토리를 보여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