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1일(일)의 공성전은 엘카 동맹의 독무대였다. 신의 동맹이 지난 공성에서 빼앗았던 아덴성을 공성 시작 12여분만에 되찾는가하면 공성전 시간 중 발생한 모든 교전에서 승리하여 엄청난 혈맹 명성치를 챙기는 등 이득을 본 것이다.


이에 반해 신의는 전투에서 계속 손해를 보았고 공성전 종료가 임박한 시간까지 성을 소유하지 못해 결국 공성 종료 직전 기란, 아덴, 루운의 주요 3성을 포기하고 인나드릴 성을 차지하는 방향을 선택하기도 했다.


이번 공성전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엘카 동맹의 수비였는데, 신의가 주로 사용하던 이곳 저곳을 공략하며 빈틈을 노리던 신의의 전략을 완벽히 파훼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신의 동맹 측 병력이 훨씬 열세이기는 했지만 이와는 별개로 엘카 동맹이 신의 동맹의 움직임에 맞춰 수비가담에 거의 시간을 소비하지 않은 것이다.


▲ 아덴성을 탈환하는 등 압도적인 전투력을 보여준 엘카 동맹



공성전 시작과 동시에 아덴성에 엘카 동맹의 공격이 시작됐다. 성을 되찾기 위해 몰려든 이들은 신의의 반격에 대응하는 한편 계속해서 아덴성 외성문을 공격해 피해를 누적시켜나간다.


성벽에서 적을 견제하던 신의 동맹은 사거리 바깥에서 외성문을 공격하는 인원을 막지 못함을 인지하자 외성문 밖으로 몰려나와 적과 전투를 벌인다. 하지만 이 전투는 금일 공성전에서 벌어지는 패퇴의 서막이었다.


잠시간의 교전이 벌어지던 중 상륙장갑차가 합류하면서 엘카 동맹의 본대가 전부 모이자 신의 동맹은 힘에 밀려 순식간에 아덴성 외곽에서 쫓겨나고 만다. 적의 반격이 없어진 아덴성은 순식간에 무너져내리기 시작한다.


20시 4분에는 아덴성 외성문이 파괴되었고 1분뒤에는 내성문도 파괴된다. 성을 빼앗기 위한 엘카 연합의 노도같은 공세는 성과를 거둬 20시 12분, 엘카 동맹 소속인 '악마' 혈맹이 아덴성 각인에 성공한다. 공성전 시작 12분만에 엘카 동맹의 3성 통합이 다시 이뤄진 것이다.


▲ 아덴성 외곽에서 전투를 벌이는 양 동맹

▲ 전투에서 승리한 엘카 동맹은 아덴성 구조물을 파괴해 나간다

▲ 결국 20시 12분, 아덴성주가 변경된다



▣ 신의 동맹의 흔들기, 엘카 동맹의 수비

성을 빼앗긴 신의 동맹은 아덴성을 탈환하기 위해 재공격을 감행한다. 하지만 전력차이가 워낙 심해 순식간에 패퇴했고 아덴성 외곽에 설치되었던 동방혈맹의 진지도 결국 파괴된다.


20시 22분에는 정비를 마친 신의 동맹이 아덴성 외곽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는데, 혈맹 무적을 켜고 빠르게 침투해 들어가 아덴성 외성문과 내성문 파괴에 성공한다. 하지만 혈맹 무적이 끝나고 수비 병력과 부딪히면서 더 이상의 성과는 거두지 못한 채 퇴각한다.


신의 동맹은 아덴성 공격이 표면만 긁는 수준에서 그치자 곧이어 루운성으로 방향을 돌린다. 아직 수비병력이 도착하지 않은 틈을 타 신의 동맹은 외성문과 생명의 수호탑을 파괴하는데 성공한다. 루운성은 상륙장갑차 혈맹의 소유이기에 생명의 수호탑의 가치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먼저 노린 것이었다.


하지만 이어지는 전투에서 결과적으로는 이것이 큰 의미가 없었음이 판명난다. 인원차이가 심하게 난 탓인지 전장 내 부활 불가라는 페널티를 보유했음에도 불구하고 엘카 동맹의 수비병력이 신의 동맹의 공격 부대를 순식간에 밀어내버린 것이다.


결국 전투에서 패배한 신의 동맹은 생명의 수호탑을 파괴한데서 만족하고 병력을 돌리 수 밖에 없었다. 아덴과 루운의 연속 공격이 모두 겉에만 살짝 피해를 입혔을 뿐 심장을 찌르지는 못한 것이다.


▲ 혈맹무적을 켜고 돌진하는 신의 동맹, 하지만 큰 성과는 거두지 못한다

▲ 이어지는 루운성 공격에서도 생명의 수호탑을 파괴하지만 그 이상 침투에는 실패한다



▣ 지속되는 신의의 침묵, 대안은 없다?!

루운성 공격이 막힌 뒤 신의 동맹은 몸을 숨기고 잠시 정비시간을 갖는다. 오랜 침묵을 뚫고 신의 동맹이 다시 행동을 개시한 지역은 아덴성이었다. 이들은 엘카 동맹의 수비병력이 미처 도착하지 않은 틈을 노려 피해를 입지 않고 성 내부로 들어가는데 성공한다.


수십초의 시간이 지나자 엘카 동맹 역시 수비를 위해 아덴성에 도착한다. 아덴성 내부에서는 결국 양 동맹이 맞물리면서 피바람이 불었는데 기세는 여전히 엘카 동맹의 우위였다. 5분이 채 지나지 않아 신의 동맹의 병력이 궤멸당해 퇴각을 결정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아덴성을 빠져나간 신의 동맹은 곧바로 루운성을 향한다. 엘카 동맹의 수비병력이 도착하기 전 내성문을 파괴하는데 성공한 신의 동맹은 각인을 위해 내부로 진입해 들어간다. 하지만 이후의 전투 구도는 비슷하게 흘러갔는데, 또다시 엘카 동맹의 수비병력이 도착하면서 신의의 병력이 와해되고 말았다.


신의의 아덴과 루운을 오가며 공격하는 전략에 엘카 동맹이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졌음을 나타내는 부분이었다. 엘카 동맹은 신의의 공격에 끌려다닌다는 느낌이 아닌 적의 행동을 예측하고 움직이는 수준에 이르러 쉽게 수비를 해낸다.


이러던 중 20시 54분에는 엘카 동맹 소속인 UTOPIA 혈맹이 루운성을 재각인 한 뒤 상륙장갑차에게 성을 다시 넘겨주어 구조물을 복구, 신의의 루운성 공략 상황은 거의 원점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 아덴과 루운, 어느쪽 공격도 여의치 않은 신의 동맹

▲ 설상가상으로 루운성의 성주 이어받기로 구조물까지 복구되고 만다



▣ 같은 전략을 계속 사용하는 것은 무의미! 엘카 동맹의 철벽 수비

21시 4분, 신의는 다시 정비를 마치고 루운성 공략에 나선다. 외성문과 내성문이 빠르게 파괴되었고 곧이어 엘카 동맹이 뒤쫓아오자 루운성 내부에서는 혈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병력의 차이를 뒤집는 것은 쉽지 않았다. 21시 7분이 되자 루운성 내부에 서있는 것은 엘카 동맹뿐이었고 신의가 다음에 아덴성을 노릴 것이라고 예측한 듯 병력이 사라진 것을 확인하자마자 각인실을 수비하기 위한 일부 병력을 제외하고 나머지 병력은 곧바로 귀환해 다음 공격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런 엘카 동맹의 예상은 적중했는데 루운에서 벗어난 신의 동맹이 다시 아덴성을 향한 것이다. 하지만 예측되어버린 전략은 힘을 전혀 발휘하지 못했다. 엘카 동맹은 신의가 입성한지 30초도 지나지 않아 수비에 가담하는데 성공했으며 병력상으로 밀리는 신의가 흔들기에마저 실패하자 결과는 불보듯 뻔했다.


신의의 패퇴는 계속됐다. 결국 아덴성에서는 이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병력이 궤멸당하고 말았으며 같은 시각 루운성에서 각인을 시도하던 병력 역시 상륙장갑차에 의해 저지당하면서 루운, 아덴 양쪽에서 모두 물러나게 된다.


▲ 신속하고도 완벽한 수비를 펼치는 엘카 동맹

▲ 루운성 역시 상륙장갑차의 병력에 수비가 이뤄진다



엘카 동맹이 신의 동맹의 전략에 익숙해져있다는 것은 수비에 가담하는 속도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공성시작 시점에 루운성이 공격당했을 때는 생명의 수호탑이 모두 파괴된 뒤 수비병력이 도착했지만 20시 15분에는 루운성 다리 바깥쪽에서 교전이 벌어질 정도였다.


21시 23분에는 루운성 각인실 앞까지 침투하는데 성공한 신의 동맹이 엘카 동맹과 혈전을 벌이면서 비등하게 싸우는 느낌을 주었으나 엘카 동맹의 추가 병력이 유입되면서 균형이 무너졌고 또다시 패배하고 만다. 신의 입장에서는 사실상 시간의 압박을 받기 시작하는 타이밍이 되었다.


21시 27분에는 아덴성을 공략해보는 신의 동맹이었지만 내부로 진입한 병력은 엘카 동맹의 수비병력에 막혀 사망자가 속출했고 설상가상으로 부활 후 뛰어올라오는 길목인 아덴성 마을 북문거리에는 상륙장갑차가 자리를 잡으면서 허리가 끊기고 만다. 결국 버티는 것도 잠시, 신의 동맹은 아덴성에서 재차 퇴각한다.


▲ 루운 다리 위에서 교전이 벌어질 정도로 엘카 동맹의 대응이 빨라졌다

▲ 상륙장갑차가 병력의 허리를 끊어버리면서 신의의 아덴 공격이 실패한다



▣ 신의 동맹, 자존심을 버리고 인나드릴을 취하다

21시 43분, 최후의 공격이나 다름없는 루운성 공략에 나선 신의 동맹이었지만 공성전 내내 부족했던 전력차를 메꾸지는 못한다. 내부로 진입하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아덴성에서 대기하고 있던 엘카 동맹의 병력이 루운성으로 지원오면서 공격이 무산되고 만 것이다.


결국 신의 동맹은 '최후의 수'를 선택한다. 기란, 루운, 아덴이라는 주요 3성을 포기하고 다른 지역을 노린 것이다. 공성전이 10여분 남은 시각, 신의 동맹은 기존 신의 본대 라인인 '마이다스 혈맹'으로 인나드릴 성 각인에 성공한다.


사실상 신의가 인나드릴 성을 차지하는 과정이 여유를 과시한 것이 아닌 쫓기다가 선택한 최후의 수였다는 점에서 신의로서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 상황이었지만, 성이 하나도 없는 것과 하나라도 있는 것은 성 망토의 전투력 차이라는 큰 영향력이 존재하다보니 자존심을 버리고 실리를 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신의가 인나드릴 성을 차지하면서 자연스레 공성전 마지막 전장은 인나드릴 성 외곽이 되었다. 최후의 보루로 선택한 인나드릴 성 각인이었기에 이곳을 지키기 위한 신의의 저항은 거셌다. 성 앞에서는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고 신의로서는 57분까지만 버티면 성을 지킬 수 있는 상황이었다.


치열한 항전의 성과였을까. 21시 55분 결국 성 외곽 전투에서 패배해 밀려난 신의 동맹이었지만 필사적으로 각인을 저지하는데 힘을 쏟아낸 신의 동맹이 결국 수비에 성공하면서 공성전이 마무리됐다.


▲ 주요 3성을 포기한다! 인나드릴 성을 각인한 신의 동맹

▲ 인나드릴 성에서 벌어진 교전에서 신의가 패배했지만 각인은 저지해내 최악의 상황은 모면한다



지난 공성전에서 아덴성을 가져오며 재기를 꾀했던 신의였지만 이번 공성전에서는 너무나도 크게 줄어든 병력 탓에 힘을 쓰지 못하고 엘카 연합에게 시종일관 밀리는 모습만을 보여주었다.


물론 최종적으로 인나드릴 성을 확보하면서 성 망토도 보유할 수 있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금일 공성전이 아덴성을 보유한 채로 시작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전력차이로 인해 힘든 전투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하지만 신의 동맹이 매 공성전마다 강력한 모습과 약한 모습을 번갈아 보여준바 있기에 난제로 남아있는 병력 문제를 해결할 묘책을 들고 나오는 것도 기대해볼만 하다. 일방적인 전투 구도가 계속될지, 신의가 회심의 카드를 손에 쥐고 등장할지 다음 공성전에서 벌어질 전투 양상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8월 31일 공성전 종료 후 성 소유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