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편은 많이들 드셨나요? 민족 대명절 한가위도 이제 과거의 일이 되었습니다. 물론 내년 한가위가 있긴 하지만 올해는 일단 마무리되었으니까요. 동시에 길면서도 짧았던 2014년도 이제 마무리를 향해 치달아 가고 있습니다. 아직은 살짝 덥지만 구름한점 없는 높은 하늘은 바라만 보아도 마음이 시원해집니다. 말이 살찌고 하늘이 높은 계절. 네 맞습니다. 이제 가을입니다.

이쯤되면 슬슬 쉬어갈 참입니다. 여름이 되면 많은 직장인들이 휴가를 가곤 하지만 독야청청 집에서 보내는 직장인이 아닌 이상, 휴가철이 되면 애들 보랴, 여자친구랑 놀아주랴 시간을 보내고 더욱 피곤해진 몰골로 회사로 복귀하곤 하니까요. 피곤해요. 우리같은 게이머들은 단 몇시간만이라도 모든 것을 잊고 게임을 할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근데 또 그게 쉽지 않습니다. 월화수목금금금을 살아가는 바쁜 젋은 세대들은 시간을 쪼개고 쪼개야만 게임을 조금 즐길 뿐이죠. 가장 큰 문제는 새로 나온 신작 게임들을 플레이해보고 싶은데 뭐가 신작이고 재미있을지 감이 안잡힌다는 겁니다.

"게임은 하고 싶은데 무슨 게임을 하지?"

그런 여러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10월부터 11월사이 발매되는 6종의 대작. 굳이 직장인이 아니라도 괜찮아요. 무려 12년을 달려온 수능을 마치고, 잠시간의 유예기간을 맞이할 고등학생들, 그리고 2학기를 알차게 보내고 겨울 방학을 맞이할 대학생 여러분들을 위해 미리미리 준비해도 아까움이 없을 여섯 가지 게임을 소개해 드립니다.

※ 본문에서 사용하는 '4대 콘솔'은 PS4, PS3, XBOX360, Xbox One을 지칭합니다.


▣ 하고는 싶은데 할 시간이 없어요...ㅠㅅㅠ


알고 있습니다. 게임은 하고 싶은데 시간이 없을 수 있다는 것을요. 그 때문에 많은 이들이 모바일 게임을 즐기고, 모바일 게임 시장이 커진 측면도 있지만 골수 PC게임, 콘솔게임 유저들은 스마트폰의 터치패드로는 느낄 수 없는 그 2%에 대한 갈망을 버리지 못합니다.

'콜오브듀티: 어드벤스드 워페어'는 정말 쉬운 게임입니다. 아니 사실 저도 해 본적이 없으니 쉬운지는 모르겠지만, 여태까지 나온 콜오브듀티 시리즈는 전부 다 쉬웠어요. 정말로요. 물론 여기서 쉽다는 건 동네 아가들도 마우스만 잡으면 엔딩을 보고, 어머니께 소개해드려도 안성맞춤이란 뜻은 아닙니다.

굳이 복잡한 생각을 할 것 없이, 시키는대로 잘 수행하다 보면 엔딩이 목전에 온다는 뜻입니다. 괜히 의무의 부름이 아닙니다. 의무만 수행하면 땡이거든요. 하지만 결코 가벼운 게임은 아닙니다. 콜오브듀티 시리즈의 성공철학은 자유도와 성장요소가 아닌, 물흐르듯 이어지는 시나리오와 풍부한 연출, 그리고 필요하다면 랜드마크도 과감히 때려부수는 스케일에서 오는 것이니까요.

게다가 잠깐 즐기기 편하게 챕터도 잘 나뉘어져 있지요. 한 챕터씩 천천히 플레이하다 보면 조금의 시간으로도 어렵지 않게 엔딩까지 향할 수 있습니다. 이후 더 즐기고 싶다면 멀티플레이를 살짝살짝 해주는 것도 괜찮겠죠. 게임은 하고 싶고, 뭐 하나라도 제대로 엔딩은 보고 싶은데 충분한 시간이 없는 유저들을 위한 게임! '콜오브듀티: 어드벤스드 워페어'가 제격입니다.





▣ 충분하진 못하지만 어느정도 시간은 낼 수 있지요.



바쁜 일상을 보내야 하지만 퇴근 후 시간을 내는 정도는 어렵지 않은 분들, 주말에 딱히 만날 여자친구가 없으신 분들을 위한 게임. 그 첫 번째는 바로 '어쌔신 크리드 유니티'입니다. 사실 전 어쌔신크리드 시리즈의 팬입니다만, 다소 불만이 있던 것이 사실이에요.

2편까지는 참 재밌게 잘 만들어놓고 3편부터 조금씩 삼천포로 가기 시작하더니 4편에서는 왠 해적들을 데려다 놓고 암살단이라 하니 기가 찰 수 밖에요. (뭐 툴툴대면서도 재밌게 하긴 했습니다만...) 하여튼 이번 시리즈는 그간의 제 불만을 완전히 종식시킬 수 있을만한 타이틀로 보입니다.

일단 배경이 이상한 섬이나 정글, 눈오는 산중이 아닌 도시로 돌아왔다는 건 확실히 고무적이에요. 게다가 구체제와 신체제의 가시적 대격돌인 '프랑스 시민혁명'을 소재로 했다는 것도 굉장히 흥미롭지요. 하지만 가장 기대되는 점은 바로 4인 멀티 플레이를 지원한다는 겁니다. 물론 손발이 맞지 않는 상대나 고의적으로 이상행동을 하는 유저(트롤러?)가 함께한다면 고역이 따로 없겠지만, 친구들과 음성채팅을 하면서 임무를 수행하는 건 생각만 해도 즐거울 것 같거든요.

덤으로 역대 어쌔신크리드 시리즈가 가지고 있는 각종 모으기 요소는 게임의 플레이타임을 길게 늘려줍니다. 게눈 감추듯 엔딩을 보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게임을 100%즐기려면 어느 정도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말이겠죠?







공교롭게도 두 번째 작품은 첫 작품인 '어쌔신 크리드 유니티'와 같은 제작사에서 만든 게임입니다. 바로 '파크라이4'가 그 주인공입니다.

두 게임을 제작한 유비소프트의 오픈월드 게임들은 어느정도 공통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넓긴 하지만 무지막지하게 넓지는 않은 필드, 풍부한 수집 요소. 그리고 너무 크지 않은 볼륨의 사이드 퀘스트와 적당한 성장 요소등이 그것들이죠.

그래서일까요? 파크라이 시리즈는 어쌔신크리드 시리즈와 유사한 면이 굉장히 많습니다. 물론 '파크라이3'를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이니만큼, 새로 나올 4편은 어떨지 잘 모르겠지만요. 그 말인즉, 파크라이 시리즈는 FPS의 탈을 쓰고는 있지만, 일반적인 FPS보다 훨씬 더 많은 즐길거리로 무장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드넓은 산맥, 윙슈트, 다양한 무기, 그리고 발톱을 숨긴 야생동물들과 약초들...이제 여러분의 몫은 그 태초의 삼림에서 악당들과 싸우고, 생존하며 이야기의 끝을 향해 가는 것입니다.

게다가 배경은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없는 히말라야 산맥이지요. 한눈에 봐도 '나는 나쁜놈이니 나를 잡으면 엔딩을 볼 것이다.'라고 말하는 듯한 '페이건 민'을 상대로 여러분은 어떤 플레이를 펼칠 생각이신가요?






▣ 나는 넘쳐나는게 시간이다.


시간은 넘쳐나고 할 것은 없고... 바람직한 생활상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인생을 살다보면 그런 계절을 한 번쯤은 겪게 되기 마련입니다. 아무 삶에 대한 대책도 없고, 준비도 하지 않은 채 그냥저냥 하루를 보내며 살고 있다면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요.

시간이 넘쳐나는 분들을 위해 소개해드릴 세 가지 작품. 그 첫 번째는 시드 마이어의 뉴 모델 타임머신인 '문명: 비욘드 어스'입니다.

전작인 '문명5'는 일반적인 게임의 범위를 넘어선 사회적 파급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우스꽝스럽게 표현된 간디의 모습이나 악센트가 명확한 세종대왕도 화제가 되었지만, 한번 시작하면 끝을 볼 수 없는 '악마의 게임'으로도 문명시리즈는 유명세를 탔습니다.

사실 게임의 구조 상 그럴 수 밖에 없습니다. 플레이어가 시작해서 보내야 하는 게임 내의 시간대가 수천년에 해당하니까요. 게다가 다 끝내고 나면 다시 시작하면 됩니다. 딱히 엔딩이 없기 때문에 더 무서운 게임이 바로 문명 시리즈죠.

더불어 이번 편은 더 답이 없습니다. 지난번엔 그나마 과거사를 다뤄왔기 때문에 어느정도 그 한계가 결정되어 있었지만, 이번 작품의 배경은 그 끝을 알 수 없는 우주군요. 물론 그래도 게임은 게임이니만큼 끝이 존재하겠지만, 문명 시리즈는 끝을 보고 나서도 또 시작하게 되는 마력을 가진 게임이니까요.

부디 여러분이 무사히 지구로 귀환하시길 바랄 뿐입니다.







드래곤에이지 시리즈의 최신작이 될 '드래곤 에이지 인퀴지션'은 바이오웨어의 큰 도박입니다. '발더스 게이트'로 스타덤에 오르고 '네버윈터나이츠'로 대들보를 든든히 다진 바이오웨어의 최근 메인 타이틀은 두 종류. 바로 '드래곤에이지' 시리즈와 '매스이펙트' 시리즈입니다.

문제는 두 시리즈 모두 비교적 최근 나온 작품들이 혹평을 받았다는 점이죠. '매스이펙트3'는 엔딩에 대한 수 많은 논란을 남긴 채 그냥저냥 할만한 액션 게임으로 평가받았고, '드래곤에이지2'는 당시 바이오웨어의 이해못할 대응 덕분에 유저들의 테러를 당하는 등 많은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나쁘게 볼 것만은 아닙니다. 그만큼 바이오웨어는 많은 유저들이 빠져들만한 게임을 만들어왔고, 두터운 팬층을 지니고 있으니까요. 애정이 있기에 비판이 있다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전작에 대한 팬들의 비판을 수용하고, 1편과 2편의 장점을 모두 수용해 만든다는 바이오웨어의 말을 한 번쯤은 믿어봄직 합니다.

수 많은 선택지, 그리고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바뀌는 세계와 이야기. '드래곤 에이지 인퀴지션'은 11월 18일 발매됩니다.







이 작품을 써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해봤지만, 확실히 이 게임만큼 시간을 순식간에 날려먹는 게임도 없을 것 같아 선정했습니다. 바로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드레노어의 전쟁군주'(이하 와우)입니다.

와우가 사람 잡는 게임으로 유명한 것은 하루이틀이 아닙니다. 와우는 약 10년에 이르는 세월동안 수 많은 유행어와 커뮤니티를 만들어냈고, 엄청난 양의 문화 코드를 만들어냈으니까요.

그리고 10년이 지난 지금, 이 오래된 게임은 또 다시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시간을 되돌린다는 약간 무리해 보이는 설정으로 워크래프트 세계관 최고의 카리스마 대장들을 부활시켜 유저들에게 선보이겠다는 것이죠.

덤으로 오래된 캐릭터 모델링을 전면적으로 교체(늑대인간, 고블린, 판다렌은 아쉽지만 해당되지 않습니다...!)해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냈습니다.

저 역시 오랜 기간 와우를 플레이해왔지만 사실 처음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현 확장팩인 '판다리아의 안개'가 너무 뜬금없이 튀어나온 이야기인지라 그런 것이 컸지만요. 하지만 베타 테스터로 당첨되어 플레이해본 이번 확장팩은 너무나도 다르고, 신선했습니다. 과장 살짝 보태면 '와우2'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많이 변화했거든요.

새롭게 꾸며질 콘텐츠, 새롭게 등장할 영웅들... 여러분 모두 무작위 인던에서 뵙도록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