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대결을 통해 유일한 국가대표가 된 'Kranich' 백학준이 세계를 향해 도전한다.

한국시각 11월 8일 새벽 2시 45분부터 펼쳐질 하스스톤 월드챔피언십은 지난 주말 오프닝 경기를 통해 4명의 8강 진출자와 8명의 최종전 진출자를 결정지었다. 이제 블리즈컨 현장에서 각조 16강 최종전을 시작으로 하스스톤 세계최강자를 가리기 위한 본격적인 일정에 돌입한다.

하스스톤이 정식 출시된 이후, 각 국가들은 독자적으로 성장해왔다. 특히 북미와 유럽, 중국 지역이 많은 유저수를 바탕으로 눈부신 성장을 해왔다. 하지만 각 지역의 선수들이 직접 부딪치며 교류할 기회는 지금까지 없었고, 이번 대회가 그 첫 무대다. 말하자면, 진정한 세계 챔피언을 가릴 순간이 온 것이다.

냉철히 말하자면 한국의 하스스톤 시장은 아직 변방이다. 그러나 'Kranich' 백학준은 보기좋게 조 1위로 8강에 진출하면서 세계를 향해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그는 세계 최정상 무대에서 높이 비상할 수 있을 것인가?


■ 파란 일으킨 조 1위 진출자들, 누가 예상이나 했겠는가?



현재 8강에는 승자전에서 2승으로 조 1위를 달성한 4명의 선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중국의 'Tiddler Celestial' 왕 시에위, 유럽의 'Kaor', 한국의 'Kranich'(이하 크라니쉬) 백학준, 그리고 북미의 'StrifeCro'가 그 주인공이다. 현재 8강만 놓고 보자면 북미, 유럽, 중국, 한국의 선수가 1명씩 진출에 고른 진출률을 보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그중에서도 한국대표 크라니쉬 백학준의 이름이 가장 눈에 띈다. 백학준은 16강 C조 2경기에서 'Greensheep'을 상대로 주술사를 통해 3:0 완승을 거두며 손쉽게 승자전에 올랐다. 그러나 'Firebat'을 상대로는 순탄하지 않았다. 사냥꾼에게 연거푸 2패를 당하면서 분위기가 암울해졌고, 이를 맞사냥꾼으로 파훼하면서 패패승승승 역전, 어렵사리 조 1위에 성공했다.

쟁쟁한 실력자들이 모두 포진해 죽음의 조로 불렸던 D조에서는 'StrifeCro'가 가장 먼저 웃었다. 중국 최강자 'RunAndGun' 장 리청을 맞아 위니 흑마법사 덱으로 3승을 거두며 승자전에 올랐다. 여기서 만난 상대는 같은 Cloud 9 소속이자 하스스톤 세계 최강자로 손꼽히는 'Kolento'(이하 코렌토). 결국 풀세트 접전 끝에 'StrifeCro'가 주술사로 2승을 거두며 8강에 진출했다.

다른 진출자들의 활약도 눈부셨다. A조 1위를 차지한 왕 시에위는 'Numberguy'를 만나 거인 흑마법사로 사냥꾼을 잡아내면서 기분 좋은 출발을 보였다. 이후 드루이드로 2승을 거두며 승자전에 오른 왕 시에위는 풀세트 접전 끝에 사냥꾼으로 2승을 달성하며 조 1위에 성공했다.

B조에서는 'Kaor'가 한중마스터즈 시즌2 우승자 'Nicolas' 위안 린을 잡아내며 깜짝 활약을 펼쳤다. 'Tarei'를 상대로는 드루이드와 전사로 승리를 거두며 승자전에 올랐고, 'RenieHouR'(이하 레니아워) 이정환을 잡고 올라온 위안 린을 상대로한 승자전에서 위안 린이 말리고스 도적 덱으로 2승을 챙기자 사냥꾼으로 곧바로 응수하면서 승부에 방점을 찍었다.


■ 최종전에서 주목해야 할 선수들



현재 최종전에는 A조에 'Dtwo', 'Numberguy', B조 'Nicolas' 위안 린, 'Tarei', C조 'Firebat', 'Qiruo' 왕 지아후이, D조 코렌토, 'RunAndGun' 장 리청이 진출해 대결을 앞두고 있다. 여기서 가장 눈여겨보이는 매치업이 있다면 단연 D조다. 'RunAndGun' 장 리청과 코렌토의 대결에서 패배하는 쪽은 탈락이다. 하지만 중국 최강의 장 리청과 하스스톤에서 접신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평가까지 받는 코렌토의 승부이기에 결과는 쉽사리 예측하기 어렵다.

물론 덱 응용력에서 명성이 뛰어난 코렌토라지만, 플레이 스타일이 너무 많이 알려졌다는 사실은 극복하기 힘든 약점으로 작용하는 법이다. 그 점이 가장 잘 드러난 것이 'StrifeCro'와의 지난 승자전 경기였다. 'StrifeCro'가 주술사를 꺼내들자 코렌토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장 리청의 입장에서 코렌토는 거대한 강적이지만, 이 점을 노려본다면 분명 승산이 있다.

그 밖에 크라니쉬 백학준이 어렵게 잡아냈던 'Firebat'의 활약 여부도 주목할만 하다. 첫 경기부터 남쪽바다 갑판원을 활용한 주문 도적으로 3:0 승리를 거두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 'Firebat'은 백학준과의 경기에서도 잘 보여주었듯이 어그로가 차고 넘치는 매우 공격적인 덱을 즐겨 선호한다. 당연히 위니 흑마법사 장인으로도 꼽히는 'Firebat'은 승자전 4세트에서 백학준을 극한까지 몰아붙이며 실력을 제대로 선보인 바 있다. 그렇기에 최종전에서 'Qiruo' 왕 지아후이를 상대로도 화끈하게 몰아치는 운영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한중마스터즈 시즌2 우승자인 위안 린의 활약도 기대된다. 맞상대인 'Tarei'는 북미에서 코렌토만큼의 명성을 가진 'tides of time'을 꺾고 블리즈컨 본선 진출권을 따낸만큼 실력은 검증이 된 선수다. 두 선수 모두 혜성같이 등장한 'Kaor'에게 약점을 노출하며 패배한 만큼, 이번 최종전을 통해 단점을 보완하고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을 것인지 기대된다.


■ 침착함은 기본, '판짜기' 능력이 우승자 가릴 것



현재 하스스톤은 북미와 유럽이 트랜드를 선도하는 위치에 있고, 그 뒤를 많은 이용자 수를 앞세운 중국이 바짝 뒤를 따르고 있다. 이번에 2명씩의 대표를 내보낸 한국과 대만의 경우에는 아직 걸음마 단계인 상황. 현재 4명의 탈락자 중 3명이 대만과 한국 대표라는 점이 이런 사실을 더욱 뒷받침해준다.

이런 상황 속에서 '크라니쉬' 백학준이 8강에 진출했다는 사실은 대단히 고무적이다. 북미의 실력자 'Firebat'을 패패승승승으로 잡아낸 집중력 역시 후한 평가를 내릴 수 있겠다. 그러나 상세 대진표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통상적으로 A조 1위는 B조 2위와 맞붙는 점을 감안해볼 때 백학준의 다음 상대는 D조 2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즉, 코렌토와 'RunAndGun' 장 리청의 승자가 8강 상대란 이야기인데, 지금까지 상대했던 그 어떤 적들보다 절망적으로 강한 상대임은 분명하다.

그래서 더욱 한중마스터즈 시즌2 최후의 한국대표로도 꼽혔던 '레니아워' 이정환의 부진이 안타깝기만 하다. 이정환의 패인을 찾자면 수싸움의 실패에서 보아야 할 것이다. 위안 린은 선봉으로 도적을 꺼내 레니아워의 전사를 불러냈고, 이후 거인 흑마로 피니시에 성공했다. 패자전에서 만난 'Tarei'는 아예 이정환의 전사를 밴한 이후 카운터가 없어진 빙결 마법사로 3:0 완승을 거두기도 했다.

수싸움의 실패는 치명적이다. 코렌토 역시 사제가 무너지자 평소 약점으로 지적받던 주술사에게 당했다는 점을 생각해보자. 위안 린은 도적 덱에 말리고스를 넣었고, 'Firebat'도 도적 덱에 리로이 젠킨스 대신 남쪽바다 갑판원을 기용해 변칙을 주었다. 그렇다면 하스스톤 대회에서의 필승 공식은 무엇일까?

지금까지 열린 크고 작은 대회를 거치면서 모아지는 결론은 '상대의 덱에 대한 효과적인 카운터 제시'가 불문율로 굳어지고 있는 추세다. 침착한 운영 및 판단력은 당연히 갖춰야 할 덕목이고, 상대가 어떤 덱을 들고 나오느냐를 예상해 변칙을 구사하는 선수가 상위 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다. 말하자면, 판짜기 능력이 이번 하스스톤 월드챔피언십의 우승자를 가릴 것이다.

이번 대회의 우승 상금은 무려 10만 달러(한화 약 1억 500만 원)에 달한다. '크라니쉬' 백학준이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세계의 중심에 당당히 올라설 수 있을까? 하스스톤 월드챔피언십의 전 경기는 온게임넷에서 중계하며, 일부 경기는 온라인으로만 송출될 수도 있다. 한국 시각 기준 11월 8일 새벽 2시 45분부터 16강 최종전을 시작으로 결전의 서막이 오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