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측 총괄 프로듀서 제이 알렌 브랙, 우측 수석 기술 프로듀서 베리 호킨스


블리자드 게임 팬이라면 놓칠 수 없는 축제. 일말의 자비도 없는 시차에도 불구, 수많은 게이머의 이목이 집중되는 '블리즈컨 2014'가 금일(현지시각 7일) 애너하임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됐다.

현장에서는 신작 '오버워치'를 포함한 새로운 소식이 연이어 발표되었으며, 관련 게임 담당자 역시 유저들의 궁금증 해결을 위해 분주히 뛰고 있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WOW)'의 제이 알렌 브랙(J. Allen Brack) 총괄 프로듀서 역시 그 중 하나였다.

사실 충분히 예상했던 모습이다. 오는 11월 18일 정식으로 출시되는 새로운 확장팩 '드레노어의 전쟁군주'가 최종 빌드 점검에 들어간 셈이니까. 톰 칠튼 블리자드 부사장이 "WOW 역사상 가장 재미있고 혁신적인 확장팩"이라고 호언장담할 정도로 많은 땀방울이 녹아든 작품.

'드레노어의 전쟁군주'는 전작 '판다리아의 안개'에 다소 아쉬움을 느낀 팬들의 마음을 돌려놓을 수 있을까. 알렌 브랙 프로듀서의 말을 통해 확인해보자.


▲ 좌측 수석 기술 프로듀서 베리 호킨스, 우측 총괄 프로듀서 제이 알렌 브랙


Q. '드레노어의 전쟁군주'의 전체적인 컨셉을 짧게 한 마디 부탁한다.

알렌 브랙: '판다리아의 안개'는 이전과는 다른 느낌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면, '드레노어의 전쟁군주'는 워크래프트 초기 느낌을 살리는게 컨셉이다.


Q. 과거 확장팩에서 존재했던 영웅들의 재등장도 기대할 수 있을까.

알렌 브랙: '드레노어의 전쟁군주'를 만들며 처음 생각한 것은 '아웃랜드'가 드레노어로 돌아간다는 개념이었다. 하지만 이는 시간적 제한을 담고 있다. 일리단, 리치왕은 그 타임라인으로 돌아오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

베리 호킨스: 또, 불타는 성전에서도 '아웃랜드'가 나온 바 있다. 그 때 플레이어들이 '아웃랜드'의 과거 모습이 궁금하다는 의견을 많이 줬다. 이번 확장팩에서 '아웃랜드'의 과거로 돌아가 직접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알렌 브랙: 엄밀히 말해 '드레노어의 전쟁군주'는 여러 개의 시간 축을 다룬 작품이 아니다. 일종의 스핀오프 개념이라는 게 정확하다. 메인스트림에 개입할 여지는 적다. "오크가 악마의 피를 마시지 않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된 프로젝트로 일종의 독립된 시간 축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Q. 이번에 나올 던전이나 레이드의 난이도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

알렌 브랙: '드레노어의 전쟁군주'가 하드코어하다는 이야기는 테마가 무겁다는 뜻이었다. 난이도 면에서는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10명에서 30명 사이의 어떤 유저들이라도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던전 난이도를 세분화했고, 정말 어려운 임무를 즐기는 유저들을 위한 신화 난이도도 마련했다. 난이도 조정보다는 오히려 전투 메커니즘을 흥미롭게 만드는 것이 더 어려웠다.


Q. 이번 확장팩을 통해 '얼라이언스'를 조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정작 들려오는 이야기는 '호드'가 주된 요소인 것 같다.

알렌 브랙: 확장팩의 스토리는 오크뿐 만 아니라 '드레나이'의 역사와도 관련이 깊다. 또, 강철 호드가 부각되고 있는데 우리는 이게 호드만의 스토리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호드 플레이어도 얼라이언스 플레이어와 마찬가지로 강철 호드에 맞서는 입장 아닌가. 호드, 얼라이언스 이야기가 함께 펼쳐진다고 생각한다.

베리 호킨스: 첨언하자면 드레나이와 연관성이 깊지만 워크래프트, 그리고 아웃랜드와 드레노어의 역사를 살펴보면 오크의 역사가 가장 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드레나이는 다른 행성이 고향인데 분쟁을 피해 이곳에 온 것이다. 그리고 강철 호드와 오크의 관계는 초창기 얼라이언스와 검은요새 드워프의 관계라 보면 된다. 강철 호드가 오크와 같은 종족이기는 하지만 호드의 일부라고는 생각하진 않는다.




Q. 이번 확장팩의 타락은 기존에 보던 개념과는 상당히 다른 것 같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듣고 싶다.

알렌 브랙: 타락이란 테마가 와우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워크래프트를 꿰뚫는 오랜 전통이며, 사람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소재다. 오크가 만노로스의 피를 먹고 타락한 것이 주된 테마였던 것도, 사람들의 감정이 쉽게 움직이고 이에 따라 플레이어를 영웅으로 만들기 쉬운 게 이유였다. 이번에는 반드시 타락 테마를 피하겠다고 한 것은 아니다. 즉, 앞으로 타락이 나오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타락은 워크래프트에 잘 어울리는 테마다.

베리 호킨스: 비록 절대 악의 타락 같은 것은 아니지만, 강철 호드의 행동에도 타락 요소가 있다고 생각한다. 가로쉬는 이미 판다리아에서 타락했으며, 호드의 이름 하에 얼라이언스를 공격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나. 굉장히 재미있고 독특한 변주일 뿐, 타락 테마인 것은 맞다.




Q. 영화로도 제작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았던 'WOW'만의 특징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베리 호킨스: WOW를 이야기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과 오크의 분쟁이다. 이런 테마는 판타지 장르에서 원하는 것을 충실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 괴물과 인간의 싸움이지만, 괴물도 나름의 명예와 용기를 지니고 있고, 이게 유저들에게 잘 어필된 것 같다. 어느 종족이든 감정이 이입될 구석이 있다는 것이 WOW가 오랫동안 인기를 끄는 이유가 아닐까. 영화도 그런 가치를 충실하게 구현한, 훌륭한 판타지 영화로 나오리라 믿는다.




Q. '드레노어의 전쟁군주'에 나오는 쓰랄의 모습이 실망스럽다는 유저들도 많다. 이에 어떻게 생각하나.

알렌 브랙: 히어로즈오브더스톰 개막식에서 쓰랄이 등장할 때 큰 환호가 있었다. 그게 단지 쓰랄이 나왔기 때문이 아니라 옛날에 입었던 검은 갑옷에 둠 해머를 들고 있기에 반응이 컸다고 생각한다. 팬들이 옛날 모습을 사랑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과거 버전으로 되돌리는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이번 확장팩에서는 필요에 따라 바뀐 것이니 이해해주길 바란다.




Q. 그래픽이 대대적으로 업그레이드 됐는데, 아무래도 개발한지 오래 된 작품이다보니 작업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다.

알렌 브랙: 사실 우리가 기술적인 부분으로 업그레이드한 게 이번 확장팩이 처음은 아니다. 지금까지 출시했던 확장팩 모두 그러한 업데이트가 포함되어 있었다. 특히 대격변 때는 단순히 퀘스트 라인 개선 정도가 아닌, 지역 그래픽까지 대폭 개선한 바 있다.

이번에 힘들었던 것은 기술적인 게 아닌, 예술적인 측면이었다. 캐릭터 모델을 바꾼다는 것은 유저들의 페르소나를 바꾸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존 느낌을 죽이지 않으면서 기술을 개선한다는 게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다.

베리 호킨스: 캐릭터를 현대화하면서 기존 정신을 살리는 데 고민을 많이 했다. 실제로 디자인팀, 아트팀, 기술팀이 정기적으로 만나 이야기도 나눴다. 표정이나 지역, 퀘스트 등을 창조적인 디자인하면서 기존 워크래프트 느낌을 살려내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10년이 지났는데도 만족하지 않고 기술적, 예술적 고민을 끊임없이 하는 우리 팀이 무척 자랑스럽다.


Q. 주둔지 컨텐츠에 대한 자세한 설명, 그리고 이를 중심으로 하는 주요 컨텐츠가 있는지 듣고 싶다.

알렌 브랙: 주둔지에 어떤 것물을 짓느냐에 따라 각 지역에서 쓸 수 있는 독특한 능력이 생긴다. 그리고 주둔지가 완성되면 전문 기술에서 이용할 여지도 많다. 여기서 생산하는 기계나 추종자들을 임무 수행에 내보내거나 주변 주둔지를 습격할수도 있다. 물론, 방어도 가능하다.

베리 호킨스: 공격대나 던전은 고유의 멀티플레이 경험을 주는 데 집중되어 있다. 하지만 주둔지는 개인의 경험을 주요 콘텐츠로 한다. 하지만 침략 시나리오와 같은 컨텐츠를 통해 멀티플레이 느낌을 받을 수 있다.




Q. 엔피씨나 아제로스 세계에서 플레이어가 존중받는 느낌이 강한거 같다. 이번 확장팩에서. 의도한건가.

알렌 브랙: 주둔지에서 사령관이라는 칭호를 쓰는 것은 의도한 것이 맞다. 플레이어가 존중 받는 위치라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우리가 주둔지를 통해 하고 싶었던 부분은 단계적 발전으로 주둔지 내에서 신뢰받는다는 느낌과 주둔지가 성장하면서 강철 호드에 맞서는 트레이드마크가 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었다. 또한, 퀘스트 수행을 하면서 플레이어가 인정 받는다는 점을 보여주기 원했다. 특정 퀘스트가 끝나면 플레이어 이름을 외친다거나 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베리 호킨스: 플레이어의 퀘스트 수행을 인정하고 노고를 보상하는 컨텐츠는 지금도 있었다. 플레이어가 아니라면 이러한 업적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방식으로 노력했다. 주둔지는 특별하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장소로 설계했으며, 만족하는 중이다.


Q. '판다리아의 안개'에는 죽음의기사에게 절망적인 부분이 많았다. '드레노어의 전쟁군주'에서는 좋은 소식이 있나.

알렌 브랙: 죽음의기사 플레이어들이 절망하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특별히 할 수 있는 말은 없지만 밸런스 조정에 굉장히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어떤 직업은 상위에 있고, 어떤 직업은 하위에 있을 수 밖에 없으니 확실히 문제가 되는 부분이다. 우리는 밸런스 조정을 위한 팀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 자동화 테스트 시스템으로 계속 밸런스를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밸런스를 잡기는 어렵다. 노력하지만 어려운 부분이라는 점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블리즈컨2014 특별취재팀(=미국 캘리포니아 애너하임)
김경범(Its), 권중견(Odinn), 박태학(Karp), 박범(Nswe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