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가이드북은 한 시대를 풍미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각 게임마다 다양한 주제로, 일정한 시즌마다 발매되어 평소 접하기 어려운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지침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본이 완료되면 새롭게 출간하지 않는 이상 변경 된 정보를 담을 수 없어 작성 및 수정이 용이한 인터넷 커뮤니티에게 그 자리를 넘겨준지는 꽤 오래 되었다.


현재는 컴퓨터를 켜지 않아도, 손 안에 있는 핸드폰만 열면 각종 뉴스를 포함하여 필요한 정보를 손 쉽게 얻을 수 있다. 이는 게임을 플레이할 때 필요한 공략이나 정보에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그런데 2014년 가을,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가이드북이 두 유저의 손에 의해 탄생하고 있었다. 주제는 린검사. 그간 각 사이트를 통해 공유했던 공략, 팁, 영상을 취합하고 추가적인 보강 작업까지 이루어진 린검사 가이드다. 어느덧 추억이 되버린 가이드북을 직접 제작하고 있는 둘. 이샤유리와 온울을 만나 그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린검사 가이드북의 주인공 온울(좌)과 이샤유리(우)



Q.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온울 : 안녕하세요. 대학원을 다니고 있는 평범한 백수 온울이라고 합니다.

이샤유리 : 안녕하세요. 수시에 붙어 시간이 넘치는 고3 이샤유리입니다.


Q. 린검사 가이드북을 만들었는데, 시작한 계기가 무엇인가요?

이샤유리 : 지금은 저희가 활동을 좀 적게 하고 있기는 합니다만, 저는 과거에 텍스트로 린검사 공략을, 온울님은 영상 위주의 공략을 자주 작성했었습니다.

온울 : 예전에 이샤유리님이 만든 린검사 단체톡방이 있었는데 거기서 글을 쓰면서 얘기를 하다보니 가이드북에 대한 의견이 나왔어요. 처음에는 사람들끼리 농담 형식으로 나눈 이야기였는데 그게 점점 커지더니 가이드북을 만들어보자는 분위기가 되더라고요. 결국 이샤유리는 아이템과 스킬쪽 정보를, 저는 던전 공략 등의 정보를 담당해서 가이드북을 제작하게 됐습니다.


Q. 최근 제본 방식은 자주 사용하지 않는데요.

이샤유리 : 사실 제본을 하기로 하면서 문제가 좀 있었어요. 가이드북을 쓰는 도중에도 내용이 몇 번 뒤집어지기도 했죠. 패치가 적용되면 책의 내용을 바꾸어야 했으니까요.

온울 :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금 비무제가 진행중이라 근시일내에는 큰 변화가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겁니다. 그런 믿음(?)을 갖고 작업중이예요.


Q. 책을 제작함에 있어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온울 : 표지에서 패러디를 한 부분이나 삽화 등에서 저작권 문제가 불거졌었습니다. 특히, 블나공이라는 단어가 '길벗'사에서 나온 시나공 시리즈를 패러디 한 것이라 관련 메일을 보내기도 했어요. 그런데 글벗쪽에서 오히려 패러디를 해줘서 감사하다고, 비영리 목적이면 사용해도 좋다고 답변을 보내주셔서 원만히 해결됐습니다.

이샤유리 : 책 내부 디자인에서는 조금 수정이 있을 예정입니다. 디자인 비용에 관련해서 그림 작가 분과 의견 충돌이 조금 있었거든요.

온울 : 결국 삽화 부분은 다른 분이 새로 그림을 그려주셨습니다. 그래서 2판부터는 가이드북 안의 그림들이 조금씩 바뀔 예정이예요. 내용 자체는 차이점이 없지만 삽화가 달라지는 것 만으로도 초판을 구매하시는 분들이 박탈감을 느낄 수 있기에 초판은 초판만의 메리트를 제공하려고 합니다.


Q. 가이드 북을 작성하기 위해 특별히 노력했던 부분이 있었다면?

온울 : 저는 전설무기를 착용하고 있는 것을 이용해서 버프를 터뜨리고 일부러 맞아가면서 실험을 했어요. 어떤 상황에서는 어떻게 대처하는게 좋은지 파악하려면 몸으로 부딪히는게 가장 좋았거든요. 그리고 영상을 찍는게 취미다보니 던전을 돌고나서 그 영상을 되돌아보고, 공략을 다시 짜보면서 시뮬레이션을 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는 잘 안되는 경우가 더 많았지만 많은 도움이 됐어요.

이샤유리 : 과거 린검사의 공격력이 권사와 함께 상위권에 있던 시절, 완벽하게 세팅 된 다른 캐릭터를 사용적이 있는데 어그로를 빼앗기면 파티원에게 미안함을 느낀적이 있습니다. 그럴때마다 혹시 중요한 효과를 놓친 것이 있진 않았는지 툴팁 하나하나 재확인해봤던 기억이 있어요. 이런 부분이 가이드북을 작성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Q. 공략을 작성하면서 인상깊었던 순간이 있나요?

이샤유리 : 저는 역시 '린검사의 모든 것 - 장비편'을 작성했을 때 공식 홈페이지 커버스토리에 올라갔던게 있네요. 커버스토리 올려보려고 정말 별 짓을 다 했는데 결국 한 번은 올라갔으니 만족하고 있습니다. 사실 커버스토리 간 글이 접기전에 마지막으로 공략이나 써보자했던 글이었는데 정작 올라가고 나니까 접고 싶었던 마음이 사라지더라고요.

온울 : 저는 보통 던전이 새로 나오면 영상 공략을 올렸고, 최근에는 흑룡교 지하감옥 공략이 메인에 올라갔었습니다. 사실 저는 글을 쓰면 거의 메인에 올라갔기에 노리고 쓰는 느낌도 있었어요.(웃음)


Q. 보통 가이드북은 초보자를 대상으로 하는데, 린검사 가이드북의 경우는 어떠한가요?

온울 : 가이드북의 내용은 50레벨에 도달한 린검사분들이 보는 것을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이샤유리 : 처음에는 1레벨부터의 내용을 모두 기록해보려고 했는데 양이 너무 방대해져서 오히려 도움이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만레벨에 도달한 린검사들이 무엇을 해야하는지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다뤄주었습니다.

이때 유저들이 아쉬워 할 수 있는 부분이 '레벨업 중에 수련 어떻게 찍어요?'에 대한 답변을 드리기 어려워진다는 것이 있는데요. 저희는 저레벨 구간에서는 어떤 수련을 선택해도 큰 차이가 없다고 봤어요.

온울 : 저레벨구간부터 가이드 라인을 제시받고 특정 스킬만 운용하는 것 보다는 여러가지 수련을 접해보는게 추후 린검사라는 직업을 플레이하는데에도 더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Q. 가이드북의 가장 큰 특징을 뽑아본다면 어떤 것이 있나요?

이샤유리 : 굳이 인터넷에서 검색을 하는 수고를 들이지 않더라도 책을 펼치면 던전 공략이나 장비 등 필요한 정보를 대부분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봅니다.

온울 : 그리고 가이드북을 보시면 각 공략마다 영상에 연결되는 QR코드가 들어가 있습니다. 유저분들이 책을 보시다가 텍스트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영상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도록 준비해두었습니다.


Q. 대부분의 공략에 영상 QR코드를 넣었다면 작업량이 상당했을 것 같습니다.

온울 : 추추카처럼 너무 쉬운 몬스터는 영상을 집어넣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난이도가 있어 공략이 필요한 곳들은 대부분 영상으로 이어지는 QR코드가 들어가있어요. 양이 많기는 했지만 가이드북에서 모든 정보를 찾아볼 수 있게 하는게 목표였습니다.

이샤유리 : 이외에 무공에 관련된 부분은 지인분이 도와주셨습니다. 가이드북 안에서는 딜사이클이나 모션 캔슬 등 무공을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팁이 들어있고 던전 공략과 마찬가지로 QR코드를 통해 활용 영상을 직접 확인하실수 있습니다.


Q. 선호하는 스탯이나 수련같은 경우에는 개인차가 있는 부분인데요.

이샤유리 : 스탯, 수련쪽에서는 누구나 좋다고 인정하는 것은 그 쪽으로 포커스를 확실히 잡아두었어요. 예를 들어 질풍 1편 같은 것이 있죠. 반면에 가르기는 출혈가르기, 번개가르기 등 상황에 따라 필요하거나 효율이 좋은 수련이 달라지기 때문에 모든 수련트리를 병기하여 독자들이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해두었습니다.


Q. 비급과 관련된 스킬은 생각할게 더 많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온울 : 린검사는 비급에 들어가는 돈이 상당히 많은 직업이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주력이 되는 질풍과 번개베기가 되찾은 비전을 모아서 교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가르기 비급은 있으면 좋지만 없으면 없는대로 수련트리를 짜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가르기 비급 꼭 배워야해요?'라는 질문을 하는 분들도 꽤 많았죠. 그래서 가이드북에 Q&A 코너를 만들어서 이런 내용을 자세히 언급해두었습니다.


Q. 수련 트리는 어떻게 다뤄주셨나요?

이샤유리 : 지면상에 추천 수련트리를 집어넣는 것은 물리적으로 한계가 있어서 넣어두지 않았습니다. 대신에 공식 홈페이지 시뮬레이터를 활용해서 주요 수련트리를 만들어놓고 가이드북 지면에는 QR코드를 통해 접근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온울 : QR코드가 여러모로 편리해요. 접근성도 뛰어난 편이고요.


Q. 장비의 경우 절대 성능과 가격대 성능비로 판단 기준이 나뉘는데, 어떤 기준을 선택하셨나요?

이샤유리 : 가이드북에서는 절대성능보다는 가격대 성능비에 집중했어요. 사실 무일무기가 좋냐고 물어보면 누구나 좋다고 답합니다. 이런건 가이드 북에서 그렇게 큰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고 생각했어요.

무기나 장신구들의 가격대 성능비에 초점을 맞추고 각각의 아이템들이 가진 특징에 포인트를 잡아 정보를 기술했습니다. 이게 더 많은 사람들이 가이드북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했고요.

온울 : 내용을 보시면 대중적인 장신구인 우각 귀걸이부터 시작해서 수리 귀걸이 등 가격대가 꽤 있는 물품까지 상세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이샤유리 : 폭마귀걸이나 설산제물팔찌처럼 희귀 등급이지만 성능이 뛰어나 영웅 등급 아이템을 얻기 전까지 활용할 수 있는 장비 정보도 최대한 넣어주었습니다. 초보분들에게 좋은 정보가 될 겁니다.


Q. 던전 공략에 필요한 최소 장비, 일명 커트라인 문제에 대한 의견이 있으신가요?

온울 : 사실 이게 좀 민감한 문제입니다. 말이 많이 나오기도 하고요.

이샤유리 : 흔히 언급되는 커트라인은 유저들이 임의로 정하는 기준이라 절대적인 좌표로 삼을수가 없어요. 그래서 가이드 북에는 게임 내 던전 툴팁에서 표시되는 최소 장비를 커트라인으로 표시해두고, 여기에 추가 설명을 넣어주는 형태를 취했습니다.


Q. 던전 공략 코너를 작성하면서 특별히 신경쓴 부분이 있다면?

온울 : 보스가 사용하는 스킬 정보요. 초반에 나오는 일반적인 공격 패턴부터 랜덤성을 띈 특수 패턴까지 하나하나 사진을 찍고 스킬의 특징, 대처법 등을 정리해두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린검사를 기준으로 한 팁이 들어있지만 린검사가 아닌 다른 직업을 플레이 하는 분들이 봐도 도움이 될 겁니다.


Q. 책의 내용이 PvE에 집중되어 있는데, 후속편도 계획 중인가요?

온울 : 속편이 만든다면 'PvP'나 '실기편'정도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이 때에는 관련 분야에서 정통하신 분을 섭외해서 진행하려고 구상중이예요. 다만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이라 언제쯤 진행될지는 확신을 못하겠습니다.

이샤유리 : 비무는 사람마다 전투 스타일이 모두 다르고 완벽한 정답이 없다보니 조사할게 훨씬 많습니다. 관련 분야에서 활동하는 분들을 많이 섭외해야 하기 때문에 제작한다고 해도 오랜 기간이 소요될 것 같네요. 후속편보다는 차라리 다른 직업 가이드 북이 나오는 게 더 빠를 것 같습니다.


Q. 다른 직업 가이드북을 작성할 계획이 있단 말씀이신가요?

이샤유리 : 물론 저희가 직접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희가 플레이 하지 않은 직업에 대해서는 이해도 문제도 있고요. 다른 직업의 경우에는 그 직업을 잘 아시는 분들이 작성을 하고, 저희는 가이드북의 틀을 제공하거나 조언, 첨삭 정도의 도움을 드리는 형태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온울 : 다른 직업군에서도 가이드북을 만들고 싶어하시는 분들이 은근히 있습니다. 도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최대한 도와드릴 겁니다.

이샤유리 : 최종 목표는 전직업 가이드북입니다. 타직업 가이드북 작성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연락주시면 최대한 도움을 드리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가이드북을 기대하는 분들에게 한 마디 남겨주세요.

온울 : 관심 가져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농담에서 출발한 가이드북인데 성원 속에 조금씩 작업을 진행하다보니 어느덧 책이 완성되어 배포까지 이뤄지게 됐습니다. 응원해주신 분들에게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샤유리 : 지금까지 공략을 써왔는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습니다. 린검사 가이드북이 완성되는데 이 분들의 응원이 많은 힘이 됐습니다.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