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20일.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 5번째 확장팩인 '드레노어의전쟁군주'가 본격적으로 한국 서버에 런칭되는 날입니다. 그리고 11월 16일. 새로운 확장팩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서울 가양동 한일물류센터에서 '드레노어의전쟁군주' 출시기념 행사가 진행되었죠.

많은 이들이 모였습니다. 블리자드 관계자, 기자, 그리고 엄청나게 많은 수의 와우저 분들, 코스프레 팀까지. 와우를 사랑하고, 또 즐겨왔고, 앞으로도 즐길 많은 분들이 가양동으로 집결했죠.

그리고 그 중에서도 조금은 특이하면서도, 멋진 사연을 가진 분들을 만나보았습니다. 와우를 즐겨오신 분들이라면 한 번쯤은 주변에서 본적이 있을 '와우커플'중 한 커플이죠. 이제 다음주 토요일이면 결혼에 골인하시고, 인생 2막을 시작하신다는 기분의 이야기. '김형동'님과 '이효정'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 김형동님과 이효정님



Q. 만나서 반갑습니다! 두 분 소개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카르가스에서 게임을 시작했고, 카르가스가 닫히면서 지금은 데스윙과 듀로탄에서 얼라이언스로 활동중인 김형동입니다. 전사만 네 캐릭터를 키워온 골수 전사 유저이고요. 이쪽은 곧 결혼하게 될 이효정이라고 합니다.


Q. 어떻게 두분이 만나게 되었는지 좀 여쭤보아도 될까요?

2005년이었어요. 제가 군을 제대하고 바로 게임을 시작해서, 공격대에 가입했죠. 이후 레이드 활동을 하면서 검은날개둥지까지 나아갔어요. 당시 마지막 네임드인 '네파리안'의 공략을 앞두고 공대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가 있었어요. 그 때 처음 만나게 되었습니다. 벌써 8년전 이야기죠.

그리고 다음주 토요일에 결혼을 올리게 됩니다.

▲ 사랑의 전도사 네파리안


Q. 처음부터 두 분이 연애를 한 것은 아닐텐데, 진지한 만남은 언제부터 하셨나요?

2007년 초였어요. 당시 불타는성전이 한창이 때였는데, 그 때 게임 속에서 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따로 만남을 가지면서 연애를 하게 되었습니다. 같은 길드 소속은 아니었지만, 같은 공격대에서 계속해서 활동해왔죠.


Q. 지금까지도 계속 와우를 하고 계신건가요?

그럼요. 바로 어제까지도 플레이했어요. 요즘 어둠한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플레이중이죠.


Q. 왜 연애를 하다보면 혼자만의 시간도 좀 필요하고 그런데, 아무래도 게임을 함께 하다보면 주말에도 아제로스에서 함께하기 마련일겁니다. 그 과정에서 트러블이 일어나거나 서로 지치는 경우는 없었나요?

신기하게도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오히려 둘이 함께하는 시간이 더 길어져서 좋았던 것 같아요. 함께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참 좋은 일이에요.


Q. 주변에 같이 와우를 하시는 분들도 두 분이 곧 결혼하신다는 것을 알고 계신가요?

물론이죠. 다들 알고 계시고 공격대 분들도 알고 계세요. 하객으로도 다 오실 예정이고요. 그리고 저희 뿐만 아니라 다른 커플분들도 공격대 안에 몇 분 계세요. 그 중엔 결혼한 분들도 계시고요.


Q. 함께 오랫동안 와우를 즐기면서 재미있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하나 들려주실 수 있나요?

사실 매 순간순간이 재미있는 것 같아요. 공격대에서 함께 레이드를 할 때도, 함께 전문기술을 올리거나 레벨업을 할 때도 함께하면 더욱 재미있어요.

아... 한가지 함께 하면 안되는게 있긴 해요. 와우를 하면서 존재하는 거의 모든 콘텐츠를 둘이 같이 즐겨왔는데, 투기장만큼은 둘이 하면 별로 좋지 않은 것 같아요. 제가 점점 말이 없어지더라구요. 이번에 드레노어의전쟁군주가 오픈되면 또 다시 함께 달릴 생각이에요.

▲ 잘못하면 인생 투기장.


Q. 조금 앞선 질문일수도 있는데, 혹시 가족계획은 세워 두셨나요? 아드님의 이름을 아서스로 짓는다거나...

그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한 것은 없네요.(웃음) 하지만 캐릭터 명을 따서 태명으로 지을 생각이에요.


Q. 해외의 사례를 보면 게임을 테마로 결혼식을 올리는 경우도 왕왕 있어요. 그렇게 해보고 싶지는 않으신가요?

실제로 정말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과거 와우 소품들을 파는 곳들도 찾아봤고, 여러모로 궁리해봤는데 아무래도 좀 힘들더라구요. 결혼식에는 부모님들을 포함한 일가 친척 분들도 오시다보니 마음에 걸리는 부분도 없지않아 있고요.


Q. 게임에서 연애를 시작한 분들이 어려워하는 것이, 남들이 어디서 만났냐고 물을 때의 대답이에요. 이 부분은 어떻게 하셨나요?

초기에는 조금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어요. 선입견도 있었고, 부모님뻘 친척분들에게 말씀드리기는 더욱 힘든 부분이 있지요. 하지만 지금에 이르러서는 그냥 솔직하게 다 말하는 편이에요. 아무래도 자주 만나는 이들은 다 비슷한 분들이기 때문에 게임에서 만났다는 이야기를 거리낌없이 할 수 있다는 점도 있고요. 실제로 주변에 게임에서 만난 분들도 상당히 많아요.


Q. 확장팩의 출시일이 20일인데, 결혼식 전까지 시간이 조금 남아 있어요. 그 전에 만렙을 찍을 예정이신가요?

아무래도 만렙은 조금 힘들지 않을까요?(웃음) 그런데 외국 서버 사례를 보면 엄청 금방 만렙을 달성한 분들도 있더군요. 공교롭게도 또 결혼식 이틀전이 건강검진이고 그 다음날이 휴가다 보니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르겠어요.

(이효정 님을 가리키며)이 친구의 경우 이미 베타서버에서 만레벨을 달성했으니, 그 때가 가봐야 알 것 같아요.


Q. 이제 슬슬 마무리를 지을 시간이 온 것 같아요. 따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은 분들이 계신가요? 그리고 와우를 통해 사랑을 만난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은 분들이 다섯 분 계세요. 게임 내 아이디로 '홀리라이트', '바람내음', '바닐라', '장난하냥', '무플런'. 이 다섯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네요.

그리고 와우에서 사랑을 만나신 분들에게 한마디 드리자면... 음... 투기장은 같이 하지 마세요.(웃음) 정말로요. 다른 건 다 되도 투기장만은 꼭 피해주세요.